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으로 파괴되는 팔당의 유기농업


1.

   서울에서 팔당대교를 지나 6번 국도를 따라 조금 내려오면 눈앞에 넓은 팔당호가 펼쳐지는데 북한강을 따라 45번 국도변에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가 있고 건너편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양평군 양수리가 있다. 바로 이곳이 팔당호 유역에 자리 잡은 수도권 최대 유기농업 단지이다. 팔당 유기농 지역은 우리나라 농업의 대안으로 또는 점점 황폐화 되어가는 한국 농촌사회의 미래 모델로 주목받는 매우 중요한 곳이다.


1960년 이후 개발독재시대가 계속되면서 도시화, 산업화는 가속화 되었고 한국 농업 또한 근대화의 물결 속에 농약, 화학비료에 의존하는 생명을 죽이는 농업으로 바뀌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농업과 먹거리 위기를 낳았던 것이다. 이러한 역사 속에서 팔당 지역은 정농회의 영향을 받은 농민 지도자의 헌신과 지역농민들의 협동, 그리고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는 특수한 여건으로 유기농업, 생명농업으로 지역사회가 바뀐 특별한 사례이다. 우리 농업의 미래가 여기에 있고, 우리 사회의 비전이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사단법인 팔당생명살림의 틀 안에 유기농 생산자 조직과 소비자 생활협동조합이 어우러지면서 유기농업 철학을 통해 농촌공동체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팔당 유기농 지역은 유기농업과 농촌공동체라는 대안적 녹색 미래 사회의 두 축을 만들어가는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하겠다.

2.
   그러나 지금 이곳의 유기농민들은 4대강사업으로 농지를 빼앗기고 삶의 터전을 떠나야하는 절박한 처지에 있다. 올해 초, 이명박 정부는 홍수와 가뭄 예방, 수질보호,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미명으로 4대강사업 계획을 발표하였다.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리에는 제방을 쌓고 자전거 도로를 낼 계획인데 이를 위해 유기농지를 모두 수용하고 폐경시키겠다고 한다. 해당지역의 팔당생명살림 남양주지회, 유기농협회 조안지회, 한사랑 작목반 등 전체 56ha 농지 중 50ha가 수용되며 전체 71농가 중에서 65농가가 피해를 입게 되었다.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국수리 등에는 4~5m 이상 제방을 설치하고 자전거 도로, 공원, 체육문화시설 등을 만들 예정이다. 수용될 농지 규모는 전체 90ha 농지 중 22ha이며 130농가 중 31농가가 피해를 입게 되었다.


4대강사업이 이대로 강행된다면 팔당의 유기농업은 해체될 것이다. 팔당 유기농지의 80% 이상이 훼손되며 수 십 년 이어온 생명공동체를 비롯한 유기농민조직은 존폐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남양주 송촌리 유기농 단지, 양평 양수리 유기농 단지를 비롯한 유기농 마을이 경제활동 근거지를 잃고 해체의 위기를 맞게 될 것이며 오랫동안 이어온 35만 서울, 수도권 소비자들과의 도농공동체의 고리는 상당부분 약화되거나 훼손될 것이다.


3.

   오는 2011년에는 팔당호 유역에서 세계유기농대회(IFOAM OWC)가 열린다. 남양주 송촌리, 양평군 양수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유기농 지역이다. 그리고 수도법, 개발제한법 등 각종 규제로 묶여 있어서 지역 주민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하고 농사 외에는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지역이다. 이런 지역적 한계를 극복한 것이 바로 유기농업이다.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온갖 규제와 악법을 극복하고 오히려 지역발전의 긍정적 요인으로 만든 역발상의 진원지가 바로 이곳이다. 이 지역의 유기농업은 주로 하천부지에서 이루어져 왔는데 팔당호의 맑은 물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관계 기관과 해당 지자체 그리고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유기농업을 지원 육성하였다. 그 결과 지금은 일반농업보다 유기농업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팔당 농민들의 이러한 노력이 인정받아서 이곳이 세계유기농대회 개최지로 선정되었다. 팔당호 유역의 30년 유기농업 전통과 아름다운 경관이 잘 어우러져 세계유기농대회 개최지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세계유기농대회의 성료를 위해 팔당호 주변의 유기농업을 더욱 풍성하게 발전시켜야 한다. 4대강사업으로 하천유역 유기농지를 강제 수용할 것이 아니라 자연과 유기농업이 공존하는 세계적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

4.
   70년대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일찍이 이 지역에서는 근교농업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서울 시민에게 신선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생산지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것이다. 한강의 수질개선과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이 지역 농민들은 유기농업으로 전환하여 서울시를 비롯한 수도권에 유기농산물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수십 년 동안 유기농업을 하면서 인간과 자연을 되살리는 길이 바로 유기농업이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고 관행농업을 하는 이웃을 설득하여 유기농업으로 전환시키고 팔당호 유역을 청정지역으로 만들어왔다. 지금도 마을마다 “화학비료, 농약, 제초제 없는 마을”이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덕분에 서울의 소비자들은 건강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누려왔던 것이다.

남양주 송촌리와 양평 양수리에는 유기농법으로 딸기를 재배하는 농민들이 많다. 도시 소비자들이 딸기 수확 체험을 하러 직접 오고, 학교, 학원, 유치원, 직장, 병원 등에서도 단체로 딸기 수확 체험을 온다. 지금은 일주일에 2천여 명의 도시 소비자들이 찾아와서 딸기 수확 체험을 하고 있다. 이곳은 팔당호의 빼어난 경관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신선한 유기농산물 체험장으로 새롭게 자리매김 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도시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자연 학습장이 되고 도시의 어른들에게는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농촌 체험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도시 소비자들이 직접 수확해서 가져가는 판매방식은 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대안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5.

   그동안 팔당호 유역의 유기농민들은 온갖 규제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정부의 상수원 보호 정책과 환경부의 규제를 극복하고 스스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왔다. 지금 4대강사업으로 이 지역 농민들은 삶의 터전인 농토를 빼앗길 위기에 처해있고 수십 년 전통의 유기농마을이 해체될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정부는 4대강사업으로 이 지역 농민들의 생존권을 빼앗고 오랜 유기농업의 터전을 사라지게 하는 것은 하나를 얻고자 열을 잃는 일일 것이다.

서규석(농지보존 유기농업사수를 위한 팔당상수원 공동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2 Comments
  1. 안티명박

    망국사업 4대강 당장 그만둬라.

    • 그러게요 언제쯤 이 삽질을 멈출 생각일런지 답답할 따름입니다~포크레인 돌리느라 국민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는가봐요

Comments are clo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