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분 망각한 환경부가 내놓은 기업프렌들리 규제완화 정책들

 5월 27일 환경부는 집행을 유예할 경우 기업 활동 및 국민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규제를 선정하여 일정기간(6개월~3년) 집행을 유예하거나 완화하는 한시적 규제유예 과제 29건을 발표했다. 환경의 질은 저해하지 않으면서 환경규제로 인한 국민과 기업의 부담은 최소화한다는 목표로, 경제위기 조기극복에 부담이 되는 규제에 대해 2년간 집행 효력을 중지시키거나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러나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화학물질 배출률이 높은 조선업종 및 일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배출량 공개시기를 유예하고, 생태계보전협력금 납부시기를 공사착공 시점으로 연장하고, 대기·수질배출부과금 및 수질개선부담금의 징수유예기간은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고, 창업제조업에 대한 환경관련 부담금의 면제시기를 2년간 연장하는 등의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더욱 우려가 되는 것은 이러한 29건 가운데 13건은 한시적 유예가 아닌 영구개선 사항이라는 점이다. 이중에는 취수원 상류로부터 7km가 넘는 지역에 골프장 입지를 허용하고 골프장내 숙박시설 설치를 허용하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항목들도 포함돼있다. 


 렇듯 이번 규제완화 발표는 강화되는 규제를 유예하고, 기업 운영 부담 완화, 환경관련 교육부담 완화, 부담금 납부 시기 개선 등 환경부 본연의 자세를 망각한 채 기업을 우선시하는 조치들로만 가득하다. 누구보다 환경보호에 앞장서야 할 환경부가 앞장서서 환경파괴에 일조하는 모습을 봐야 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규제완화 발표에선 보도자료 상단에 적혀 있는 “걸림돌은 치우고 디딤돌은 놓겠습니다”라는 문구처럼, 환경이야 나 몰라라 해도 좋으니 돈 걱정은 하지 마시고 기업 가시는 길 편안하게 닦아드리겠다는 과잉 충성 의지마저 느껴진다. 노골적으로 기업 편을 들며 시대를 역행하는 발상들을 줄줄이 내어놓는 환경부는 그 존속 이유마저 회의적이다. 그저 명목상 존재하는 허울 좋은 부서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면 이번 규제완화를 하루 빨리 철회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