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재물로 하는 ‘녹색성장’

 

환경을 재물로 하는 ‘녹색성장’



  오늘은 제14회 환경의 날이다. 정부는 이번 환경의 날 주제로 ‘환경가치 재고를 통한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정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녹색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는 대규모 개발사업과 각종 환경규제의 해제·완화조치를 보면 아마 ‘기업과 토건족을 위한 녹색성장’, ‘환경을 재물로 하는 녹색성장’과 같은 의미일 것이다.     


경인운하 사업과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세금낭비와 환경파괴 문제로 폐기되어야 할 경인운하 사업이 물류, 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사업이라고 포장되고, 4대강을 뒤집고,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보와 댐을 만드는 사업이 4대강을 살리는 사업이라고 추진되고 있다. 환경은 환경대로 파괴하면서 경제성 없는 사업에 엄청난 세금을 쏟아 부어야 하지만 정부는 이게 녹색뉴딜사업이라고 하며 환경적·경제적 타당성 검증 한번 없이 강압적이고 폭력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환경권은 이 정부에 들어와서는 환경을 이용하고 개발할 수 있는 정부와 기업의 권리로 바뀌고 있다. 상수원보호구역 공장입지 규제 완화, 소규모 공장 사전환경성 검토 면제,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규제완화,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등 기업을 배려한 규제 완화조치가 끝이 없다. 최근에는 수도권의 대규모 개발제한구역해제와 수도권 집중육성을 내용으로 하는 2020 수도권 광역도시계획변경안을 발표하여 수도권 성장억제 정책을 포기하고 본격적인 수도권 개발을 선언하였다. 경제위기 조기극복을 이유로 보전지역 내 기존공장 건폐율 상향 조정, 연접개발 제한․완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280개의 한시적 규제유예조치도 발표하였다. 환경규제 완화가 단순한 규제완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전면적 해체수준이다. 


환경부가 개발 부처에 밀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본연의 역할을 부정하는 일관적인 태도는 존재의 필요성조차 의심하게 만든다. 앞장서서 규제완화 조치를 발표하고 사회적 논란이 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의 환경파괴 문제에 대해 서둘러 해명하는 모습을 보면 자기 목소리를 못내는 것이 아니라 마치 환경부 본래의 역할이 기업경영활동과 개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부서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다. 환경부가 없어진들 이보다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는 녹색성장이 현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행복을 가져다줄 것처럼 홍보하지만 실상은 개발업자와 기업의 이익을 위하여 전체 국민과 미래세대에게 환경적·경제적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이다.


환경을 희생해서 경제성장을 이루려는 녹색성장의 이 시기에 환경은 이미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한 반대 입장과 논란을 허용하지 않고 속도전과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정부의 폭력적인 사업추진 방식과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있는 환경부의 태도가 이 위기를 더 심화시키고 있다.


환경을 파괴하면서 추진되는 녹색성장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허울 좋은 포장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 현 정부에서 강조하는 ‘녹색성장’은 말이 좋아 녹색성장이지 구시대의 ‘녹슨 성장’ 전략이다. 정부가 좀 제대로 된 녹색성장을 원한다면 환경을 재물로 삼는 ‘녹색성장’ 전략을 폐기하고 경인운하 사업과 4대강 살리기 사업 등을 재검토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공간정의국 김홍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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