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예산 편성의 문제점

최근 정부의 2010년도 예산안이 발표되었다. 전체 재정규모를 나타내는 총지출은 2009년 본예산 대비 2.5% 증가한 291.8조원이다. 이는 2009년의 실제 지출 규모를 나타내는 추경 대비로는 3.3% 감소한 규모이다. 2010년의 관리대상 재정수지는 GDP의 2.9% 적자이고, 국가채무의 대GDP 비율은 2009년의 35.6%보다 높아진 36.9%이다. 2010년 예산안의 재원배분 현황을 보면, 통일·외교, R&D, 보건·복지 분야의 예산 증가율이 각각 14.7%, 10.5%, 8.6%로 높은 반면,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및 교육 분야의 증가율이 각각 -10.9%, -1.2%로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본예산 대비  기준). 보건·복지 분야의 증가율이 본예산 대비로 높다고 하나, 올해 추경 대비로는 거의 동결 수준으로(0.7% 증가), 연금과 같이 자동적으로 늘어나는 부분을 감안하면 복지 예산이 상당히 늘어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여론을 호도하는 측면이 있다.


현재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이념적’ 목표에 집착해서 감세정책을 지속하고 있고, 그 결과 조세부담률(조세수입/GDP)을 2008년의 20.8%, 2009년의 20.5%에서 내년에는 20.1%로 낮추고 있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다. 세입을 축소한 결과 지출을 상당히 줄이면서도 재정적자 비율은 내년에 여전히 2.9%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나마 재정지출을 상당히 억제한 결과 이러한 목표가 제시되었는데, 이러한 지출 억제가 국회심의 과정 등에서 지켜지지 못하거나, 또는 2010년에 추경이 편성되는 경우에 재정수지와 국가채무 목표가 지켜지지 못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의 재정적자나 국가채무 목표는 상당히 낙관적인 목표설정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 마이너스 예산을 편성하면서 논란이 극심한 4대강 사업 예산은 대규모로 편성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최근 4대강 사업 예산 편성이 다른 예산의 축소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는데, 사실 이는 논란거리가 될 수 없는 문제이다. 내년에만 수 조원 규모의 이 사업을 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재정수지가 개선되거나 아니면 다른 사업이 늘어날 수 있는 것은 자명한 것이다.

4대강 사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수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를 요약하면(관동대 박창근 교수의 세미나 발표 자료를 참조함.) 다음과 같다. 첫째,  4대강 사업은 보 건설과 준설로 오히려 하천을 죽이는 사업이다. 둘째, 2006년도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서는 2011년에 낙동강 권역에서 0.11억 톤의 물이 남는다고 분석했는데, 이 사업에서는 10억 톤의 물을 개발하겠다고 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셋째, 홍수예방과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본류보다 지류에 대한 투자가 우선이다. 4대강 사업 구간의 경우 이미 97% 이상 하천정비가 완료되었고, 지방하천의 경우 정비율이 84%에 머물고 있으므로 본류보다는 지류에 투자해야 한다. 넷째, 사업 자체가 6개월이라는 단기간에 밀실에서 급조되었다. 약 한 달여 만에 사업비가 8.3조원(60%)이 증가되었고, 홍수방지 기능이나 수질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결여된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문제가 많은 4대강 사업은 근본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한다. 예비타당성조사를 받고,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며, 사업을 하더라도 지역별로 신중하게 순차적으로 사업의 실제효과를 모니터링 해가면서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제기와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졸속으로 밀어붙이는 이유를 알 수 없다. 현재와 같은 재정여건 하에서는 논란이 많은 4대강 사업 같은 대형국책사업들에 대한 객관적인 경제성 및 타당성 평가와 그에 입각한 의견수렴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재정지출의 우선순위 측면에서, 저출산 문제의 극복, 고령화 사회에의 대비, 사회안전망의 확충, 사교육 부담 완화 등 교육문제 해결, 사람과 지식에 대한 투자를 통한 신성장동력의 확충, 국방개혁의 추진 등이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도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해야 할 근본적 과제들이다. 이러한 과제들에 비해 4대강 사업의 우선순위가 결코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 내년부터 4대강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재정수지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저출산이나 교육문제 같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른 사업들이 축소되거나 추진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국정운영의 보다 큰 틀에서, 우리 사회의 근본적 여건변화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재정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해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지에 대한 보다 진지한 고민과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정부는 내년의 국토부 소관 4대강 사업 예산 중 3.2조원을 수자원공사에 ‘떠넘기기’ 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이는 총지출 및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를 줄이려는 일종의 ‘분식회계’로, 투명한 재정운용에 역행하는 후진적인 재정운용이다. 이는 선진화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는 정권에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러한 행태 자체가 이 사업을 얼마나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혹자는 이러한 기능을 하는 것이 공기업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정부와 공기업의 구분을 제대로 못하고 하는 잘못된 얘기이다. 재정통계의 국제기준인 GFS(Government Finance Statistics)체제에서 공기업은 ‘재정정책(fiscal policy)’을 수행하되 ’제값(ESP, economically significant price) 받고‘ 수행하는 하나의 기업이다. 수공이 이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내년에만 3.2조원에 달하는 채권을 발행한다면 반드시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구체적 사업계획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 결국 물 값 인상이나 국민의 세금으로 보전해야 하는 것이고, 그러니 이것이 분식회계가 되는 것이다.

정부와 수공이 우선적으로 밝혀야 하는 것은 수공이 어떠한 사업에서 어떻게 수입을 올려서 발행한 채권의 원리금을 상환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다. 사업에 대한 재무적 타당성 분석의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홍수방지, 물 확보, 수질개선 등의 목적을 갖는 이 사업을 통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해서 빚을 갚을 수 있는지에 대한 방안이 있어야 한다. 만일 물 값을 올릴 계획이라면 정부는 물 값을 올려서 4대강 사업을 하겠다는 것을 당당히 밝혀야 한다. 만일 주변지역을 개발해서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라면,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본질이 재해예방과 수질개선 등이 아니라 ‘강 개발을 통한 아파트 건설사업’이라고 당당히 밝혀야 한다. 만일 이러한 개발이 타당하더라도 이는 민간사업자나 토지주택공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개발이 충분한 수익을 창출할 정도로 이루어진다면 이는 또 다른 인프라 확충을 위한 투자를 유발할 것이고, 환경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정부는 이 사업 수행에서 수공의 전문성을 살리겠다는 얘기도 하고 있는데, 이는 재원을 수공이 조달하는 문제와 별개의 문제이다. 재원은 재정에서 조달하면서 수공을 참여시켜 전문성을 활용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4대강 사업은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면서 예산을 대폭 축소해야 하고, 어떤 경우에도 수공에 재원조달을 떠넘기기 해서 분식회계를 정부 스스로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황성현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이 글은 2010년 예산안 대토론회(2009. 10. 13. 시민주권, 민생민주국민회의 주최)에서 발생한 저자의 발제자료 중 관련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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