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가 말하는 서자와 적자 그리고 지방과 서울

‘홍길동’ ‘허준’ ‘짝패’의 공통점은?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우선 사극입니다. 거기다가 꽤나 인기를 끌었거나 끌고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 한 가지 동일한 오브제가 드라마들에는 깔려 있습니다. 바로 적자와 서자라는 신분 차별입니다.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한 이유는 길동이가 바로 서자였기 때문입니다. 흔히 서자라 불리고 또는 서얼이라 불리는 공고한 신분제의 일탈적 파편 계급.

 

적자로 대변되는 단단한 혈족사회에서 조각난 일탈은 쉽사리 주류로 인정받거나 동일 그룹으로 귀속되지 못합니다.

드라마에서도 온갖 차별과 역경을 이겨낸 주인공들이 신분 전복에 가까운 성공을 거둠으로써 감동을 자아내지만, 그것 역시 개인이 용을 쓴 치적으로 한정되거나 개인이 잘한 노력으로 희석되기 일쑤지요. 달리 말하면 그만큼 서자와 적자의 신분제로 대변되는 폐쇄적인 혈족주의는 극복하면 못이기는 척 축하할 일이고, 그렇지 못하면 그냥 그렇게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는 종종 장애인이 비장애인에 견주어 열악한 현실을 극복한 미담들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에서 부각되는 것은 사실 장애인 개인이 온 몸으로 심각한 장애들을 뛰어 넘은 개인의 성공입니다. 결코 출발부터 다른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근본적인 차별이 심도 있게 부각되지는 못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드라마와 현실의 경계에서 모호해 집니다.

 

대전’ ‘광주’ ‘대구’ ‘강릉’의 공통점은?


네. 역시 서자입니다. 적자인 서울을 위시한 수도권과 견주어 파편이고 일탈인 지방 도시들은 2011년 현재 조선의 서얼 그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고향은 선택 가능하지 않습니다. 대전에서 난 놈은 대전 놈이고, 대구에서 난 놈은 대구 놈입니다. 지들이 기어코 서울로 꾸역꾸역 기어 올라가지 않는 한 난 곳이 곳 사는 곳입니다.

 

지역균형발전은 신분제 철폐를 의미합니다. 분권·균형은 서자와 적자라는 틀을 깨려는 노력입니다. 출발이 같지 않으니 출발점을 가능하다면 같게 되돌리려는 작은 시작입니다. 그에 반해 ‘균형’을 삭제하고 그 자리에 ‘경쟁’을 삽입한 이명박 정권의 행태는 달리 보면 서자와 적자라는 신분제 고수와 다름 아닙니다. 극복해서 성공하면 축하해 주겠다는 그 옛날 옛적 김·이 아무개 늙다리 양반들의 선심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결론삼아 말하면 이명박 정권은 신분제 철폐를 전혀 바라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2011년 현재 한국 사회에서 기어코 지방에서 지 고향 버리지 않는 한 ‘서자’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서자입니까? 적자입니까? 아니면 고향을 떠난 반쪽짜리 적자입니까?

 

 

by 롭다

 

아래는 ‘분권균형발전전국회의’의 성명서 전문입니다.

균형과 합의가 빠진

이명박 정부 3년의 지역정책을 강력히 규탄한다.

집권 3년을 맞은 이명박 정부에서 지역정책은 방향을 잃고 추동력도 사라지고 말았다.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합의와 지역혁신을 위한 열정은 사라지고 한정된 자원의 배분을 둘러싼 이전투구만 판치고 있다. 지방에서는 과학비즈니스벨트와 LH공사, 영남권 신공항의 입지를 두고 지역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이를 조정하고 합의를 도출할 주체도 없고 합의도출을 위한 원칙도 보이지 않고 있다.

 

지역발전정책을 총괄하던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5개월이 넘도록 위원장이 공석인 채 지역현안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광역경제권에 기반한 지역발전정책을 슬로건으로 내걸었지만, 광역경제권과 무관한 지방행정체제 개편특별법을 제정하여 시‧군‧구 통합을 추진하고 있어 혼란을 주고 있다. 지방분권을 강조하고 있지만 4대강 사업과 같은 국책사업이나 행정구역 개편에서 지방의 목소리를 찾아볼 수 없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참여정부의 지역균형발전정책을 산술적인 균형을 추구하는 나눠먹기로 폄하하며 균형‧혁신‧분산정책을 상생‧경쟁‧분권 정책을 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 헌법에서도 수차례에 걸쳐 중요한 이념으로 명기하고 있는 ‘균형’이란 용어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명칭에서 삭제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지역정책에서 배제해버렸다. 지역정책에서 균형발전의 이념이 사라진 자리에는 경쟁이 중요한 이념으로 등장하게 되었고, 참여정부에서 추진했던 각종 균형발전정책을 폐기하기에 이르렀다.

 

수도권의 과밀을 해소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대표적인 분산정책인 세종시와 혁신도시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위기를 맞았다. 정부 출범과 함께 국토연구원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와 원장 교체를 통해 혁신도시의 파급효과를 부정하는 결과를 유포하도록 유도하였고, 세종시에 대해서는 중앙정부 청사를 이전하는 원안을 폐기하고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 수정대안을 제시하여 분산정책을 부정하였다. 이러한 시도는 국민들과 정치권의 강력한 저항과 한나라당 내부의 분열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명박 정부 기간 동안 세종시와 혁신도시가 정상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믿는 국민들은 거의 없게 되었다.

 

수도권으로 인구와 각종 기능의 집중현상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도 정부는 2008년 10.30. 대책을 통해 수도권에 대한 규제를 대대적으로 해제하고 말았다. 이미 수도권정비계획법의 대체입법안인 수도권의 계획과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상정된 바 있으며, 수도권의 권역을 폐지하고 수도권에 대한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정당화하는 연구 추진 결과가 언론을 통해 밝혀지기도 하였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폐지하고 대체 입법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적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이러한 조치가 시행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

 

이명박 정부의 지난 3년간의 지역발전정책은 물리적인 개발과 경쟁력을 중시한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토지이용에 대한 대폭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개발가능지를 확대하고, 선도프로젝트와 4대강 사업 등의 대규모 토목사업에는 예산과 인력을 집중한 반면, 지역혁신체계의 구축이나 사회적 자본에 대한 투자는 축소하였다. 경쟁력을 중시하여 강자인 수도권과 대기업은 더욱 팽창시킨 반면, 약자인 지방과 중소기업에 대한 배려는 줄어들었다. 분산이 아니라 분권을 중시한다고 발표하였지만, 세종시의 수정 시도와 행정구역 개편은 중앙정부나 국회에서 결정하였을 뿐 지방자치단체나 주민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10여 년간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해 노력해 왔던 우리 분권균형발전전국회의, 지방분권국민운동, 수도권과밀반대전국연대는 이명박 정부 3년간의 지역정책을 반균형적일 뿐만 아니라 반분권적이었다고 규정한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남은 2년간 지역의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지를 또다시 지켜볼 것이다.

 

우리는 진정한 지역균형발전은 수도권 일극집중을 억제하고 지방분권을 통해 지방이 중심이 되는 자립형 지방화를 실현하여야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진정한 지역발전은 주민자치와 생활민주주의를 통해 구현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앞으로 이미 완화된 수도권 규제를 원상회복하고, 세종시와 혁신도시와 같은 분산정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다. 아울러 하천생태계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수질오염과 홍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4대강 사업과 주민자치를 훼손하고 중앙집권을 강화할 우려가 큰 행정구역 개편안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가치가 우리 국토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각 분야의 전문가나 언론, 개혁적인 지방자치단체와 연대하여 홍보하고 교육하며, 실천해 나갈 것이다.

 

 

2011년 3월 7일

 

분권균형발전전국회의

수도권과밀반대전국연대

지역균형발전과 민주적 지방자치를 위한 「지방분권국민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