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안전] 당_설탕끊기30일-Day 1 팥죽과 야채 (7월 22일)

아침이 되고 슈가프리가 시작 되었다. 전날 새벽에 너무 많이 먹어서 아침을 먹을 수도 없었다. 원래 사무실에서 점심은 도시락으로 먹는데 영윤, 우정, 나 이렇게 2030 수요점심 모임을 하기로 해서 칼국수집에 갔다. 팥죽이 먹고 싶어서 설탕을 빼고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주인 아저씨분에게 여쭤보니 만드는 과정에서 설탕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래서 난 팥죽, 영윤은 콩국수, 우정은 해물칼국수를 각자 시켰다. 김치에 들어있는 설탕을 식단에서 허용할지 말지를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찬으로 나온 김치와 오이냉국에는 손도 대지 못하였다. 보리밥을 소금에 비벼서 먹고 팥죽을 먹는데 담백하고 맛있었다.  

첫날 생각보다 슈가프리 식단으로 외식하기가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사실 일상에서 간식을 자주 먹는데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간식을 찾자니 그냥 입이 쉬게 되었다. 며칠 전 아빠가 통일전망대에 가서 유기농 야채를 잔뜩 가져 오셔서 그 야채들로 하루를 견디었다. 엄마가 싸준 계란말이랑 쌈야채로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다. 고추장은 설탕이 들어서 못먹는데 된장을 가지오지 않아 생야채, 계란말이, 밥으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는데 갑자기 머리 속에서 이런 된장이라는 마음속에서 절로 나왔다. 그러면서 가벼운 신세한탄이 시작되었다. 어쩌다가 내 인생이 고추장을 먹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는가. 내가 원래 좀 특이한 인간이긴 했으나 어쩌다가 이런 체험을 하겠다고 하였던가에 대한 짧은 고찰이 시작되었다.

요즘 아기들의 매력에 푹 빠져 퇴근 후 아기 임시 보호센터에 가서 아기들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팔이 묵직하게 아기들을 안아주고 돌아오는 길에 두유가 먹고 싶었다. 사실 채식을 하면서 두유를 거의 매일같이 먹었는데 요즘 까페라테의 단맛에 길들여져 두유를 잠시 손도 안대고 지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 동네에 새로 생긴 마트에 갔었다. 슈가프리 선언 전 날 갔을 때랑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만난 것 같았다. 하루 사이에 먹을 수 없는 음식들이 훨씬 많았다. 특히 음료수종류는 물을 제외하고 먹을 수 있는게 없어 보였다. 두유들을 종류별로 찾아 보아도 당분이 첨가되지 않은 두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

 설탕이 들어가서 살수 없는 과자와 음료들을 보며 마음이 참을 수 없게 쓸쓸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새싹과 천도복숭아를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거리를 나섰는데 한여름 7월의 바람이 왜 이리 서늘하던지. 갑자기 먹을 수 없게 되어버린 수 많은 음식들을 생각하니 양반에서 천민으로 신분이 하강된 기분이 들며 그렇게 무가당의 첫 날이 지나갔다. 

7월 21일

점심: 새알심 팥죽, 보리밥

간식: 방울토마토 200g, 오이 1/2개, 살구1개

저녁: 밥 한공기, 계란말이, 야채쌈

야참: 된장, 오이 1/3개, 천도복숭아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