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안전] 당_무설탕/슈가프리/ Day27 요가의 시작. 그리고 엄마의 콩국

환경정의가 위치한 나루 건물 입구에 요가에 대한 선전물이 붙어 있었다. 아침에 지각을 하지 않으려고 저녁시간에 요가를 하고 싶었는데 민우회 사무실에 가서 물어보니 저녁 시간은 인원이 충원되지 않아 아침시간에 들어야 했다. 아침 일찌감치 집에서 나와서 처음 가보는 꿈터를 찾는라고 애를 썼다.

 몇 년 전에 한 8개월 정도 요가를 했던 적이 있었다. 아는 선배의 요가원이 가까운 곳에 있어서 했었는데 그 때도 요가로 여러 장점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난 컴퓨터를 많이 해서 목과 어깨가 뻣뻣한데 요가가 필요하다는 걸 깜빡하고 있었나 보다. 민우회 식구들은 별칭을 쓰는데 요가선생님의 별칭이 별칭이 백발마녀라고 했다. 별칭처럼 카리스마있게 동작을 유도하며 몸을 풀게 도와줬다.

 주말에 진영이 집에서 너무 잘 쉬어서 개운한 몸으로 요가를 하고 일주일을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었다.

요가때문에 일찍 출근해야한다고 했더니 엄마가 새벽에 일어나서 콩을 갈아 놓고 주무셨다. 엄마에게 딸을 먹이는 일은 숙명처럼 느끼시나보다. 난 그런 엄마 때문에 슈가프리30일도 할 수 있고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닐 수도 있지만 같은 여성으로써 엄마의 노동이 참 안쓰러울때가 많다. 난 그런 돌봄의 노동을 하고 싶지 않아 결혼은 별로라고 생각하는 나와 엄마의 배려깊은 노동을 생각하면 가끔 마음이 불편하다.

 나의 일상의 바탕에는 엄마의 희생이 있는 거 아닌가 싶다가도. 자식에게 본인의 손으로 만든 음식을 하나라도 더 먹이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니 그냥 받아들이자 싶다가. 엄마에 대한 마음은 항상 복잡하다.

내가 설탕끊기를 시작할때 사무실에 한국사람이 일년동안 평균으로 먹는 설탕량을 계산하여 그만큼 각설탕을 사다가 설탕탑을 쌓아놓았다. 이틀을 널판지에 각설탕을 하나씩 붙여서 그 널판지를 다시 벽에 붙이는 작업. 그렇게 작업을 하고 나니 사무실의 높이가 2.5m정도 되려나. 그 탑이 천장까지 닿았다. 

 그.런.데. 금요일에 붙이고 월요일에 내가 이 탑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기로 계획을 세웠으나 주말을 보내고 출근을 하니 설탕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설탕탑이 무너져버렸다. 역시 한국사람들 설탕을 너무 많이 먹는 것이였다. 모두들 며칠의 노력이 무너져서 가슴 아파했지만 어쨌든 사진은 남았다.

기자분들이 슈가프리에 대한 취재 때문에 사무실을 방문한다고 하셔서 무너진 설탕탑의 각설탕을 껍질을 벗기고 있었다. 설탕을 먹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이렇게 하얀 결정체로서 설탕을 보니 역시 낯설었다. 난 평소 군거질을 많이 해서 평균치보다 더 많은 설탕을 섭취하였는데 이보다 많은 설탕들을 내가 다 먹었던 것일까.

 난 커피에도 설탕을 넣지 않고 먹었는데 과자, 빵, 반찬, 찌개 등등 음식을 통해서 먹은 설탕량이 저것을 넘어선다는 게 신기했다. 이렇게 저렇게 찍으면 예쁘다 못해 아름답기까지 하다. 백색가루의 유혹이라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환경정의 비품중 가장 큰 양동이를 찾아 담았는데도 다 담으니 산을 이뤘다. 회의실 테이블 정도의 너비의 양동이이니 아마 김장할 때 쓰는 큰 양동이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 흰색 네모난 각설탕들을 보면서 깍두기를 담고 싶다는 욕망들로 수다를 계속했다.  

내가 얼마나 설탕을 먹고 있는지 알고 드십니까? 

 8월 16일

 아침: 현미콩밥, 꽈리고추볶음, 배추김치
 점심: 현미콩밥, 꽈리고추볶음, 배추김치
 간식: 콩국
 저녁: 감자 1개, 김치, 현미콩밥1/4공기

2 Comments
  1. 한여름소낙비

    엄마한테 항상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나도 썩 잘 하지는 못하지만.. 쑥스럽고, 때론 너무 당연한 것처럼 되버려서…
    그리고 엄마한테 받은 돌봄을 너는 밖에 나와서 하잖아.
    다른 사람들 배려하는 모습에서 나는 그런 걸 발견한다.

Leave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

clear form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