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다르고 속다른 보금자리주택 정책

8․29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이 나온지 1주일이 지나고 있다. 아직 대책의 효과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주택시장의 분위기로만 보면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중앙언론에서 전하는 분위기로 보면 매도·매수자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면서 오히려 주택 거래 환경이 더 나빠지고 있는 것 같다

이번 8․29대책은 주택거래를 활성화를 명분으로 DTI 규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혜택 기간 연장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중에서 관심 있게 검토되어야 할 내용이 보금자리주택 공급계획 조정이다.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보금자리주택 3차 지구 사전예약 물량을 80%에서 50%로 축소, 4차 지구 지정시 지구 수 축소, 보금자리 지구내 민영주택 공급비율 상향조정, 85㎡이하 주택의 민영주택 건설 허용하는 것등을 발표하였다. 보금자리주택이 단기간에 과도하게 공급되어 민간주택이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는 건설사들의 불만을 수용한 것이다.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공급 조절에 대한 사람들은 과잉 공급된 주택을 소진하는 게 급한 상황에서 불가피하다는 생각과 보금자리주택은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기 때문에 원래의 계획대로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된다는 상반된 반응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대체적으로 서민주택공급 축소에 대한 우려와 부정적인 평가가 많다. 정부대책 발표 후 모 언론사의 전화여론조사에서도 ‘어려운 업계 입장을 반영한 잘한 결정이다’는 긍정적 평가(38.7%)보다는 ‘대기 수요자들이 혼란에 빠질 수 있어 잘못된 결정이다’라는 부정적 평가(45.5%)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보금자리주택이 서민정책의 상징처럼 되어있기는 하지만 과연 서민을 위해 제대로 된 정책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서민을 위한 대책이라고 하지만 실제 서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과장되어 있고 서민 아닌 서민의 불확실한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또 다른 공공성의 훼손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노컷뉴스

보금자리주택이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 가격이다. 어떤 곳은 시세의 50%(세곡지구와 우면지구의 경우 3.3㎡당 1150만원), 어떤 곳은 시세의 70%정도(미사지구 950만원, 원흥지구 850만원)로 저렴하다. 그러나 일반주택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는 하지만 액수로만 보면 저소득층이 구입하기에 만만한 가격은 아니다. 더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은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주택 로또기능으로 왜곡되는 것도 현실이다. 실제 시세와 차이가 많은 지역의 시장 반응이 뜨겁고, 그렇게 분양받아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기는데 집중되어 있는 현실이 이러한 상황을 방증한다.

공급되는 주택이 공공임대보다 오히려 분양주택이 더 많다는 것도 논쟁거리다. 즉 보금자리주택이라는 것이 저소득 서민들을 위한 영구임대, 국민임대 보다는 자가 주택 소유에 대한 구매력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분양주택공급이 중심이어서 정작 집없고 배려를 받아야할 저소득 세입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은 부차적인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가 제시한 보금자리주택 공급방식에 의하면 영구임대, 국민임대, 10년임대, 전세형 임대등의 공공임대주택이 25~45%, 중소형 및 민간 중대형 분양주택이 55~75%이다. 실제 1차 시범지구의 경우 민간(중대형)분양 27%, 공공(중소형)분양이 36.6%, 공공임대 36.4%이고 2차 지구의 경우도 민간(중대형)분양 27.8%, 공공(중소형)분양34.6%, 공공임대 37.5%로 임대보다 분양이 훨씬 더 많다.

보금자리주택 공급 목표가 적절한 검토 없이 과도하게 추정되어 있고 이렇게 과잉 추정된 주택소요를 맞추기 위해 막대한 개발제한구역이 막무가내로 해제되고 있다는 것도 지적되어야 할 문제다. 당초 보금자리주택은 주택의 절대부족이라는 문제의식 하에 대규모 주택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보금자리주택 공급 정책은 시작부터 그 규모와 구성, 개발제한구역 훼손을 전제로 한 공급방식에 논란이 많았지만 어쨌든 애초의 계획은 2012년까지 40만 가구를 공급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2009년 8.15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집 없는 서민을 위한 획기적인 주택정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하더니 이후 8․27대책을 통해 60가구(연간 15만 가구)로 공급 규모가 늘어났다. 이를 위해 이명박 정부는 개발제한구역 해제기준과 방식에 대한 국민적 검토나 논의를 거치지 않은 체 2009년 광역도시계획변경을 통해 78㎢의 개발제한구역을 추가해제 하는 것을 발표하였다. 보금자리주택 1차 시범지구의 약 85%, 2차 지구의 약 96%, 3차 지구의 약 90%가 개발제한구역이다. 환경등급별로 보면 개발 가능한 4~5등급지가 20~30%, 개발과 보전이 선택 가능한 3등급지가 60~70%정도이며 보전해야 할 1, 2등급지도 4~8%나 된다. 과잉 추정된 주택소요를 맞추기 위해 개발제한구역이 끊임없이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지금이라도 보금자리주택의 공급목표를 수정하여 개발과 공급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2008년 경제시점에 과잉 설정된 목표를 현재 시점의 수요와 주택시장을 반영하여 수정되어야 한다. 현재의 주택시장 불안정이 미분양주택문제등 주택공급 과잉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급확대중심의 보금자리주택정책은 재검토되어야 한다.  더구나 보금자리주택의 공급계획 조정은 개발의 공공성 측면은 물론 미분양주택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민간개발업자 에게도 필요하다.

분양주택 중심으로 되어 있는 보금자리주택정책은 저소득층과 서민들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분양가가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이 단기간에 대량으로 공급됨으로써 민간부문의 분양시장이 위축되어 수도권 미분양 확대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업계와 관련전문가들의 비판이고 보면 분양주택보다는 임대주택중심의 보금자리주택정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번 8․29대책에서 정부가 발표한 보금자리지구내 민영주택 공급비율 상향조정, 85㎡이하 주택의 민영주택 건설 허용등은 오히려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 볼 수 있다.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전제로 한 보금자리주택공급 방식도 바뀌어야 하며 주택공급의 우선순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수도권에 남아있는 개발제한구역은 서울 155.823㎢, 인천 91.319㎢, 경기도 1212.366㎢ 정도가 남아있다. 보금자리 주택을 위해 해제될 140.861㎢은 남아있는 개발제한구역 총면적의 10%에 해당될 정도로 큰 규모다. 서울과 수도권이 지속가능한 도시가 발전하기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녹지를 보전하고 확대해야 하며 특히 지금과 같은 지구온난화등의 문제에서 도시환경적 측면에서 보면 개발제한구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도심내 재개발 재건축을 통한 주택공급, 도시주변에서의 개발제한구역 조정을 통한 주택공급, 도시외곽에서의 신도시 건설을 통한 주택공급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정적인 부담, 환경훼손, 주택공급 과잉의 문제를 고려한 사업추진의 우선순위도 고려되어야 한다.

지난 4월23일 정부는 ‘주택미분양 해소 및 거래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그 당시 정부는 시민단체와 국민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침체된 주택경기를 살리고 주택거래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명분으로 LH공사를 통해 준공후 미분양 주택 6천3백여 호를 매입해준적이 있다. 이번 대책도 결국은 또한번의 ‘건설사 구하기’ 대책이 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  본 내용은 ‘보금자리주택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의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

2010.9.8

환경정의 공간정의국

1 Comment
  1. ㄹㄷⅡ 좋은 글 감사합니다.
    모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과 행복이 깃드시기를 기원합니다.
    건강 지킴이 내 병은 내가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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