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환경책] 마몬의 시대 생명의 논리

마몬의 시대 생명의 논리


이수종

오강남의 ‘그런 예수는 없다’를 읽은 후 기독교인이 쓴 정말 좋은 글을 발견했다. 오강남 책은 잘 알다시피, ‘예수가 실존하지 않았다’라는 뜻이 아니다. 굳이 풀어서 말하자면 우리 나라와 같이 믿는 예수는 없다는 뜻이다.

이 책은 왜 우리 사회가 ‘그런 기독교’가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믿어야 하는지 말해주는 책이기도 하지만, 왜 우리 사회가 마몬(신약에 나오는, 인간을 타락시키는 탐욕의 화신)를 숭배하는 사회가 되었는지, 민주주의가 왜 이렇게 불평등한 사회를 만들었는지, 왜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가 되었는지를 기독교로 투영시켜서 말하고 있다.

첫 글은 마태복음에 나오는 포도원 품꾼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이 구절은 흔히 하느님의 자비로움을 설명하는데 인용된다. 하지만 저자는 이 구절에서 자본주의로 인해 파괴되는 인간을 구원해줄 해법을 이끌어낸다. 그건 가난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는 광야에서 악마의 유혹에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고 답했다. 하느님의 그 말씀이 무얼까? 그건 우리가 물질적 안녕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이웃의 행복을 위해 애씀으로써, 즉 사랑을 베풂으로써 구원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예수를 기반으로 하는 서구사회는 어떻게 해왔는가? ‘보이지 않는 손’을 행사하는 개인은 본질적으로 이기적인 존재이며, 사회는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들이 약육강식의 각축을 벌이는 살벌한 장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보다 더욱 살벌한 장을 만들고 있다.

지금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라고 하지만 전혀 민주주의 사회가 아님을 저자는 밝히고 있다. 참다운 민주주의 사회는 먹고사는 일에서 도덕을, 인간다움을 세우는 일이다. 인간이 먹고사는 일에서 도덕을 실천하고 민주주의를 세운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분배와 나눔의 문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찾아야 할 스승들과 책과 영화를 소개하면서 그들이 실천했거나 찾은 생명의 논리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대학, 언론, 교회가 저항과 비판의 보루이어야 하는데 정치에 결탁하여 탐욕의 상징이 된 것을 비판한다. 사실 초기 우리의 교회는 기층 민중의 종교, ‘예수의 종교’였다. 그러나 이제는 ‘마몬의 종교’가 되어 버렸다. 그 해법은 이 시대가 예수의 꿈인 공생공락(共生共樂)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지율에 대한 해석이다. 천성산을 살리기 위해 총241일을 단식한 것은 숭고한 가치의 희생이며, 부활하여 영원한 생명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이 가능함을 예수가 그의 희생을 통해 보여주었다.

교사인 나에게 이 책이 더욱 소중한 것은 저자가 2004년부터 ‘이반 일리치 읽기모임’에서 얻은 배움과 사귐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서울 교육은 지금 진보적인 곽노현 교육감에 의해서 ‘배움과 돌봄’이라는 비경쟁교육이 시도되고 있다. 경쟁은 아이들을 전투적이고 신경질적이게 만들고 마침내 생명을 경시하는 마몬의 심성을 가지게 한다. 모든 학부모들도 이 책을 꼭 읽어 봤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 아이를 위해 경쟁보다 돌봄을 택했으면 한다.

Leave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

clear form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