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환경책] 유전자 조작 밥상을 치워라

김은진 지음
도솔
2009년 2월

무뎌진 GMO 경각심을 일깨우는 다짐

박병상 ∥ 인천도시환경생태연구소장

유전자조작 농산물(이후 GMO)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 판매 반대운동에 본격 돌입했지만 우리나라 언론은 그저 흥미로운 해외뉴스로 보도할 즈음이었다. 수입국이므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GMO의 현황을 모른다고 정부의 방관할 때, 한 언론은 우리나라에 곡물을 수출하는 미국계 다국적기업에 문의를 했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들어온다는 거였다.

그때가 1998년. 생명안전윤리연대모임으로 모인 시민단체는 즉각 GMO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는 행동에 돌입했다. 담당 정부기관 앞에서 집회와 시위를 벌이는 것은 물론이고 서울 곳곳에서 시민들에게 전단을 나누어주었다. 말로만 듣던 운동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자 언론이 관심을 가졌고 언론의 관심은 정치권에서 행정당국으로 이어져 우리나라에도 관련 표시제도가 정비되고 무성의하게나마 시행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생명안전윤리연대모임의 행동이 주춤하자 농어촌사회연구소의 김은진이 바통을 이었고 생활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문제의식을 전파해왔지만 식용유와 사료용으로 수입하던 GMO의 양과 종류는 줄어들지 않았다. 언론의 관심까지 멀어지면서 시민들의 경각심도 무뎌지기만 했다. 시민의 생명보다 시장에 친화력을 가진 정권으로 교체되면서 요즘은 아예 내놓고 수입하고 있다. 오로지 돈벌이에 눈이 어두워.

이때 외롭게 GMO의 문제를 전파하던 김은진이 자신의 경험과 추적한 자료를 바탕으로 무뎌진 우리 소비자의 경각심을 끌어올려야 할 당위성을 펼쳤다. 식량자급이 형편없는 주제를 망각하고 수출강국을 꿈꾸며 40여 GMO를 연구하는 정부의 허무맹랑한 태도와 시민의 경각심이 허술하자 빚어지는 무모한 연구로 조작된 유전자가 생태계에 퍼질 가능성이 높다는 걸 구체적 예를 들어 고발한다. 외국의 농민운동가가 걱정할 정도로 무감각한 우리 사회의 안일한 의식에 안타까워한다. 우리는 시험재배 장소도 모르는 처지가 아닌가.

은근히 GMO를 판매하는 초국적기업의 편에 서는 우리 정부는 한미FTA에서 GMO에 관련한 미국의 요구를 맥없이 받아들였다. 우리는 이런 정부를 믿고 내일의 식량주권을 기대할 수 없다. 시민의 강력한 요구로 마련된 ‘GMO 표시제’가 미국의 압력으로 유명무실화되는 상황에 분노하는 김은진은 ‘GMO Free Zone’ 운동으로 자급자족하자고 주장한다. 그에 앞서 우리는 김은진의 다짐처럼 유전자조작 밥상을 치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