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국민 몰래 도둑 기공식


5월 6일 오후 2시 국토해양부가 주관하는 경인운하 경과보고회가 있었다. 말이 경과보고회지 행사 내용을 살펴보면 국민 몰래하는 도둑 기공식이나 다름없다. 야외에서 이틀 전부터 사전 세팅하고 리허설도 진행하며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국토부장관과 환경부장관, 국회의원 33명을 비롯한 450여명이 참석하는 큰 행사라고 한다. 그러나 막상 본 행사 내용을 살펴보면 경과보고라기보다는 기공을 축하하는 세리머니 위주다. 경과보고는 5분짜리 영상물 상영이 전부이며 워터캐논, 약속의 손, 대형통천상승, 에어샷 등의 퍼포먼스가 더 눈에 들어온다. 한반도 대운하는 4대강 살리기로, 경인운하는 경인 아라뱃길로 이름 바꾸며 그 정체를 숨기길 즐겨하더니 기공식마저 경과보고회라고 이름 바꿔, 국민의 혈세가 2조 2500억원이나 들어가는 대규모 국책사업의 시작을 국민 몰래 자축하고 있다.

이에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와 운하백지화국민행동, 한강운하백지화서울행동 등 운하를 반대하는 단체들이 모여 국민 몰래하는 경인운하 도둑 기공식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경과보고회가 진행되는 서구 시천동 근처의 검암역에 모인 회원들은 참으로 황당한 풍경을 맞닥뜨려야 했다. 지난 해 명박 산성을 다시 보는 듯 무엇이 그리 두려운지 검암역 앞엔 예의 그 전경버스들이 서로 코를 박고 정차돼있고 역 주위엔 전경들로 가득했다. 오후 12시 30분, 전경들이 둘러 싼 가운데 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이 시작되었다.


첫 발언자로 나선 안명균 운하백지화경기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어린이날 이명박 대통령이 장래 하고 싶은 일로 환경운동을 꼽으며 어린이들 앞에서 약속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작년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던 운하 사업도 4대강 살리기로 이름만 바꿔 진행하고 있는, 참으로 약속과는 거리가 먼 한 나라의 대통령이 어린이들 앞에서 듣기도 민망한 거짓말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하고 있는 것이다. 경인운하를 하려면 한강하구 및 인천앞 바다를 준설해야 한다. 환경과는 당연히 거리가 먼 이야기다. 그러나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안명균 위원장은 이 정도면 기만도 단수가 높다며 녹색운동 기만 말고 경인운하를 중단하라고 소리 높여 요구했다.


이어 윤인중 수도권공대위 공동대표는 먼저 알바모집 사이트에서 기공식 진행을 알게 된 사연을 설명하며 유치원 애들 체육대회 할 때도 한 달 전에 가정통신문을 보내 부모에게 알린다고 비꼬았다. 4대강 살리기와 경인운하를 합하면 국민혈세 100조 이상이 들어가는데 그 시작인 경인운하 사업을 이런 식으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 합의를 충분히 얻은 뒤 진행해야 하는데 모든 일이 치졸하고 비민주적인 현실에 대해 개탄했다. 이번 보궐선거의 결과는 국민의 소통욕구를 반영한 것이다. 운하는 국민혈세를 한꺼번에 낭비하는 삽질이다. 윤인중 대표는 대책위와 더불어 운하를 반드시 막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운하의 문제점에 관해 끊임없이 지적해온 전문가 가운데 한분인 임석민 한신대학교 경상대학 교수는 지금 이 나라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21세기에 19세기 유물인 운하가 등장했다. 이는 권력자의 망상과 편집증이 낳은 결과다. 경인운하엔 물류도 관광도 뉴딜도 녹색성장도 일자리 창출도 없다. 경인운하는 결국 무용지물의 낭비사업이 될 것이다. 임 교수는 이 대통령이 제정신으로 돌아와 폭거를 중단하길 촉구했다.


염형철 한강운하백지화 서울행동 집행위원장은 정부가 주변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알리지도 않은채 추진하는 경인운하 및 한강운하는 반드시 역풍을 맞을 것 전 국민의 분노를 살 것이라 경고했다. 이미 지난 보궐선거에서 이에 대한 꼬투리를 본 것이다. 그리고 기자들을 향해 잘못된 정책을 끝끝내 감시하고 분석해주길 부탁하였다.

이석우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이었을 때 연천댐을 건설하여 문제가 발생할 시, 책임지겠다는 각서를 썼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결국 연천댐이 붕괴되어 연천, 파주주민들이 보상을 요구했었으나 현재까지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인생은 역시 온갖 거짓말로 얼룩져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도권공대위 공동대표이신 지관스님과 황상근 신부님의 기자회견문 낭독이 있었다. 지관스님은 낭독하기에 앞서 노자의 내용을 인용하시며 현 정부의 모습을 비판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노자편 17에서


가장 훌륭한 임금은

무리하지 않고, 소리 내지 않고, 정치를 실천하는 임금입니다.
그러므로 백성들은 그 임금이 있는 줄조차 모르고 살아갑니다.


다음 가는 임금은

백성들을 교화하고,
인의로써 다스리는 임금입니다.
그러므로 백성들은 임금을 가까이하면서 칭송합니다.


그 다음 가는 임금은

형벌로써 백성을 다스리는 임금입니다.
그러므로 백성들은 그 임금을 두려워만 합니다.


그 다음 다음 가는 임금 즉, 가장 나쁜 임금은

권모술수를 써서 백성을 우롱하고 속이는 임금입니다.
그 임금에게는 신의가 없으므로,
백성들은 그 임금을 불신하게 됩니다.

이명박 정부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는 말이 필요없을 것이다. 두 공동대표는 기자회견문에서 다시 한번 경인운하 기공식은 한반도 대재앙의 전주곡이며 정부는 도둑삽질을 당장 중단하고 경인운하 타당성 검증이라도 제대로 할 것을 강조하였다.


아무것도 모르고 맘 편히 누워 있는 국민들에게 위협적인 삽질이 가해지는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국민의 목소리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국토파괴에 여념없는 현정부의 삽질은 결국 사람까지 위협하게 될 것이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행사장으로 향하려는 회원들을 전경들이 막아선 것이다. 주민설명회 때 반대하는 주민은 참석도 못하게 막아서고, 환경영향평가 공청회는 찬성측 7인과 반대측 1인을 불러 놓고 진행하더니, 높은 분까지 오시는 경과보고회는 그 근처도 가지 못하게 막아선 것이다. 경찰들은 오히려 회원들을 향해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며 해산하라고 경고해왔다. 불법의 근거가 무엇인지 묻자 대답을 못하던 경찰들은 횡대로 서 있는 모습이 문제라는 황당한 답변을 해왔다. 그럼 종대로 서서 가겠다고 했더니 그것 역시 불법이란다. 흩어져서 개인적으로라도 가려고 했더니 아예 나가질 못하게 막아섰다. 알고보니 이명박 대통령이 행사장을 향해 무사히 지나가도록 시민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던 것이다. 불법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 대체 누구란 말인가.

이것이 바로 현 정부의 모습이다. 경인운하 사업의 성공을 염원하는 기공축하 버튼을 누르며 얼마나 행복감에 젖어 있었을지 모르지만 한 쪽에서는 암울한 현실을 개탄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드높았다. 이 나라는 이명박 대통령 개인의 것이 아니다. 더구나 국민의 돈을 긁어모아 진행하는 사업을 이처럼 무대포 무개념으로 진행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토록 국민을 무시하고 잘못된 정책을 일삼는 정부의 미래가 걱정된다. 아니 이 정부의 잘못을 대신해 그 업보를 고스란히 짊어져야 할 우리의 현실이 무섭다.       


12 Comments
  1. 사랑가루

    이명박의 얼굴이나 그자가 한 말만 봐도 스크롤이 내려갑니다…
    텔레비젼에서 보면 채널을 확 돌립니다…
    이 놈, 스트레스 가해 지수가 엄청 높네요.
    녹색운동 어쩌구라에 더 이상 글이 안 읽혀져서 자취 남기고 갑니다.
    님의 수고가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 공간정의

      네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환경파괴를 주도하는 분의 꿈이 사실은 녹색운동가라는 얘기엔 허탈한 웃음밖에 나오질 않더군요. 더구나 한 나라의 대통령이 어린이들 모아놓고 그런 뻥을 남발하시다니요.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자라 진실을 알게 되면 어찌나 황당할까 걱정입니다;;

  2. 장문휴

    지가 책임지겠다고 한거조차도 안 하는 사기꾼.. 쪽바리 똘마니짓그만 하고 어서 내려와라…

  3. 하늬바람

    이명박 이 인간은 어디 가나 거짓말만 하고 사는군요.

    정말 어떻게 인간이 이럴 수가 있는지….

    이러 사람을 또 옹호하고 지지하는 인간들은 뭔지….

    • 공간정의

      시간이 지날 수록 이 사람이 하는 말은 도무지 믿을 수 없다는 확신만 커져 갑니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아닌 건 아니라고 끊임없이 얘기할 수 있는 힘과 의지가 필요하겠지요 ^^

  4. 흑설탕

    왜 갑자기 천신일을 다시 조사하겠다고 언론에서 난리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미 언론과 검경은 정부의 충견이니까요. 이 사실이 묻혀져 있다는 것에도 주목하게 됩니다. 이젠 말하기도 싫어집니다.

    • 공간정의

      네 저희도 5월 6일 언론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공대위 기자회견 얘기는 거의 없고 이명박이 “강 바다 활용 못한 건 역사의 과오” 머시깽이라는 말도 안되는 얘기 늘어놓은 것만 나오다니!

  5. 할말없네요
    저기서 말단 의무복무 전경들만 불쌍하죠 뭐.
    (나머지는 뻔하죠. 충실한 견이죠 뭐.)

    하여간 권력의 노후와 부패는 문제군요..

    • 공간정의

      거짓말밖에 모르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했을 때부터 이런 운명은 예고된 것이죠 ㅡㅡ;;

  6. 한숨만~

    전경들~
    니들이 고생이 많다~

  7. 공간정의

    ㅋㅋ 그러게요 사실 전경들은 죄가 없죠 황당한 일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정권이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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