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준에 맞지 않는 사카린 조치

‘국내 수준’에 맞지 않는 사카린 조치

 

식약청에서 안전성 논란으로 사용이 제한되었던 삭카린나트륨(이하 사카린)의 사용범위를 확대하려고 한다. 사카린은 1980년대 동물실험에서 방광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온 후 소비자들이 기피하는 대표적인 식품첨가물이 되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사카린이 시중에서 아주 없어진 줄 알고 있기도 하지만, 사카린은 1989년 청량음료에서 1991년 어육제품, 2001년 김치·뻥튀기 순으로 사용허용범위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였고 이번에 다시 소주, 막걸리, 커피믹스, 간장, 소스류 등으로 대상범위가 더욱 넓어지는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소비자들의 식품안전에 대한 인식은 더욱 높아지고 가공식품의 원재료 및 첨가물까지 표기하는 식품완전표시제의 시행에 따라 시중제품에서 사카린을 사용하는 제품을 발견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사카린의 대명사격인 소주는 최근 설탕보다 4~5배나 비싼 결정과당을 쓰고 있고, 커피믹스에서는 첨가물을 빼기 위한 전쟁이 한창 중이다.

사카린의 안전성 논란을 따지자면 다른 인공감미료(아스파탐이나 수크랄로스 등) 보다 일일섭취허용량이 적어 사용량을 적게 해야 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다른 인공감미료는 허용하면서 사카린만 안 된다고 하기엔 위해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하지만 사카린은 다른 인공감미료와 다른 특징이 있다. 매우 저렴하고 ‘신화당’, ‘뉴슈가’ 등의 이름으로 시중에서 구매가 용이하다 점이 바로 그것이다. 소비자들의 높은 식품안전인식에 발맞춰 있던 첨가물도 빼는 판국에 대기업에서 새삼 사카린을 사용할 리는 만무하다. 그렇다면 사카린의 사용범위가 확대되어 소비자의 체내로 들어오는 경로는 어떤 첨가물이 들어갔는지 알 수 없는 식당의 김치, 반찬류, 길거리 자판기 커피, 용기에 담아져 나오는 막걸리 같은 것일 게다.

사카린이 발암물질의 누명을 벗고 일정범위 안에서 소비하면 인체에 무해하다고 해도 그것이 곧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카린은 더욱 안전한 식품이 되기 위해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원재료만으로는 맛을 충분히 낼 수 없으니까 저렴하게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사용된다. 식약청은 ‘국제적인 수준에 맞추기 위해’ 사카린의 사용범위를 넓힌다고 했지만, 소비자들의 국내 의식 수준은 사카린을 원치 않는다. 문은 크게 열어 놓았는데 그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첨가물을 원치 않는 소비자가 피할 수 있는 길은 만들어 놓지 않았다. 식약청의 이번 행정조치에서 아쉬운 점이 바로 그것이다.

2011. 12. 21

환경정의

공동대표 김일중 이은희 조명래 지홍

 

문의 : 환경정의 다음지킴이국 신권화정(02-743-4747, 010-2496-5085)

 

20111221_논평_국내수준에맞지않는사카린조치

Leave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

clear form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