국토해양부는 난개발을 조장하는 입법예고안을 철회해야 한다

-절차간소화, 규제합리화 방안은 투기합리화 방안에 불과-

ㅇ 지난 9일 언론기사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재개발ㆍ재건축 절차간소화 방안 및 규제합리화 방안의 일환으로 오는 13일(금)부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 절차간소화 방안은 “정비계획의 변경에 따른 기본계획의 변경, 정비예정구역의 분할ㆍ합병, 최고 높이ㆍ층수의 변경, 관리처분의 변경에 따른 사업계획의 변경 등”을 ‘경미한 변경사항’에 포함시켜 “대폭적인 기간단축을 도모”하며, “단독주택재건축 지정요건을 1만㎡ 이상에서 5천㎡ 까지 시ㆍ도 조례로 완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ㅇ 이번 방안은 ‘절차간소화 및 규제합리화’라는 이름 아래 각종 기본적인 ‘규칙’을 해체하는 현 정부의 정책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의 절차 간소화는 그 취지만큼은 서민주택의 공급확대와 주택가격 안정을 목표로 두어야 하는 것이지만 금번의 소위 ‘규제합리화’ 방안은 규제를 ‘합리화’한다는 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

ㅇ  이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시행되면 2006년 3월 현재 재건축으로 묶여 있는 266곳(216만평)이 대부분 재개발로 전환이 가능하며, 서울시 재개발 기본계획(2004년 발표)에서 탈락한 90개 지역(100만평) 대부분이 규제에서 풀려 서울시 전 지역의 본격적인 난개발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하여 서울시 전지역은 투기의 바람이 불 것이고, 지분쪼개기를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지분쪼개기 를 방조하고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입법예고는 철회되어야 한다.

ㅇ ‘1만’의 벽을 허문 단독주택재건축 지정요건 완화에 따른 수많은 재건축 대상지 등장과 ‘경미한 변경사항’ 확대에 따른 ‘최고 높이ㆍ층수의 변경’에 대한 각종 절차 생략에 따라 개발업자는 더 많은 시장의 확보와 손쉬운 이윤 창출 방식을 누리게 된 반면, 재개발/재건축의 수혜자여야 할 세입자에게 돌아갈 혜택은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ㅇ 또한 이 방안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뉴타운 사업의 취지와도 상충된다. 주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 책정(은평 뉴타운)으로 서울시가 ‘집장사’하는 사업으로 전락해 버린 뉴타운 사업은 그 결과야 어찌됐든 목적은 기존의 소규모 구역단위 재개발사업이 주택중심의 난개발로 이어지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재건축 지정요건을 완화함으로써 소규모 구역단위 재개발사업이 가능하게 되었고, 그러한 소규모 단위에서는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기가 어렵다. 결국 고밀도 난개발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ㅇ 요컨대 이번 국토해양부의 ‘절차간소화 및 규제합리화’ 방안은 주택시장에 대한 합리적인 묘안이 아니라, 대책 없이 난개발을 조장하는 ‘규칙 없애기 및 투기합리화’에 불과하다. 고밀도 난개발로 환경을 파괴하고, 주택시장 불안을 부추기는 국토해양부의 입법예고안은 철회되어야 한다.

2008. 6. 10
환경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