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 4대강사업) ≠ (for 민중 = for 강)

20개 나라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는 탓할만한 일이 아니지요. 비행기 멀미는 하지 않았냐. 어느 나라의 누구는 성격이 좀 그렇더라. 요즘 그 친구는 와이프 때문에 고생 좀 한다더라. 남편은 요즘 뭐하고 지내냐 등등 누구누구 뒷담화에서부터 괜한 수다에까지 20명이 모였으니 할 말들이 좀 많겠습니까.

 

그런데 이 양반들이 모여 한다는 짓들이 영 마뜩하지 않은 투성입니다.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부터 시작된 미국 발 세계 금융위기는 그 책임소지를 따지는 일없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수출입시장에서 지들만 돈 벌겠다는 제로섬게임인 환율전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마구잡이로 화석연료를 사용해 지금의 경제 강국이 된 정상들이 이제는 오히려 개도국과 제3세계에게 기후변화의 책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구멍 나서 너덜너덜해진 ‘지속가능한’이라는 깃발을 그 누구도 아닌 구멍 내고 더럽힌 주범들이 단체로 부여잡고 있습니다. 옆에서 봐도 참 겸연쩍은 일입니다. 딱 이정도가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G20에 걸맞은 국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더해 MB정부는 4대강 사업을 친환경적인 녹색성장의 전형이고, 자연친화적인 강 살리기 사업이라고 국제사회에 선전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전인수(我田引水)가 필수인 G20에서 의장국이 될 만한 자격이 충분해 보이는 MB정부입니다. 공공연한 논리는 강바닥에 묻어버리고, 합리적인 인과(因果)는 서해바다에 묻어 버리고 있습니다.

환경운동가들이 그런 G20 정상들을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G20대응 민중대회에서 활동가들은 운동화나 등산화 대신 구두를 신고, 평소에는 꺼내 보지도 않던 정장들을 입고 나왔습니다. 자개장에 빌트인 LCD모니터를 장착한양 어색할 것 같았는데 다들 옷걸이들은 좋은지 말쑥해 보여 괜스레 흐뭇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환경운동의 특성상 그리고 덧붙여서 워낙 터프한 시절이라 평소에는 편한 신발, 편한 옷 말고는 타의 반 자의 반 까마득한 코디입니다.

올 해가 지나면 전 국토에서 진행 중인 4대강 사업은 50%에 이를 것입니다. 한 쪽에서는 이만하면 들어간 돈이 있으니 어쩌겠냐는 태도를 보입니다. 들어간 돈이 아까워 계속 갈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 400만원을 잃을 확률이 80%이고 한 푼도 잃지 않을 가능성이 20%인 경우와, 100%의 확률로 300만원을 잃는 경우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할지를 물었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92%의 응답자가 손실의 기댓값이 더 큰 전자의 도박을 선택했습니다. 더 많이 잃을 확률이 8:2로 절대적으로 높음에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위험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것은 비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이득이 생기는 경우에는 확률이 절대적으로 유리함에도 사람들이 위험을 기피하지만, 손실을 보는 경우에는 확률이 절대적으로 불리함에도 위험을 선호하는 비일관성. 많은 경우의 수 가운데 인간은 이렇듯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입장에서 이제는 위와 같은 인간의 비합리성에 기댄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하지만 4대강 사업만큼은 공공연한 논리와 합리적인 인과로 인간의 비합리성을 극복해야 합니다. 우리의 자연은 도박의 대상이 아닙니다.

 

음식물 쓰레기 못 내놓게 하고, 전태일 기념 시사만화 철거하는 G20의 국격. 그리고 우리와 함께 가야할 4대강에 대해 책임지려 하는 국민의 격. 최소한 이 정도는 지금 당장 선택해야 합니다. 그나마 G20이 우리에게 환기시키는 긍정적인 격입니다.

 

by 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