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정의] 2010사회가차리는밥상_“어쩌면 우리 사회 시스템은 저소득층을 ‘사육’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난한 사람들은 사회의 낮은 직급의 고된 노동을 하고, 조악한 음식을 먹으며, 병듦으로써 병원의 주고객이 된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복지를 받는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저소득층을 ‘사육’하고 있다. SBS 스페셜 신동화 PD를 만나 들은 쇼킹한 얘기다. 개념은 ‘쇼킹’하지만 내용은 수긍이 된다.

지난해 말 SBS 스페셜 <생명의 선택>이 방송되었다. ‘당신이 먹는게 3대를 간다’라는 오늘 내가 선택한 음식이 나 뿐만이 아니라 내 후손들의 건강상태까지 좌우한다는 후생유전학에 대한 얘기와 도시텃밭이나 가난한 사람들이 건강한 음식을 먹을 권리를 얘기하는 ‘음식정의’까지 본방송 3부작을 꼬박꼬박 챙겨봤었다. 그러다가 올해 음식정의에 대한 운동을 심화시키면서 방송에 다 담지 못한 내용을 듣고 싶어 신동화 PD에게 연락을 하게 됐고, 신동화PD가 흔쾌히 차 한잔 사주겠다고 해 만남이 이루어 졌다.

신동화 PD는 음식은 즉각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고 거대한 주제를 담을 수 있는, 생활의 중심이 되는 컨텐츠라고 말했다. 최근 친환경무상급식이 보편적 복지라는 복지에 대한 국가운영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중요한 기재가 될 수 있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후생유전학의 내용을 ‘삼대’라는 한국정서를 이용해 담아낸 것처럼 음식정의도 적정한 프레임을 통해 초점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음식문화는 상대적으로 강력하다고 본다. 미국의 경우 음식과 관련한 컨텐츠(문화)를 상류층만이 가지며, 패스트푸드보다 오히려 신선한 샐러드가 더 비싸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양적으로 저소득층이 떨어지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영양적으로 불균형할 수는 있다. 무엇을 먹는가보다 안타까운 것은 가난한 아이들이 여느 아이들에 비해 소셜스킬(social skill) 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내 아이의 경우 부모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이가 자라서도 누구를 대하든지 위축되지 않을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배운다. 가난하면 꿈도 가난하다고, 자신이 자라 어떤 사람이 될 지도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다양하게 꿈 꿀 수 있다. 이를테면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나를 만든다는 말과도 같다. 음식 역시도 단순히 먹는 행위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놓는 자리를 아는 것부터 먹는 순서와 같은 예절, 식사시간에 나누는 대화 등등 식탁은 아이의 기반적인 지식이 쌓이는 공간이 되며 자아를 키우는 중요한 컨텐츠가 된다. 그런데 가난한 아이들의 경우 이러한 의례나 상호작용이 부족하다면 사회와의 소통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후생유전학적으로 볼 때 뇌가 발달하는 시기에 환경으로부터 오는 자극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것은 양육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이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예산을 지출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헤크먼은 ‘0~5세까지’ 영유아 교육을 강조하면서 한정된 예산을 감안할 때 어느 연령대의 구성원에게 투입하면 가장 효율적일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존의 사회시스템으로 인해 배제된 계층이 사회적으로 영속화되지 않으려면 정부가 지금보다 훨씬 더 이 시기의 아이들을 돌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의 중심에는 ‘음식’이라는 주요한 컨텐츠가 있음은 물론이다.

1 Comment
  1. 빈잔

    건강한 먹을거리, 유해물질 문제의 대상으로써 아이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 사회적 배제를 받게되고 이게 영속화되는 대상의 존재 자체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가지 생각을 해볼수 있는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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