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안전] 당_설탕끊기 Day 4 주말 – 금당현상 기면현상 시작되다. (7월 24일)

믿을 수 없었다. 평소에 내가 그렇게까지 설탕을 많이 먹는 사람이 아니였다. 우울할때 초콜렛과 빵을 먹거나 술을 좀 자주 마신다 뿐이였지 평소에 그렇게까지 단음식을 달고 다는 사람이 아닌데 벌써 설탕을 먹지 않아 생기는 금당현상이 시작되었다. 금요일부터 머리가 좀 무겁다 싶었는데 토요일에는 머리가 아프고 몸에서 가벼운 열이 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졸렸다. 동생이랑 쇼핑몰에 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며 놀기로 했는데 머리도 아프고 너무 졸려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하루종일 자다가 저녁때 버섯이 들어간 미역국을 먹고 싶어서 그리고 과일도 살 겸 시장을 보러 집 근처 상동시장에 갔다.

유기농 가게를 운영할때는 매일 이시장을 통해서 오갔는데 시장에 간건 너무나 오랫만이였다. 하루종일 자다가 땀을 흘리며 걸으니 좋았다. 시장을 두리번거리며 내가 살 수 있는 것과 살 수 없는 것들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떡집들. 나는 이 시장의 떡집별 맛과 주인품성을 비교분석하는 리포트를 써낼 수 있을 정도로 이시장의 모든 떡집에서 떡을 사먹었다. 이제와서 보니 모두 설탕 덩어리들. 모두들 달디단 빵들일 뿐이다. 가래떡은 먹을 수 있을까. 나중에 정 아쉬우면 한번 물어보고 먹어봐야겠다.

장을 한참 보다가 시장안의 큰 슈퍼에 갔다. 시장에 오면 항상 호떡, 튀김, 떡볶이 등으로 군거질을 했는데 내가 혹시 먹을 수 있는 게 있나 싶어서 들어가 봤더니 그 어느 것하나 집을 수 있는게 없었다. 다만 No Sugar라고 써있는 참크래커 아이비와 같은 과자를 집을까 고민을 하다가 전날 나초칩을 먹었던 기억도 있고 가급적이면 가공식품을 피하자는 그 과자 앞을 한참 서성이며 그 과자들을 들었다가 놓았다가 하다가 그냥 4개에 구운 계란을 사서 까먹는 손이 떨렸다. 내가 무슨 아편쟁이도 아니고. 설탕 안 먹었다고 손이 다 떨리다니. 그렇게 돌아오는 길에 과일과 버섯들, 그리고 순두부를 사가지고 돌아왔다.

어떻게 이렇게 싸게 파나 싶어서 이것저것 사온 시장봐온 결과들을 보고 엄마는 싼걸로만 사와서 과일이 맛이없다는 둥 순두부는 식구들이 먹지도 않는데 왜 사왔냐는 둥 파프리카는 시들하다는 둥 타박이였다. 그러고 저 과일들 절반은 엄마가 다 드셨다. 흥~ 난 내 손으로 미역국을 끊여먹을 예정이였다. 엄마가 미역을 불려놓겠다고 해서 시장을 다녀온 건데 미역이 팅팅 불어 있었다. 그렇게 미역을 오랫동안 불리면 맛있는 국물이 다 빠져나가는데 중간에 좀 건져 놓으면 좋았을 것을 하면서 불같이 화가 났다.

 막 화가 나서 어쩔줄 몰라하는 나에게 동생은 인생은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미역국을 끊이기 위해 들깨가루마저 사왔으니 마음을 가라앉히고 미역을 참기름에 볶다가 마늘을 넣고 다시 볶다가 물을 넣고 미역국을 끊이고 있었다. 그러다가도 화가 나서 미역국을 안 끊이고 순두부를 맹물에 끊여서 버섯과 들깨를 넣고 외간장으로 간을 해서 먹었다. 별일도 아닌데 화는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맹물 순두부를 먹는 나를 보며 엄마는 마음이 상하기 마련. 그래서 미역국은 내일 먹겠다는 말로 엄마의 상한 마음을 달래주고 나니 너무 졸렸다. 또 잤다. 하루 세 끼는 꼬박 챙겨 먹으면서 끊임없이 졸렸다.

 괜히 화가 나는 것, 하루종일 머리가 아픈 것, 무기력하고 졸린 것 모두 설탕 금단으로 인한 현상인 듯 했다.

7월 24일

점심:동태전(10조각), 밥(2/3공기), 무생채

간식:옥수수 2, 구운계란 2

저녁:밥(한공기), 들깨 순두부(1대접), 파프리카 작은 것 2개,

        조미김8조각, 호박전(10조각)

야참: 복숭아1, 아오리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