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포천 방수로를 운하가 아닌 유원지로 활용하세요
 
 이명박 정부는 경제위기를 빙자하여 무용지물의 경인운하를 전격적으로 강행하려 하고 있다. 뉴딜정책으로 치장하여 2조 2,500억원의 혈세를 허공에 날려보내려 한다. 자동차로 20분이면 닿을 18km 거리에 5개의 갑문을 설치하여 4시간(바지선 9km/h)을 요하는 운하를 이용할 배는 하나도 없다.
 배는 양끝에서 싣고 내리고 보관하는 7단계의 하역과 트럭의 도움이 필요하다. 운하통과시간 4시간에 양끝의 하역시간과 하역비용이 추가되어 어느 누구도 경인운하를 이용하지 않는다. 관광효과도 없다. 5개의 갑문을 통과하며 콩크리트 옹벽을 바라보면서 3시간(유람선 25km/h)을 참아낼 관광객은 없다. 운하를 만들어놓으면 배가 다닐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해서는 안된다. 지금은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시대가 아니다. 시장은 냉혹하다.

 이대통령은 경인운하로 경부운하를 시험해보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시험비용이 너무나 막대하다. 혈세 2조 2,500억원을 걸고 도박을 해서는 안된다. 사람들이 경인운하가 경부운하의 전주곡이라고 말할 때마다, 나는 “경인운하를 건설하면 경부운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경인운하의 실패가 너무도 명백하여 경부운하는 자연스럽게 소멸된다는 뜻이다.
 20~30억원 정도의 수업료라면 몰라도 2조 2,500억원은 너무도 많은 돈이다.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은 운하에 집착하는 이대통령이 질 것이며, 두고두고 원망과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청와대에서 전등을 끄고 수행원들의 호텔비를 아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운하로 인해 이대통령은 끝없이 욕을 먹고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쓸모없는 경인운하가 강행되는 배경에는 이대통령의 운하집착과 인천사람들의 개발환상이 뒤섞여있다. 인천사람들은 경인운하로 지역발전을 꿈꾸고 있지만 배만 통과하는 운하는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운하는 굴포천 주변에 부가가치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 보트놀이 유원지로 활용하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고 부가가치가 훨씬 높아질 것이다. 자고로 사람들이 모여들어야 온갖 가게와 음식점이 생기고 땅값도 오른다.

 능수버들에 정자도 세우고, 산책로, 자전거도로에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등 문화공간을 곁들이면 훌륭한 친수공간이 될 것이다. 뱃놀이도 할 수 없는 운하에 사람들이 몰려들 리가 없다. 차만 쌩쌩 다니는 고속도로변에 사람들이 몰려들지 않는 것과 같다. 운하는 오히려 지역발전에 방해가 된다. 굴포천 주변사람들이 부자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화물선과 여객선은 경인운하를 다니지 않는다. 5개의 갑문은 배가 매우 싫어하는 장애물이다. 설령 억지로 운하를 건설하더라도 결국은 뱃놀이 터로 전락할 것이다. 다시 말해 2조 2,500억원을 허공에 날린 뒤에 다시 보트놀이 유원지로 되돌아간다는 말이다.

임석민, 한신대학교 경상대학 교수

2 Comments
  1. spindraw

    현재의 굴포천 방수로로 남아있게 된다면 물이 고여있게 되므로 악취가 진동하는 구정물만 있게 됩니다. 친수공간이 아니라 복개를 해야할 판이죠.
    운하로 활용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관리해줘야만 냄새라도 덜 나겠죠.
    그리고 배가 느려서 이용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하시는데… 빨리 가야하는 사람은 비행기나 차를 이용할 것이고 느려도 즐기면서 갈 사람은 배를 이용하는 것이지요. 취향의 문제이니 그걸 운하반대의 논리로 들이대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린피스 소속 레인보우워리어 같은 선박들이 서울 한강변에 정박해서 홍보하고, 최신 윤영하함을 여의도에서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요트로 세계일주하고 마지막도착지를 서울로하고…이런게 관광, 레져이죠. 운하를 지나가는 배에서 육지 물끄러미 쳐다보는게 관광인가요?

  2. spindraw

    최소한…매년 화물노조 파업할때마다 경인운하 아마 화물선으로 미어터질 겁니다…
    화물은 빨리 도착해야하는 것도 있지만, 오히려 늦게 도착해야하는 화물도 있습니다.

    예) 공장의 창고가 협소하여 원료를 2~3일치 밖에 적재할 수 없다… 그런데 원료가 쌀때 더 많이 사고 싶다. 이경우 차량를 이용한다면 외부창고를 돈주고 이용해야하지만, 오히려 시간이 오래걸리는 해운을 이용한다면 창고비용 안들이고도, 운반비를 아끼면서도 제때 원료공급이 가능합니다. 많은 제조업체가 이런 경우가 꼭 생기죠.

    물류에 있어 빠른 것만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운하 양 끝단에서 반드시 하역 및 환적을 해야하는건 아닌데요. 김포에서 화물선에 실으면 그 배가 부산이나 제주까지도 그대로 가는건데…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