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와 국가균형발전 토론회'를 다녀왔습니다

 지난 19일 국회에서 ‘세종시와 균형발전 : 세종시 수정안의 쟁점과 전망’ 이라는 제목으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기조발제에 나선 조명래 교수(단국대 사회과학부)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은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를 표방하지만 속내는 행정기관 이전의 백지화라며 세종시를 대기업 등을 끌어들여 채운 관제(官制)기업도시라고 진단했습니다. 또한 보수적 수도권 기득권층이 행정효율, 자족기능 등에 대한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수정안이 갖가지 유인책으로 기업도시와 세종시를 경쟁관계로 만든 점, 첫마을 사업지역에 145만원으로 공급된 원형 지를 30~40만 원 선에 공급함으로써 3~4조원의 특혜를 대기업에 안긴 점, 고용규모를 부풀린 점(제조업에서 1억 원을 투자하면 0.164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경험치를 가지고 계산하면 4조5천억 원을 투자해 만들어 낼 수 있는 일자리가 7000여개 정도여서 고용규모가 지금 밝혀진 목표치의 3분의 1 수준)을 들어 수정안을 비판했습니다. 조 교수는 ‘60조원을 들여 국토의 불균형을 심화시킬 관제기업도시를 왜 건설해야 하느냐’며 세종시 수정의 여파로 인한 민주주의와 국가신뢰의 훼손, 사회적 갈등의 심화, 수도권 제일주의의 강화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토론자로 나선 양승조 의원(민주당)은 세종시 수정안을 ‘신종 정경유착’이라고 진단하고 수도권 일극주의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상민 의원(자유선진당) 역시 ‘세종시의 수정안은 제2의 국민 사기극’이라며 ‘수도권의 과밀억제와 지역발전이라는 세종시의 건설목적을 폐기했다’고 주장하며 독일, 스위스, 말레이시아,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른 나라의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이정희 의원(민주노동당)은 토지정책과 도시계획에서 당연히 담보되어야 할 공공성을 외면하고 단지 민간수용이라는 형태를 띤 수정안은 세종시를 단순 기업도시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며 정부쪽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이상선 공동집행위원장(행정도시 무산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도 수정안의 문제점에 공감하며 공수표 남발 같은 정운찬 총리의 발언, 연기 주민들의 향응성 독일 여행, 보수단체들의 대규모 여론전 등 공격적인 여론몰이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또 정쟁으로 비화되어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본말이 전도된 것에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박재율 상임집행위원장(분권균형발전전국회의)은 국가경쟁력강화와 국가균형발전이 마치 다른 산인 것처럼 이분법적 여론몰이로 상황을 호도한다고 정부 여당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홍헌호 연구위원(시민경제사회연구소)은 한국은행과 국책연구소 등 지금까지의 정부쪽 통계자료를 인용해 수정안의 오류들을 지적하며 수정안 반대쪽의 보급부대 역할을 자임했습니다. 

 변창흠 교수(세종대 행정학과)는 토지공급 가격이 대기업<중소기업<연구소 순이라는 점을 들어 대기업 특혜라는 점을 강하게 언급했습니다. 또한 ‘9부 2처 2청의 중앙행정부처 이전을 백지화하고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를 제시한 것을 제외하고는 행복도시 원안과 달라진 것이 없다’며 원안보다 ‘자족기능의 공급시기를 앞당기고 공급대상자를 조기에 결정한 것 외에 새로울 것이 없다’고 쓴 소리를 했습니다. 홍윤기 교수(동국대 철학과)는 세종시를 넘어선 ‘충청국가시-서울국제시’ 복합수도 구상을 제안하며 이와 유사한 사례로 ‘제네바-베른’(스위스), ‘베를린-본’(독일)안을 제시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명색이 토론회임에도 정부 여당 쪽 인사들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민주주의는 상생의 정치고 그래서 축제여야 한다고 말 하더군요. 그러기 위해선 서로의 이야기를 존중하고 토론하는 테이블에 마주 앉아야 합니다. 그렇게 마주치는 소리가 나야 합니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고 했습니다. 외손뼉만으론 소리가 울리지 않는 법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국회에선 마주치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습니다.

 

by 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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