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경인 아라뱃길 개통식 기자회견

부끄러운 ‘경인아라뱃길 개통식’
– 배 안다니는 ‘경인아라뱃길’. 국회 청문회 실시하라!

 

 

2009년 마치 한강은 동해로 흐르는 냥 한강과 서해를 잇겠다며 시작한 경인운하사업.
한반도대운하라는 허황된 정책의 축소판이며 대표적인 국민사기 토목사업인 경인운하사업.

 
결국 국민혈세 2조5천억 원을 쏟아 부은 경인운하는 수많은 전문가와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인아라뱃길’이라는 번드레한 이름으로 오늘(5월25일) 개통식을 진행한다. 하지만 현재 인천시가 경인운하 사업부지에 대한 ‘공구분할 실시계획 인가’를 거부함으로써 경인운하의 정식 준공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그러니까 오늘 진행되는 개통식은 사실 비공식, 반쪽짜리 개통식인 셈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수억 원을 들여 강행하려고 하고 있다. 대양이 아닌 좁아터진 인공수로 위에 뜬 승객없는 초라한 유람선이 ‘녹색 미래를 향한 위대한 항해’가 되고, 자전거도로 말고는 볼 것 없는 휑한 곳이 ‘프러포즈하기 좋은 곳’이고, ‘고려시대부터 꿈꿔온 대장정의 마무리’라며 21세기 한국의 꿈과고려시대의 꿈이 같다고 말한다. 이처럼 정부가 국민을 우롱하는 수사는 들어간 돈 만큼이나 허황되다.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의 시민사회, 종교계를 아우른 경인운하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이하 수도권공대위)는 2008년 10월 발족한 이래 지금까지 줄곧 경인운하 사업의 부당성을 수없이 지적해 왔다.

 

경제성 제로에 가까운 경인운하

경인운하를 이용하게 될 수출물류는 그 과정이 경제적인 것과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 우선 김포터미널까지 트럭으로 운송했다가 보관하고, 다시 바지선에 실어 인천터미널로 가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물론 인천터미널에서 다시 내렸다가 싣고 보관하는 등의 과정이 있고나서야 비로소 모선(母船)에 선적이 가능하다. 수입화물의 경우도 그 반대 과정을 똑같이 밟아야 한다. 어느 누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면서 유유자적하게 수차례의 환적(換積)과정을 반복하겠는가. 이러한 경인운하의비경제성은 현실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2012년 4월을 기준으로 경인운하를 오고간 화물선은 고작 국제선 2척(중국-컨테이너선, 일본-기계선적), 국내선 2척(제주-생수, 부산-철강)에 불과하다. 아무리 시범운항 기간이라지만 컨테이너 200~300TEU를 선적하는 4000톤급 배가 선적에서 하역까지 장장 4시간이나 걸리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 경인운하를 어느 선주가 지속적인 물류통로로 이용하겠는가. 애당초 정부가 경인운하에 부여한 역할은 분명 물류였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국민 세금으로 물류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2조5천억 원짜리 자전거도로를 건설한 셈이다.

 

중복과잉투자

경인운하의 경제성 없음은 애초부터 예정되어 있었다. 정부는 경인운하를 인천항의 보조항으로 규정하고 물류 등을 위한 항만부두 역할을 중요한 건설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바로 지척의 인천항은 내항, 남항, 북항, 신항 등 자체 시설만으로도 과잉이다. 2020년까지 내항, 남항, 북항 등에 2조7천억원을 투입해 32개 부두를 건설하고, 신항에는 4조5천억 원을 투입해 컨테이너 부두 23개와 일반부두 7개를 건설하는 등 총 7조2천억 원을 투자하여 130개 부두를 완비할 예정이다. 게다가 인근의 평택항, 당진항 그리고 아래로는 군산항, 목포신항 등 서해안은 항만시설이 차고 넘친다. 특히 인천항으로부터 76km 아래 위치한 평택항은 대 중국 무역의 교두보 역할을 위한 장기적 플랜이 진행중에 있다. 한마디로 경인운하는 뚜렷한 목적의식이 부재한 단순한 실익 없는 터미널 증설에 불과하다. 2조5천억 원의 막대한 국고를 낭비하는 중복과잉투자가 바로 경인운하인 것이다.

 

사회적 합의 무시
산수만큼 중요한 것이 도덕이고 사회다. 정부와 시민사회는 2005년 7월 굴포천 방수로 건설 문제(경인운하 문제)에 대한 합의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환경부, 건교부 등 경인운하 찬성 측 6명과 지역주민, 환경단체 등 반대 측 6명으로 구성된 굴포천유역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구성했다. 이후 ‘협의회’에서 경인운하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재검토하고 최종적으로 경인운하 건설의 가부를 투표로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협의회’ 최종 의사결정과정에서 경인운하 사업 추진을 발의한 건교부(현 국토해양부)와 찬성측이 불참함으로써 경인운하 사업 추진에 필요한 사회적 합의과정은 그 틀 자체가 깨져버렸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안건 자체가 부결된 것이지만, 국토부는 2009년 경인운하 착공에 들어갔다. 결론적으로 사회적 합의 과정을 중간에 파기하고, 실익 없는 토목사업으로 국익을 훼손한 경인운하 건설은 추호의 정당성도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경인운하는 산수에 이어 도덕과 사회에서도 커트라인에 한참이나 못 미치는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부가 내건 경인운하의 존재이유는 2조5천억 원짜리 자전거도로나 겨울이면 얼어버리는 18km짜리 스케이트장이 아닌 수도권 물류를 위한 통로였다. 일각에서 제기하듯 이제 와서 관광에 초점을 두는 것도 공짜 밥과 기념품을 안겨주며 유치한 유람선여객이 2012년 4월 기준으로 일평균 550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어불성설이다. 하루 두 번 경인운하를 오고가는 유람선들의 정원은 각각 685명과 266명이다.
물론 정부가 막무가내로 내질러 놓은 똥은 치워야 한다. 경인운하를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경인운하 건설과정과 같은 오류를 반복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충분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할 문제다. 그것보다는 우선 경인운하 복기(復棋)다. 진 바둑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뭐가 잘못됐는지 복기하는 일이다. 정부가 내놓았던 B/C분석 값은 0.8166에서부터 2.08에 이르기까지 초점 없는 고무줄 늘이기였다.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다. 또 이제와선 개통식에 맞춰 빈 컨테이너 쇼를 벌이고 있다. 그리고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릴레이 축하 쇼를 벌이는가 한편 경인운하 사업에 관련되었던 인사들에게 표창을 한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반드시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진행해 경인 운하의 오류들을 빠짐없이 들어내고, 책임 또한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 수도권공대위는 경인운하 청문회를 강하게 요구하며, 야당들과 공조해 19대 국회에서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을 이 자리에서 밝힌다.

 

 

2012년 5월 25일
경인운하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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