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구제역 이후 우리 축산업은 선진화의 길로 들어섰는가

    지난 5월 초 농림수산식품부는 축산업 허가제와 구제역 매몰보상금 축소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가축질병 방역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 세부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무고하게 죽어간 350만 마리의 가축들과 공무원들의 희생, 3조원에 이르는 피해액을 초래한 대재앙에 대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란 것이 향후 이와 같은 사태를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심히 의문스럽다. 더구나 이번 구제역이 이처럼 확대된 데에는 초기대응 실패 등 정부의 정책실패가 가장 큰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반성 없이 농가와 자자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양태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구제역을 비롯한 동물전염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공장식 축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함에도 이에 대한 언급은 대책 말미에 HACCP, 친환경 축산물 인증제를 정비해 나가겠다는 막연한 약속 외에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이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의지가 과연 있는지 의심스럽다. 더욱이 축산업 허가제에 포함된 가축당 사육면적에 대한 조건이란 것도 기존의 비좁은 사육틀의 범위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어 지속적으로 동물전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구제역 사태로 인해 오히려 어마어마한 피해보상금을 받는 축산농가에 주목하고, 정부로서는 막대한 피해액 규모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줄은 이해하겠다. 그러나 구제역으로 인해 무관세 돼지를 수입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을 늘리는 등 국내 식량자급을 위협하고, 자본을 가진 대규모 사육농만 살아남기에 유리한 축산업허가제를 도입하고, 구제역에 대한 관리책임을 농가에게 떠넘기는 일이 진정 축산업 선진화라고 명명하는 것이 옳은가는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2011.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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