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막개발 조장하는 주택종합공급대책

– 그린벨트 보전은 원칙이자 녹색성장의 상징 –

 정부여당은 지난 19일(금) 당정간담회를 개최하여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도심공급 활성화 및 보금자리 주택 건설 방안을 최종 확정하고 20일 발표하였다. 이 방안에 따라 정부는 “주택수급 및 가격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수요에 대응하는 연평균 50만호의 주택을 공급”하고, 이중에서 무주택 서민과 저소득층을 위한 보금자리 주택을 향후 10년간 총 15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서민과 저소득층을 위한 보금자리 주택을 도심에서 공급하기 위하여 그린벨트 100㎢를 풀겠다고 한다. 환경정의는 이번 주택종합공급대책이 투기와 막개발을 조장하는 대책이며, 주택공급을 위해 도시민의 허파와 같은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것은 도시민의 삶을 위협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정부는 이러한 공급대책의 명분으로 “주택시장의 수급안정과 서민들의 주거복지”를 내세웠다. 하지만 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상황인식과 그에 대한 해결방안은 심각한 우려를 낳게 한다. 먼저 정부는 최근의 주택시장 하향 안정세에 대해 “각종 부동산 관련 규제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수요가 단기적으로 위축된 결과”라는 인식을 보였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과도한 수요억제장치들의 정상화 노력”이 필요하며 아울러 지속적인 주택공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종부세 완화 등 본격적인 투기장려책이 예고된 현 상황에서 이는 결국 현재의 높은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는 투기수요를 다시 조장하게 될 것이며 지속적으로 공급된 주택은 그러한 투기장의 훌륭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단기적으로 위축된” 부동산 투기는 다시 전국적으로 불붙게 될 것이다.

  또한 금번 공급대책의 대표적인 문제는 도시근교(그린벨트 지역)에 계획된 40만가구의 주택공급 방안으로 이는 실질적인 그린벨트 해체라는 점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정부는 “개발제한구역 중에서 환경적으로 보전가치가 낮은 훼손지역은 추가로 해제하여 활용”하겠다고 하였다. 이미 과거 김대중 정부 하에서 수많은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그린벨트 해제 작업은 진행되었고, 그 때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원칙은 “환경평가를 해서, 풀 곳은 풀고 묶을 곳은 묶는다”는 것이었다. 즉, 환경적으로 우수한 지역을 확실하게 묶어두자는 사회적 합의가 그나마 원칙에 반영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가 “보전가치가 낮은 훼손지역”을 활용하겠다는 것은 환경적으로 우수하여 묶어 놓은 곳을 정부의 관리소홀로 보전하지 못하였다는 것이며, 이제는 아예 다 파괴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관리 소홀이 낳은 결과를 “보전가치가 낮은 훼손지역”으로 둘러대는, 그야말로 원칙을 상실한 정부 정책의 본보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막대한 개발이익이 민간건설업자에게 돌아가게 된다. 현재 국민임대주택건설특별법은 하나의 지구 내에서 절반만 임대주택을 짓고, 나머지는 일반 분양아파트를 짓게 된다. 그것도 면적 기준이 아니라 공급호수 기준인 탓에 그린벨트를 해제해서 건설되는 국민임대주택지구 60~70%의 면적은 일반 분양아파트가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결국 공공성을 명목으로 묶어 두었기 때문에 주변보다 상당히 싼 땅을 강제수용해서 민간건설업체들의 배를 불려주는 모순이 여전한 사업이다.

  셋째 토지의 공공적 활용을 위해 적절한 수준으로 토지이용이 규제되고 있는 지역들에 대한 해제 압력으로 토지규제가 도미노처럼 무너질 위협에 직면할 것이다. 토지는 독립적으로 완벽하게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닌 까닭에 토지의 이용에 있어서 공공성을 지켜내는 것은 국가의 중요한 몫이다. 그런 지역에 해당하는 곳이 비단 그린벨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상수원보호구역, 국립공원구역, 조수호보구역, 수변구역, 자연생태계보존구역, 문화재보호구역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런 곳들은 지금도 재산권과 공공규제 사이에 갈등을 빚고 있는 지역들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그린벨트를 왕창 해제해주면 형평성의 시비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토지 공공규제의 해제 도미노 현상을 가져올 것이다.

  이와 같이 그린벨트 훼손을 앞서서 자행하면서 금번 보금자리 주택단지의 개발 방향으로 “훼손지역 복원”과 “저탄소 녹색도시 건설”이란 원칙을 “반드시 견지”하겠다고 말하는 정부의 소위 녹색도시란 얼마나 공허한가. 한번 훼손된 자연을 다시 복구하기란 쉽지 않고, 한번 해제한 규제는 연쇄적인 보호구역 해제를 불러오기 쉽다. 녹색성장을 주장하는 정부가 나서서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것은 녹색성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이미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25만호를 넘어섰고, 수도권 내 아파트의 미분양률도 17.5%에 이르는 상황이다. 이처럼 부동산 문제는 주택의 공급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그것이 그린벨트 해제라는 자연훼손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됨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그린벨트를 해제하여 신규택지를 개발하겠다는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은 철회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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