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건설은 최악의 시나리오 – 자연은 결코 너그럽지 못하다

3월이다.

봄이 오는 소리를 알리는 경칩이기도 하다. 경칩은 말 그대로 땅 속에 들어가서 동면을 하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무렵이 된다.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나오고, 동삼석달 땅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버러지도 꿈틀거린다는 경칩 때가 되면 농사짓는 준비를 하는 등 일 년의 새로움을 시작하는 때이다.


이런 봄의 체감을 잠시 뒤로 한 채 겨우내 꽁꽁 얼어 있던 굴포천 방수로 공사현장을 다녀왔다. 한 달 전만 해도 얼음을 깨고 낚시를 즐기던 강태공들이 있었고, 또 얼음 위에서 운하를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던 것이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지금은 곳곳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굴포천 방수로로 만들어져 진정 주민들이 쉴 수 있는 휴식ㆍ친수공간으로 만들어져야한다. 그러나, 이곳이 운하가 될 것을 생각하니 이 공간만큼은 봄이 오지 않은 것 같다. 희뿌연 하늘의 날씨처럼 참 암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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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준설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곳에 일자리를 만든다고 한다. 일자리는 일용직일 것이고, 대부분의 일은 기계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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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산을 두동강이 낸 대절토구간이다. 이곳에서 살던 동식물은 어디로 갔을까>

3월이면 경인운하 착공을 한다는 정부는 끝끝내 밀어붙이기를 할 모양이다. 여전히 수없이  경인운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현재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에 있다. 환경영향평가는 기본적으로 6개월 이상 ~ 1년 정도로 4계절의 변화에 따라 환경적(자연생태, 대기문제, 수질, 해양환경)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면밀히 관찰하고 조사하는 과정이 진행되어야 한다. 

경인운하는 서해안의 갯벌을 매립하고 준설하는 과정에서 해양생태계 피해 문제, 여전히 표류중인 해사부두(바다모래 야적장)의 미확정 등 이외에도 풀리지 않는 문제점들이 수없이 산재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자원공사에서 보완하고 있는 환경영향평가서가 이달 안에 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문제점들이 어떻게 보완이 되어 사업승인이 날 것인지, 또 다시 재보완을 요청할 것인지의 결정은 환경부의 몫이기도 하다. 그러나 3월 착공에 맞춰 삽을 들고 나갈 채비만 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부디 짜고 치는 고스톱이 되지 않길 바란다. 객관적으로 무엇 때문에 경인운하가 건설되지 않아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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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5일) 민주노동당은 인천시 계양구 굴포천 방수로 공사현장에서 경인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녹색구출특별위원회’ 발족식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경인운하를 찬성하는 주민들(지난 2월 4번의 주민설명회와 주민공청회에 참석)은 어김없이 이 자리에서도 몸싸움을 하였다. 아수라장 된 것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민노당의 홍희덕 의원을 비롯하여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막걸리를 뿌려서 쫓아내야한다는 말을 시작으로, 기자회견에 참여한 여자분께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나이 지긋한 분들이 하니 허탈한 웃음 밖에 나오질 않았다. 퍼포먼스를 하는 분이 북의 장단에 맞춰 소리를 하는 중에 찬성주민이 일부러 넘어져 다친 척하고, 기자회견을 시작 중간부터 끝날 때까지 호루라기를 불어 기자회견을 방해하는 추태도 서슴없었다. 물론 한 두 번 본 일이 아니라 이젠 익숙하기까지 하다. 취재하는 기자들과의 마찰도 빚어졌다. 사진기자에게 사진을 찍지 못하게 사진기를 치거나, 영상을 찍지 못하도록 앞을 가로 막는 등 상식 이하의 행동을 보여주니 찬성하는 사람들의 수준을 짐작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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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운하의 끝인 서해갑문이고 이 다리는 운하교다. 멀리 보이는 저 뒤로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영종대교가 있고 배가 다니게 하려면 바다의 갯벌은 준설해야 한다. 경인운하가 되면 이 곳은 갯벌은 볼 수 없다. 따라서 이곳을 찾는 철새도, 해양생물들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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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발길을 돌려 방수로 공사가 진행되는 구간의 도로를 따라 경인운하가 될 현장을 가다가 겨울철새인 쇠기러기의 서식처를 만났다. 쇠기러기는 멕시코·지중해·인도·일본 등 남쪽 멀리까지 이동한다. 이 쇠기러기의 군무를 한 참 동안 바라보았다. 운하를 건설하면 철새들의 새로운 서식처를 마련한다는데 철새들이 사람들처럼 이사 가는 새로운 집의 위치를 알고 찾아갈 수 있을까? 철새들에게 너희들의 서식처는 이제 몇 번지 논으로 산으로 가라고 말해주면 철새들이 새로운 서식처를 찾아갈 지 의문이다. 그것이 대안이라고 내놓은 학자들이 누구인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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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아이러니 하다. 어마어마한 공사현장에서 대형 차량들이 오가고 땅이 파이고 있는  한켠에 오롯이 또 다른 철새들이 자리하고 있다. 

자연은 소리 없는 울림을 울리고 있다. 들리지 않은 울음에 마음의 귀를 기울여야한다. 우리는 많은 경험이 있다. 새만금이 그렇고, 시화호가 그랬다. 자연은 그리 너그럽지 않다. 자연이 숨 쉴 수 없는 공간에서는 인간들 또한 숨 쉴 수 없다. 그 경험들이 헛되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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