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뚜기 망둥어 환경정책

 

입추 이후 하루 햇빛 다르게 곡식이 익어간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듯 싶다. 가을햇살을 받아 영글어 가는 벼들을 보면 그 위대함에 대해 절로 감탄스럽다. 이렇듯 자연이 주는 평온함과 다르게 정부의 각종 환경정책은 하루하루 우리네 마음과 몸을 피로하게 한다.


내맘이 어디로 향하는지조차 모르던 사춘기 시절, 뒷동산에 올라 꼴베던 낫가지로 하릴없이 나뒹구는 잔솔가지 하나 주어들고 학교선생님부터 부모, 미운친구에 이르기까지 제거 놀이(?)로 마음을 풀던 때가 있었다. 그 놀이의 이름은 ‘누구누구 썩썩’이다. 한참 미운이들을 향해 ‘00양반 딱딱’ 낫질로 한풀이를 하면 대상에 대한 원망이 어느 정도 꺽이던 시절이었다.

그렇다면 온 국민이 모여앉아 ‘MB정부 딱딱’을 할까? 아, 이거 상상만 해도 제법 신이난다.


 내가 이렇게 몸서릴 치는 이유는 최근 정부가 광우병정국으로 인한 국민들의 분노와 피로가 체 풀리기도 전에 경기부양이라는 명목하에 택지개발 지정 권한(새도시 지정권한)을 지자체에 이양하고, 수도권 산업시설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축소시키는 등 각종 규제를 완화시켜 또다시 90년대 초 난개발정국을 재현하려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필자는 도시기반시설 없이 난개발로 이루어진 도시의 삶이 얼마나 불행한지를 온몸으로 겪으며 살아왔다. 뿐만 아니라 환경단체에 쏟아지는 수많은 민원의 한가운데서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별로 없다는 사실에 큰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다. 드물게 다니는 것은 양반으로 치고라도 같은 행정구역마저도 버스를 두세번 갈아타야 왕래할 수 있고, 도서관이나 영화관람, 쇼핑을 하려면 당연 인근 도시의 시설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어디 그뿐이랴, 계속되는 공사로 인해 소음은 물론이고 공사차량에 어린아이가 희생되는 것을 여러 번 목격해야만 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무색하게 한 달이면 하나씩 작은 산들이 포크레인에 짓밟혀 금세 벌거숭이가 되었다. 그러나 우습게도 이러한 각종 개발은 대부분 법의 허용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 졌다.


이렇듯 난개발로 인한 사회적 환경적 비용과 갈등은 2002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탄생케 했다. 물론 이마저도 완전하지 않아 구멍숭숭 이리피하고 저리피해 온갖 편법 개발을 일삼는 이때,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강화하지는 못할망정 또다시 난개발 전성기로 후퇴할게 뻔한 각종규제완화를 내놓고 있으니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단 환경정책 뿐만 아니라 인권, 복지, 여성, 문화, 노동 등 각종 정책이 거꾸로 가는 시점에 뭘 바라냐고 개탄하는 이가 있음을 알지만 한번 그르친 환경과 생태는 적게는 몇 십년 길게는 몇 백년이 걸려야 되살려 지는 것임을 알기에 한 번의 정책수정이 그만큼 신중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적 측면을 고려해야 할 환경부마저 국토해양부의 논리를 닮아가고 있으니 과연 개발 국가의 시대이다.


 꼴뚜기가 뛰니 망둥어도 뛴다고 했던가? 최근 경기도 지사는 경기도의 지나친 규제가 경기도 발전을 저해한다며 경기도 기초지자체 장들을 한데 모아 수도권의 각종 개발규제를 완화하라는 퍼포먼스를 보이며 표심과 여론을 향해 쇼를 벌이고 있다. 그뿐인가?  한국에서 중국까지 해저터널을 뚫어 KTX와 같은 속도의 고속철을 통행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부족해 여기저기 개발이익에 목말라하는 지방관아를 꼬여내고 있으니 과히 못난이 춘추전국시대이다. 더불어 이 기회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중 도시의 계획 및 개발에 있어 환경문제 발생 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두 가지 제도에 대해 알아보자 


하나. 사전환경성검토제도란?

 

사전환경성 검토제도는 각종 개발계획이나 개발사업을 수립·시행함에 있어 타당성 조사 등 계획 초기단계에서 입지의 타당성, 주변환경과의 조화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토록 함으로써 「개발과 보전의 조화」 즉,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도모하고자 도입된 제도이다.

이에 따라 계획을 수립·확정하거나 사업을 인가·허가·승인·지정하는 관계행정기관의 장은 환경부장관 또는 지방환경 관서의 장과 미리 협의해야 한다.

 

사전환경성검토제도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행정계획 등이 확정되기 전에 환경성을 고려토록 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과 아울러, 주로 실시계획단계에서 이루어지는 환경영향평가에서는 개선하기 힘든 상위 기본계획에서의 입지의 타당성, 주변환경과의 조화여부 등을 검토하고 환경친화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다.

 

둘. 환경영향평가란?

환경영향평가는 개발계획을 수립 및 시행하는 과정에서 당해 사업의 경제성, 기술성뿐만 아니라 환경요인까지 종합적으로 비교·검토하여 환경적으로 바람직한 사업계획안을 모색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환경·교통·재해등에관한영향평가법에서 환경영향평가의 정의는 “사업의 시행으로 인하여 자연환경, 생활환경 및 사회·경제환경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예측·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대상 사업의 시행에 의한 영향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저감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환경영향평가의 주된 기능이다.

 




 

용인환경정의 이오이


* 이 글은 환경정의 소식지 <우리와다음>에 실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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