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이달 말 착공, 일단 파고 보자?

오늘(3월 2일)자 언론 기사에 따르면 경인운하 건설이 2011년 말 준공을 목표로 이달 말 착공을 강행한다고 한다.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경인운하 건설 사업에 대한 지역 의견수렴과 공청회가 지난달 마무리됐으니 이달 말 한강과 굴포천 방수로를 연결하기 위한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다. 결국 우려했던 바가 현실로 나타났다. 그 내용이야 어떻든 간에 자기들은 의견을 수렴하고 절차를 준수했기에 이달 말 첫 삽을 뜨는데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 밝히고 있으니 말이다. 


국토부와 수공이 지난달 마무리됐다고 주장하는 지역 의견수렴이라 함은 2월 초 계양구, 서구, 김포, 강서구 등지에서 4번에 걸쳐 진행되었던 주민설명회를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주민도 주민 나름이라며 찬성 측에서 입구를 막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참석하지 못하게 한 주민설명회 말이다. 여기서 잠깐 환경영향평가법(법 제17조)을 들여다보면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하여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공청회보다 주민설명회가 절대적 필요절차로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주민설명회는 더욱 합당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지난 주민설명회는 장내엔 경찰들이 자리를 채우고 앉아 있고, 질의는 서면으로 대체한 뒤 30분 만에 부랴부랴 마쳐버린 것이었다. 반대하는 의견은 펼쳐 보지도 못하게 사전에 차단하고 그야말로 요식행위에 불과했던 모습이었다. 


이어서 지난 2월 20일 진행된 <경인운하사업 환경영향평가 및 사전환경성검토 공청회>는 패널 8명 중 7명을 찬성하는 인사로 채운 반쪽짜리였다. 객석에서는 찬반 주민들이 마찰을 빚으며 소란한데, 사람들이 듣거나 말거나 사업에 대한 설명을 하며 공청회 순서를 강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환경영향에 대한 설명은 10분만 할애해 주민들의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더구나 수공에서는 경인운하 건설시 환경영향에 대한 공청회에 비환경 전문가들로 패널을 구성하였다. 주민들은 궁금한 점을 질문해도 “제가 환경 전문가가 아니라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구요.”라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공청회는 다양한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주민의견 수렴절차를 박탈하는 것이다. 이는 공청회를 사실상 개최하지 않은 것과 같이 평가되어야 한다.

현재 경인운하에 대한 경제성 논란은 언론을 통해서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2월 23일(SBS 8시 뉴스 보도)에는 KDI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인천터미널에 들어갈 토지의 보상비용을 실제보다 적게 반영한 것이 드러났다. 누락된 토지보상비용을 제대로 산정하면 비용편익이 1보다 낮아져 경제성이 없게 된다. 이어서 26일(SBS 8시 뉴스 보도)에도 정부와 인천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항만 투자계획이 그대로 시행되고 있는 중이므로 재항비용절감과 하역비용 절감 편익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것까지 감안하면 경인운하의 경제성은 0.813으로 더욱 낮아지게 된다. 이렇듯 꼬리를 무는 허점으로 인해 경제성에 대한 의혹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는데, 국토해양부와 수공은 불충분한 해명자료만으로 일관하며 구체적인 논란을 수면위로 드러내길 두려워하고 있다.

그런데다 사업자가 아직 선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우건설 측에서 7억 원의 돈을 들여 경인운하 전망대를 건립하고 있어 공사 사전 뒷거래 의혹마저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여러 비판과 마찰에도 주무 부처인 국토해양부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손을 놓고 있어 경인운하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달 말 착공한다는 1.5㎞ 구간은 그야말로 생땅을 파서 상전벽해를 실현하는 곳이다. 국토부와 수공은 경인운하 사업을 한강과 서해바다를 연결해 화물을 운송할 뿐 아니라 문화·관광·레저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역사가 첫 발을 내딛는 것이라며 화려하게 포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한강과 서해바다를 연결해 불필요한 고통과 재앙을 만들어낼 역사로의 한 걸음이다. 2조 2500억원의 국민혈세를 들였지만 경제성은 없고, 한강의 담수와 서해의 해수가 섞여 생태계의 교란이 일어나며, 습지는 물에 잠겨 새들은 터전을 잃어야 한다. 좋은 공기를 찾아 서울을 벗어난 김포 주민들에겐 4계절 내내 모래먼지 속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두려움을 안기고, 공사로 인해 얻게 되는 이익은 소수의 주머니에 돌아가게 될 것이다. 정부가 무엇을 위해 경인운하 사업을 향해 묻지마 착공에 올인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문이라도 시원하게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나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야기할 책임은 우리 모두의 몫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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