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수와 함께한 1인시위

 

유권자 희망연대에서 기획한 100인 100곳 1인시위에 환경정의도 참여했습니다. 4월 중순의 날씨치고는 꽤나 쌀쌀맞은 바람이 불었습니다. 광주에서는 눈발이 날리기도 했다니까 맛이 간 날씨라 해도 무방한듯 합니다. 다만 그 책임 중 8할은 인간들에게 있으니 누굴 탓하겠습니까.


아무튼 사무처 활동가와 환경강사 세분을 아우른 스물두명의 별동대(?)는 삼청동, 광화문, 안국역 그리고 종각역 등으로 흩어졌습니다. 낮 12시부터 1시까지의 계획으로 1인시위에 돌입한 것입니다. 경찰의 제지가 심상치 않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으니 적잖은 긴장감이 돌기도 했습니다.

6.2 동시지방선거를 겨냥한 이번 1인시위의 키워드는 4대강’ ‘무상급식’입니다.

제가 있던 종각역 근처는 우려했던 충돌 같은 건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데 광화문 일대나 정부종합청사 일대는 사정이 달랐나 봅니다. 여기서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역시 2010년 대한민국의 공권력은 일관성이라곤 코딱지만큼도 없구나!!!”라는 걸 말이죠.

 

어느 조직에서 나오셨습니까?”
“해산하십시요.”
“3차 경고까지 무시하면 연행하겠습니다.”

이런 유치한 질문과 이해 불가한 협박들이 있었답니다. 

조직이라는 말이 조폭을 지칭하는 건 아닐진대 이리 쉽게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불도저라는 시대착오적인 별명을 자랑처럼 여기시는 나랏님과 그를 성심으로 모시는 시끄러운 윗분들은 대중을 조직화의 대상으로 밖에 생각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을 ‘통제’라는 수단 말고는 움직일 방법이 없으신 양반들이라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해산’이라는 단어는 ‘모였던 사람이 흩어짐. 또는 흩어지게 함.’이라고 나와 있더군요. 이쯤에서 떠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동수’. 동수는 몇 해 전 개그 프로에서 상종가를 쳤던 상상속의 친구입니다. ‘아! 내 옆에 동수가 있었구나.’ 아마도 경찰이 개그를 친 것일 수도 있다는 앙큼한 생각을 해 봅니다. 그게 아니면 경찰은 아리랑고개에 터를 잡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도통 둘러봐도 혼자인 사람더러 해산하리니 무당에게나 있는 능력이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니면 아예 언어 구사능력이 현저히 떨어져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무슨 무슨 국어 학원에라도 다녀야 합니다. 그렇게 어휘력이 떨어져서야 어디 경찰 짓 하겠습니까.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이 미친 날씨의 8할이 우리 탓이듯 비극과 희극을 오가는 이 어이없는 시절 또한 8할은 우리 탓인 걸.


그래서 말인데. 2010년 6월 2일. 더 이상 어이없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랑하는 사람 대신 한번 본적도 없는 동수를 옆에 끼고 살아야 합니다. 아주 오랫동안 말입니다. 

그러니 쫌~

 

 

by 롭다


1 Comment
  1. 삽질지옥 투표천국

    6.2선거 바쁘시더라도 용무 보시고 꼭 선거에 신성한 한표 투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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