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위한다는 보금자리 주택 이면 들여다 보니


부가 지난 11일 수도권 내 개발제한구역인 서울 강남 세곡과 서초 우면, 고양 원흥, 하남 미사 등 4곳에 보금자리 주택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4개 지구 805만5000㎡에는 보금자리주택 4만4000가구를 포함해 총 6만가구의 주택이 건설된다.


부가 수도권의 주택공급을 위해 무분별하게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고 있다. 향후 10년 동안 150만호의 보금자리 주택이 공급될 계획인데 그 중 100만호는 수도권에 공급된다. 정부가 지난 8일 발표한 ‘2020년 수도권 광역도시계획 변경안’에는 보금자리주택을 위한 용지로 78.8㎢의 개발제한구역 해제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여의도 면적(8.48㎢)의 약 9배나 되는 규모이다.


부가 수도권 주택공급지로서 개발제한구역을 선호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땅값이 싸고 보상비가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발표된 지역처럼 주변에 이미 개발되고 있는 지역이 있어서 사회기반시설 활용할 수 있어 그만큼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 하남 미사지구 인근에는 이미 하남 풍산진구, 강일 1, 2지구가 개발되고 있고, 고양 원흥은 인근에 삼송택지개발지구가 개발되고 있다. 보금자리 주택은 이러한 비용절감을 통해서 분양가를 낮추고 싼값에 서민들에게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러나 실제 보금자리주택이 정부가 얘기하는 것처럼 서민을 위한 주택공급이라고 보기는 쉽지 않다. 이번 발표된 4개 지역에서 총 6만가구가 공급되지만 이중 1만4천 가구는 일반 분양주택이다. 문제는 이 1만 4천 가구는 85㎡이상 민간 중대형주택이 이라는 것이다. 즉 가구 수로 보면 보금자리주택이 일반분양보다 월등히 많지만 면적으로 보면 일반분양 면적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분양가도 주변시세보다 15%정도 싸다고 하지만 서초의 경우 이미 3.3㎡당 2천만원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서민들이 공급받기에는 힘든 수준이며, 장기임대나 전세주택의 경우도 주변시세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분양가가 낮아진다고 한들 서민들이 혜택을 받기는 쉽지 않다.


경적인 측면에서 주택공급을 위하여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기본적인 문제는 주택공급을 위한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지자체별 할당된 해제 총량과는 별도로 해제된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지자체별 해제총량은 그 자체도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환경평가 등급을 기준으로 해제가능지역과 보전지역 등이 구분되고 이를 기준으로 해제지역과 규모가 결정된다. 그러나 주택공급을 위한 택지의 선정은 이러한 환경적 측면보다는 주택공급측면에서의 입지적 고려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생태적인 측면에서 우수한 지역이 훼손될 수도 있고 도시 생활환경이나 광역녹지축의 연결측면에서 보존되어야 할 녹지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나 지금처럼 지구온난화를 대처해야하는 상황에서 개발제한구역은 지난 70년대의 개발제한구역 지정시기와는 또 다른 가치를 갖는다. 예전에는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고 도시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생활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지역으로 의미를 두었다고 한다면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적 영향이 심각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지향하는 지금의 시기에서는 도시내부 오염대기질의 순환과 도시열섬효과를 방지하고 생태도시를 만들기 위한 기반으로서 개발제한구역의 가치는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산지발원 계곡물을 상수원으로 이용하는 특성상 상수원의 수량 및 수질을 유지하기 위한 기능으로서의 개발제한구역관리는 또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오히려 적극적인 관리대책이 선행되어야 할 하남지역의 팔당 상수원 근처에 평촌신도시보다 큰 규모로 개발되는 하남미사지구는 상수원관리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재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관리 보전 대책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김대중 정부에서 풀 곳은 풀고, 묶을 곳은 묶겠다고 하면서 개발제한구역에 등급을 매기고 보전지역과 개발가능지역을 나누었지만 그 제도의 실상은 개발제한구역을 보전, 관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해제하기 위한 근거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녹지가 아닌 개발제한구역은 더 이상 보존해야할 그린벨트가 아니라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이 헬기에서 서초 개발제한구역의 비닐하우스 지역을 내려다보며 이렇게 어지럽게 훼손된 지역을 택지로 개발하면 주택도 공급하고 정비도 되지 않겠냐고 했던 말이나, 이번 4개의 시범지구 발표에서 대상지역의 85%정도는 녹지가 아닌 비닐하우스 등으로 이미 훼손된 지역이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는 정부의 발표는 개발제한구역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정부의 생각과 태도를 보여준다. 


도권에서의 주택문제는 개발제한구역을 풀어서 주택을 공급할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수도권집중과 과밀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수도권 광역도시계획변경안 발표에서 나타나듯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계속 집중적인 개발을 지향하면서 주택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명박 정부가 진정 저탄소 녹색성장을 원하고 수도권과 서울이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면 지속가능한 도시, 생태도시를 기반이 되는 개발제한구역에 대해 적극적인 보전 관리대책을 먼저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김홍철 환경정의 공간정의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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