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안전] 당_무설탕/설탕끊기/슈가프리 Day29] 나만의 식사를 위한 도시락

나는 매일 도시락을 싸온다. 대부분 엄마가 반찬을 해놓으면 아침을 먹으면서 도시락 용기에 조금씩 담아서 싸온다. 엄마는 내가 도시락을 싸가는게 그래서 반찬과 밥을 준비하는게 굉장한 부담이라고 하시지만 열심히 반찬을 만들어주신다. 우리 엄마는 대체로 내가 도시락을 싸가는 걸 반기는 편이시다. 도시락을 먹음으로써 외식을 통해 건강하지 않은 조미료 등 나쁜 물질을 섭취하는 걸 막고 싶어하시기도 하시고 워낙 검소한 성격에 딸이 밖에서 밥을 사먹으며 돈을 쓰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 그러신 것 같기도 하다.

도시락통으로는 플라스틱에 음식(특히 뜨거운 음식)을 넣으면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말을 들은 다음부터 유리로 바꾸었다. 뚜껑까지 플라스틱을 피하기는 어려워서 되도록 음식이 식으면 뚜껑을 닿으려고 한다. 오늘의 반찬은 강된장, 팽이버섯전, 무설탕배추김치, 현미콩밥. 이렇게 도시락 덕분에 설탕으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외식을 했다면 먹을 것도 없었을텐데.

 도시락이 주는 장점은 무궁무진하다.

 환경단체 시민단체 활동가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적게 벌고 적게 쓰자고 마음으로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난 여행을 많이 해야하기 때문에 여행자금도 모아야하기 때문에 옷이나 악세사리와 같은 치장을 위한 비용을 되도록 절약하기로 했다. 그리고 외식에 대한 비용도 줄이기로 했다. 도시락은 그런 나의 절약생활에 도움이 된다.

 밥을 먹을 때 많은 반찬을 먹지 않고 간소하게 먹는게 습관이 되었는데 음식점에 가면 많은 반찬과 찌개까지 꼭 과식을 하게 된다. 게다가 화학조미료를 섭취할 가능성이 많으며 육고기를 먹지 않는 나도 육수를 통해서 나도 모르게 육고기를 섭취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나만의 식사를 나를 위해 디자인할 수 있다는게 도시락의 다른 장점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내가 먹을 반찬과 밥만 싸오기 때문에 음식물쓰레기의 양이 전혀 없어져서 지구에 부담을 덜 주는 생활습관을 실천할 수 있다는 장점 또한 있다. 내가 먹을만큼 적당량을 먹고 유리도시락통을 반질반질 깨끗하게 씻어 놓으면 마음까지 개운하다.

 환경정의 활동가들은 도시락을 많이 싸와서 도시락 멤버들끼리 도란도란 도시락 반찬을 나눠먹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 도시락께 먹는 것 또한 도시락의 즐거움이다.

 다만 출퇴근때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느라고 책이 김치국물에 젖는 일이 가끔 생기기도 하고 빈 도시락에서 달그닥 소리가 나는 소리에 무안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의 장점 때문에 난 도시락을 좋아한다.

오늘 점심 도시락반찬. 현미콩밥. 팽이버섯전. 무설탕배추김치. 간소하지만 먹고나면 든든하다.

우정활동가의 도시락. 나도 강된장을 싸왔는데 야채를 싸오지 않아 꺼내지도 못하고 있는데 우정활동가가
호박잎에 강된장을 싸왔다.
환경정의에서 호박잎은 인기 점심 도시락 메뉴이다. 저녁에 집에 갔더니 엄마가 호박잎을 준비 해놓아 주셨다.
하루에 두번을 먹었는데도 또 먹어도 맛있다.

아직 치우지 못한 한국인이 일년동안 섭취하는 평균 설탕량 26kg을 회의 테이블에서 치우지 못해서

설탕으로 이루어진 하얀산이 있는 테이블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었다.

정말 저걸 다 먹는다는 거야라는 수다가 펼쳐졌다.

 

4시쯤 출출한 시간이 되니 손님께서 을 사오셨다. 오랫만에 저렇게 많은 빵들을 보니 군침이 나왔다.

요즘 한국사회에서 누군가의 집을 갈 때 빵이나 케잌같은 단 음식들을 사가지고 가는데 문화가 된 것 같다.

나도 되도록 단 음식 대신 과일을 사가지고 가려고 하지만 과일가게 찾기도 어렵고 맛이 어떤지도 모르겠고

역시 빵을 사가는게 간편하고 받는 사람의 취향이 거슬일 일이 없는게 우리나라의 식습관이 되어 버렸다.

빵을 사오신 분의 성의는 너무 감사했지만 좀 더 건강한 음식로 정을 나누는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탕끊기를 하고 있는 내가 설탕이 듬뿍들어간 빵을 먹지 못해서 그런 생각들이 들었던가.

내가 얼마나 빵을 좋아하는 빵순이인데 싶었지만 꾹 참고 있었다.

다들 시장했는지 모여들어서 빵을 먹는데 난 가까이 가서 이야기에 끼어들면 빵이 너무 먹고 싶을 것 같아서 그냥 자리에 있었다.

내가 설탕끊기 전에도 환경정의 활동가들이 나빼고는 빵, 과자같은 군거질을 많이 하지 않는데 손님이 오시면

아이스크림, 빵, 케잌, 도너츠 같은 단 음식을 선물받고 사무실에서 먹게 된다.

 

다음 날 대안생리대 모임을 해야하기 때문에 샘플을 만들고 있는 중이였는데 혼자 자리에서 바느질을 하며

사람들의 대화 소리를 들으니 무척이나 소외감이 느껴지고 쓸쓸했다.

 

설탕중독 사회에서 설탕끊기는 역시 쉽지 않다.

 

 8월 18일

 아침: 현미콩밥, 옥수수반개, 무생채, 배추김치

 간식: 여름사과 1개

 점심: 현미콩밥, 호박잎, 강된장, 버섯전, 배추김치

 간식: 현미뻥, 미숫가루, 콩국물

 저녁: 현미콩밥, 호박잎, 강된장, 배추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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