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환경책] CO2와의 위험한 동거

조지 몬비오 지음/정주연 옮김
홍익 출판사
2008년 9월

대안은 있다, 일어나 행동하라

장성익 ∥『환경과생명』편집주간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 언제부터인가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듣는 말이다. 환경운동 쪽은 물론이고 정부와 언론 등을 포함해 저마다 온난화와 탄소 이야기를 시도 때도 없이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는 이 미증유의 위기를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의 호기로 삼아야 한다는 덜떨어진 소리들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처럼 막연한 공포와 넘치는 담론이 어지럽게 교차하는 때에 이 책은 저탄소 녹색 지구를 위해 각 국가와 개인들이 해야 할 일들을 조목조목 제시하면서, 그저 걱정하거나 안타까워하지만 말고 직접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한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환경운동가이자 저술가인 지은이는, 온실가스를 2030년까지 90퍼센트 감축하지 않으면 급격한 지구 온난화와 이로 인한 생태계 붕괴를 막을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면서, 확신에 찬 어투로 얼핏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러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달성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이 책이 제안하는 원칙은 ‘자유할당제’이다. 지은이는 오늘날 지구가 처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누구도 예외 없이 공평하게 똑같은 책임을 나누어 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전 세계가 매년 배출할 탄소의 양을 결정하고 그것을 인구로 나누면 1인당 배출량이 나온다. 국가별 할당량은 여기에 해당국의 인구를 곱하면 된다. 이리하면 가난한 나라들은 오히려 배출량을 늘려도 되고, 반면에 이를테면 미국은 94퍼센트를, 독일은 88퍼센트를 감축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온난화에 역사적 책임이 큰 이른바 선진산업국들이 져야 할 책임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공평하고 정의로운 방법이다.

이런 원칙을 전제로 지은이는 과학적 지식과 방대한 정보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결합시킨 치밀하고도 다각적인 방안들을 제시한다. △열효율이 형편없는 주택을 보수하고 신규 주택을 에너지 절약형으로 지을 것, △연료의 연소 전후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분리하여 원래 있던 곳에 매장하는 탄소 포집․매장 기술을 적극 이용할 것, △대중교통 시스템을 혁신적으로 개선하여 자기용 이용을 줄일 것, △다수의 장소에서 소량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인터넷’을 만들어 연결할 것,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대형 슈퍼마켓을 온라인 판매를 바탕으로 하는 물류창고 형태로 바꿀 것 등이 그 세목들이다.

영국 사례가 중심이고, 기술적․경제적 대안에 비해 정치적 전략이 미흡하며, 현대 물질문명의 근본 문제를 건드리지는 않는다는 점 등은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을 듯싶다. 하지만 이 책 곳곳에서 피력되는 기존 환경주의자들에 대한 따끔한 비판과 충고, 재생가능 에너지가 안고 있는 몇몇 난점과 허점들에 대한 냉철하고도 면밀한 검토, 강력한 규제에 대한 옹호 등은 독자들을 더욱 깊은 성찰로 이끈다. 무엇보다 기후변화 운동이란 세상을 변화시키는 운동일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운동이라는 점을 반복해서 환기시키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그럼으로써 이 책은 다양한 기후변화 대안과 정책들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상하는 데 큰 도움을 제공함은 물론, 기후변화 운동의 주체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점을 깨닫게 하는 데에도 소중한 자극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