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경인운하는 없어야 한다.


경인운하가 요즘 연일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음 달 개통을 앞두고 이런저런 문제점들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UN에 ‘저탄소 녹색성장’ 사업 인증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해 국제적 망신을 사더니, 경제성이 충분해 국민 부담은 없을 거라고 호언장담하던 수자원공사가 얼마 전 정부에 5천3백억 원의 국고 보조를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최근엔 수공에서도 경인운하가 경제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보고서가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앞으로 운영비는 갈수록 불어나는 반면 운영수입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설상가상이다. 아니, 인과응보인가?

2009년 뉴스 사진.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뉴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경인운하를 둘러싼 논란의 역사가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겼다. 시작은 정부가 1998년 굴포천 방수로 공사를 경인운하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한 뒤, 이듬해 경인운하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부터였다. 경인운하 사업을 둘러싸고 경제적 타당성과 환경파괴 논란이 거세졌고, 2003년 환경정의는 감사원에 경인운하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이후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감사원의 판명 등으로 공사는 중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건교부(현 국토해양부)에서 경인운하에 대한 미련을 못버리자 2005년 관련 당사자인 건교부, 환경부, 지역주민, 시민환경단체가 참가한 총 6회의 민관합동 간담회를 통해 ‘굴포천 방수로 공사 및 경인운하 사업에 대하 사회적 합의절차’가 합의돼 굴포천유역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구성되었다. 그러나 건교부는 최종 의사결정에 불참함으로써 사회적 합의를 무산시켜버렸다.


이후에도 국토해양부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친환경적인 방수로 사업을 마무리하지 않은 채 질질 끌고 있다가 토건 정부 출범에 힘을 얻어서인지 2008년 9월, 돌연 경인운하 재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논리적 근거로 내세웠던 것이 바로 최근 논란의 주인공인 KDI의 ‘경인운하 사업수요 예측 재조사 및 타당성․적격성 조사 보고서’다. 사실 당시에도 환경정의는 KDI 보고서 내용 자체에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수차례 지적했었다.(참고: 만천하에 공개된 경인운하 경제성의 허구, 경인운하 추진 강행은 국토해양부의 대국민사기극이다!) 2009년 6월 다
시 한 번 감사원의 개념 돋는 판단을 기대하며 국민감사를 청구했지만, 이명박 정권 하에서의 감사원은 감사청구를 기각해버림으로써 삽질 정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경인운하는 2010년 6월 지방선거를 계기로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을 차지하게 되었다. 경인운하 사업에 앞장서다 인천시장 출마를 계기로 입장을 바꾼 송영길 시장이 경인운하 사업을 재검증하겠다고 공약한 것이다. 이후 구성된 재검증위원회에서는 29명의 분야별 전문가들이 두 달에 걸쳐 검증한 결과를 지난해 11월 30일 발표했다.

정부 측의 경제성 분석 결과는 무려 8번에 걸쳐 번복됐으며 그 편차도 2.08부터 0.8166에 이르기까지 지나치게 커 신뢰할 수가 없다는 것. 위원회가 스스로 검증한 바에 따르면, 이 사업의 경제성은 0.274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 하석용 인천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경인운하 재검증위원회 위원장


재검증위의 보고서는 수자원공사와 중앙정부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와는 아무 상관없이 경인운하는 다음 달 개통을 앞두고 있다. 그러면서 힘들게 돈 들여 만들어 놨지만 결국엔 세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만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경인운하를 보면 다시 한 번 정부의 잘못된 고집이 어떤 결과를 불러 일으켰는지 똑똑히 알 수 있다. 그렇다고 ‘거봐라’라고 팔짱 끼고 혀만 찰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앞으로라도 이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시민의 눈은 더욱 매서워져야 한다. 두 번째 경인운하는 없어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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