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제한구역 해제, 명분은 서민 주택 공급, 속셈은 건설회사 먹여 살리기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오늘(4월 2일) 한 중앙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하여 ‘침체된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해 서울 근교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민간 중대형 아파트와 서민용 보금자리 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 했다. 국토해양부는 이를 위하여 “해제 총량 확정을 위한 수도권 광역도시계획 변경이 이르면 이달 말께 마무리될 것”이라고 한다.

개발제한구역은 도시 외연확산 방지, 도시주변 녹지대 보존, 후손을 위한 토지비축 기능을 하고 있는 도시계획 수단이다. 이러한 개발제한구역은 1999년 해제발표 이후 개발압력이 높아지면서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 지역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이번 국토해양부 장관의 발언은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적절한 관리 대책 없이 이제는 아예 본격적으로 개발제한구역을 개발해 보자는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개발제한구역을 개발대상지역으로 바라보는 정부의 태도이다. 정 장관은 ‘말만 그린벨트지 비닐하우스가 들어서 있는 쓸모없는 땅으로 방치되어 있는 비닐벨트’라고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과 도시외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본연의 기능으로 본다면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그곳이 개발제한구역으로서 온전하게 제 역할을 못하고 있고, 녹지로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면 오히려 적극적인 관리 대책을 수립하여 제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면 필요한 조치여야 할 것이다.

개발제한구역내 택지개발이 겉으로는 서민주택공급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실상은 건설사를 살리기 위한 대책으로 추진되고 있다는데 문제는 더 심각하다. 2018년까지 서울근교의 총 40만 채의 건설 계획 중 임대주택은 16만 채(40%), 중소형 공공주택 14만 채, 그리고 민간건설사의 중대형 아파트가 10만 채(25%)나 된다. 정 장관은 당당하게 내수경기 진작을 강조하면서 ‘민간건설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택지를 공급해 중대형(전용면적 85㎡초과)아파트를 공급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경제 살리기를 명분으로 경제성 없는 경인운하사업과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밀어붙이더니 이제는 건설사를 먹여 살리기 위해 도시의 개발제한구역까지 공사장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서울근교 보금자리 주택을 위하여 강북도심 반경 25㎞범위 안에 있는 서울과 경기 경계지점의 개발제한구역과 산지 구릉지등을 택지로 개발한다고 한다. 규모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9.3배(78.8㎢)수준 이다. 서민을 위한 주택건설은 필요하지만 개발제한구역해제를 통한 주택건설은 신중해야 하며, 건설경기부양을 위한 대상으로 활용되어서도 안 된다. 정부에게 개발제한구역은 여전히 택지개발과 국책사업을 위한 만만한 개발대상지이겠지만 한번 훼손되면 다시 복구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1971년 개발제한구역이 지정된 이후 1998년 개발제한구역 해제 조치가 진행되면서 약 40%가 감소한 반면 영국은 1978년 적극적인 관리조치 이후 그린벨트 총면적이 두 배로 늘었다고 한다. 정부도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개발을 결정하기 전에 개발제한구역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적절한 보존 및 관리대책을 먼저 제시하기를 촉구한다.


2009. 4. 2


문의 : 환경정의 토지정의센터 김홍철(02-743-4747/010-9255-5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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