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환경책] 살인 단백질 이야기

 D.T. 맥스 지음/강병철 옮김
감영사
2008년 6월

_김경애 

몇 년 후에 2008년 하면 많은 사람들이 미국산 소고기 반대를 했던 촛불시위를 떠 올릴 것이다. 음식, 과학, 경제, 정치에 관련된 수많은 사실들이 하나의 주제에 얽혀 토론하고 시위하고 각종 언론과 매체에서 다루어졌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논쟁의 핵심단어는 프리온이다. 프리온은 protein(단백질)과 virion(핵산분자와 단백질로된 바이러스의 최소단위)의 합성어이다. 이 단어를 최초로 만든 푸루시너는 바이러스와 같이 학문적 의미뿐만 아니라 유명세를 갖기를 원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자신도 역사에 남을 인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프리온은 지금까지 알려진 어떠한 병을 발병기제와 유사하지 않다. 무생물인 프리온으로부터 발병하기 때문이다. 변형CJD는 산발성, 감염성, 유전적 원인 모두 갖는데 이러한 패턴을 가지는 병은 없다. 인간 광우병이라고 불리는 이 병은 아직도 치료 방법이 없으며 앞으로 수 십년 동안은 알아낼 전망도 없다고 한다.

이 책은 인간 광우병에 병에 관한 책이다.

내용을 정리하면, 첫째, 프리온과 CJD에 관련된 설명과 지금까지 최신 연구를 알려준다. 둘째, 발병에 관련된 인류학적인 연구내용을 덧붙였다. 셋째, 과학사적인 것으로 과학의 발전이 결코 중립적이 아니며 정치경제적인 힘의 논리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넷째, 이 모든 내용을 미루어볼 때 우리나라는 결코 광우병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저자는 가장 약한 수위의 단백질 변형으로 인한 질병을 않고 있다. 근위축성측삭경화증, 즉 루게릭병이라고 불리는 병에 걸렸다. 자신의 질병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후대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이 책을 쓰는 동기가 되었다. 때문에 치열하게 병에 대한 모든 것, 과학, 역사, 정치경제에 대해서 추적하고 있다. 어떤 연구자가 이렇게 치밀하고 집요할 수 있을 것인가 감탄할 수밖에 없다. 곳곳에서 프리온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 있다. 특히, 200년간 정체불명 치명적가족성불면증으로 죽어가는 이탈리아 가족에 대해서는 그가 그 가족의 일원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저자는 프리온 질병의 원인을 고대 80만년전까지로 추적한 연구를 소개한다. 인류의 식인 풍습에 의해서 최초로 질병이 감염될 수 있음이 추측된다. 인류는 점차 강해졌고 그 몸을 지탱하기 위해서 육식을 하게 되었다.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 남기 위해 남은 동료나 자식의 시체를 먹을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파푸아누기기의 포레이족은 식인 풍습을 한 결과 프리온병에 걸려 죽어갔다. 이와 비교되게 육식을 추구하는 문화는 또 다른 프리온 질병을 낳았다. 양과 소에게서 더 많은 고기과 우유를 얻기 위해 자식과 어미를 교배시키는 동종교배와 동료의 죽은 시체를 갈아 먹이는 짓을 하여 양은 스크래피, 소는 광우병이 발병된 것이다.

이탈리아 가족이야기, 포레이족의 이야기, 양와 소의 프리온 질병 사이의 역사적 관계 속에서 어떻게 질병의 원인이 발견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왔는지 흥미진진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 내용에서 알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은 과학은 절대 가치중립적이 않다는 것이다. 많은 연구가 정치경제 논리로 진행되는 사례를 프리온 연구를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프리온 단백질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나라 소도 과연 안전할까? 살균과 소독에도 살아남느 프리온이 사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우리 몸에 들어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프리온 질병에 취약한 동종 접합형 유전자가 많은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저자의 말은 섬뜩할 수 밖에 없다. 크로이츠펠트 자코뱅당원들이 주장하는, ‘증거의 부재가 부재의 증거가 아닌 것이다’라는 말은 안전을 확신하는 정부와 연구비를 따내기 위해 이에 동조하는 학자들이 새겨 들을 말이다.

책에서는 광우병이 발발했을 때의 미국의 상황이 영국에서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적고 있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 고름 우유 파동과 같은 사건이 발발했을 때, 대처하는 정부도 이와 유사하다. 저녁 뉴스 시간에 관련 장관들이 나와서 우유를 먹었던 모습이나 영국 농림부장관이 자신의 딸을 데리고 나와 햄버거를 먹었던 모습이나 유사하다. 이들은 과학으로 진실을 말하지 않고 경제적 가치를 우선해서 시민을 기만하였다. 이 책에서 발견한 또 하나 놀라운 뿔을 멋있게 만들려고 사슴에게 단백질을 먹여서 발생한 광록병이다. 저자는 우리 나라의 사슴에서 광록병이 발생하였음을 밝혔다.

책의 결론은 우리는 프리온의 위험성을 아직 알고 있지 못하고 한다. 하지만 질병 통제가 너무 허술하다. 진실은 일부러 허술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정부도 회사도 학자도 믿지 못한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을 지키려 촛불을 든 시민이다.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 어느 누구도 하기 힘든, 살인 단백질 프리온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 온 저자같은 시민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