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유엔지속가능발전회의(Rio+20)에 대한 Rio+20 한국민간위원회의 입장문 ② 서문, 녹색경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제도적 체제, 후속조치를 위한 체제

 

 

 

[서문]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UNCED)는 전 인류 차원에서 다급한 인류 생존의 문제와 환경문제를 공유하고 대책을 모색했던 기념비적인 지구정상회의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회의를 통해 전 세계 정상들은 환경, 경제, 사회의 세 축을 통합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실현을 인류 공통의 과제로 제시한 리우 선언과 의제21(Agenda 21)을 채택하였으며,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 사막화방지 협약 등이 체결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리우 회의 이후 지난 20년간 지구 사회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구현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 지구적인 환경위기는 점점 더 악화되었고, 국가 간의 빈부격차와 개별국가 내에서의 사회적 불평등문제는 날이 갈수록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합의는 점점 더 요원해지고 있습니다. 생물종 다양성은 점점 감소되고 있으며, 멸종위기에 처한 종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사막화 현상 또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리우+20회의는 지난 20년간의 리우 선언에 대한 이행상황을 평가하고, 더욱 심화된 위기에 직면한 지구사회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논의되고 있는 리우+20회의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위기에 처한 지구 공동체의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도 못하며, 심지어 지구환경에 대한 위기감조차도 느낄 수 없는 매우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유엔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정상들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이 인류 생존에 얼마나 위협이 되고 있는지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 지구적 차원의 빈부격차가 왜 인류 생존에 위협이 되는지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지 못합니다. 이러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로 눈치만 보는 형국에 빠져 있습니다.

 

금번 리우+20회의에서는 이와 같은 전 지구적인 환경위기와 빈곤퇴치를 위해서 ‘사전 예방의 원칙’ 및 ‘공통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 원칙에 입각한 명확하고, 책임 있는 해결책이 도출되기를 한국의 민간단체는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서 현재 지구사회가 당면한 환경위기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빈곤퇴치 맥락에서의 녹색경제]

녹색경제는 지난 1992년 리우에서 채택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개념보다 후퇴한 개념입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환경, 경제, 사회의 세 개 분야를 통합하고 미래세대까지 고려한 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개념이나, 녹색경제는 이중 사회적 형평성 문제를 원천적으로 간과한 개념이며, 경제와 환경의 두 가지 분야 중에서도 환경보호보다는 오히려 경제성장에 방점이 찍혀있어 현재 인류가 직면한 다양한 환경위기에 대해 과거보다 역행하는 흐름의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또한 녹색경제라는 개념자체가 애매모호해서 전 지구적으로 처한 환경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국가 간 빈부격차를 악화시키고, 빈곤퇴치에는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Rio+20를 통해 한국의 녹색성장 정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실용적으로 접근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녹색경제의 실례로 들고 있는 4대강 사업은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녹색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오히려 콘크리트를 중심으로 한 회색경제에 어울리는 정책입니다. 또한 녹색성장의 동력으로 홍보되는 원자력 발전의 공격적 확대 정책 역시 전혀 녹색경제에 부합하는 에너지정책이 아닙니다. 지난해 발생한 비극적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자력 에너지가 안전하지도, 깨끗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세계적인 원자력 대국이었던 일본은 지난 5월 5일을 계기로 전국에 산재하고 있는 54개의 원전을 전면 가동 중단했으며, 독일과 스위스도 각각 2022년, 2034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는 단계적 탈핵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포스트 후쿠시마 시대에 공격적으로 원전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는 한국 등 몇몇 소수 국가에 불과할 정도로 원전 확대는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에너지 정책이며, 녹색경제를 위한 에너지 정책이 될 수 없습니다.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제도적 체제]

환경, 경제, 사회적 측면의 조화로운 통합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국제 환경 거버넌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92년 리우회의 이후 지금까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수많은 협약과 선언들이 있어왔지만, 실체적인 성과는 많이 부족했습니다. 그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써 지속가능발전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이행체계가 미흡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만큼은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제도적 체제를 강화하는 의제와 관련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 내야 할 것입니다. 현재 UNEP는 환경문제의 중요성에 비해 그 실천력을 담보하기에는 너무나 미약하므로 그 대표성과 정당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변화가 이번 회의를 통해 결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전 지구적인 지속가능발전을 이행하는 체제의 수립과 발맞춰 개별국가의 지속가능발전 체제를 강화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의 경우, ‘92년 리우 선언 이후로 설립한 지방의제 21은 현재까지도 유의미한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이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들을 배가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지난 두 개의 정부에서 효과적으로 운영되었던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현 정부에서 해체한 것은 한국정부의 명백한 지속가능발전 정책의 후퇴를 의미합니다. 21세기 환경선진국을 희망하는 한국에서는 차기정부에서라도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조속히 복원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에 관련 기구들을 강화하는 정책들을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후속조치와 행동을 위한 체제]

지속가능발전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한 후속조치 및 행동을 위한 제체와 관련해서는 현재 Rio+20의 결과문서 협상회의에서 논의되고 있는 동료검토(peer review)의 도입을 한국의 민간단체는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 유엔인권이사회 주관으로 실시되는 인권분야의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UPR)제도를 벤치마킹한 제도가 지속가능발전 분야에도 도입될 수 있기를 촉구합니다.

 

이러한 동료검토의 도입을 위해서는 지속가능발전의 이행을 통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목표의 설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2015년 이후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보완할 새로운 국제개발협력목표로 논의되고 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도입을 한국 민간단체는 지지합니다. SDGs는 개도국만이 아닌 Rio+20의 모든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하는 목표가 되어야 하며, MDGs에서 다루지 못한 분야들을 포함하여, 경제?사회?환경의 발전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기 위한 종합적인 지표가 되어야 하며, 각 국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하면서 보편성을 지닐 수 있는 목표가 제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Rio+20를 통해 SDGs를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한 원칙과 과정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어 Rio+20이후 이를 위한 프로세스가 출범하기를 기대합니다.

 

이 외에도 단기적 임기에 영향을 받는 국가 지도자들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도록 미래세대의 이해관계와 권리를 대표할 UN Ombudesperson 혹은 High Commissioner 제도를 도입하는 안을 한국의 민간단체는 지지합니다.

마지막으로, 개도국의 지속가능발전과 빈곤퇴치를 위해 GNP 대비 0.7%를 ODA로 제공하고 GNP대비 0.15~0.20%를 최빈국에 지원한다는 국제적으로 합의된 약속을 선진공여국들이 빠른 시일 내에 지키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특히, ODA는 회복 불가능한 한계 시점에 다다르며 파괴되어 가는 유한한 지구생태계와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개도국과 입게 될 미래세대에 선진국이 지고 있는 역사적, 현재적 생태부채를 변제하는 중앙정부 차원의 최소한의 책임으로 인식되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선진공여국들은 ODA를 시혜적인 관점에서 추진하거나 자국의 국익 추구 및 기업 진출의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되며, 사회적·환경적·경제적 측면에서 형평성을 담보하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노력으로 인식해야할 것입니다. 또한, 혁신적인 재원의 하나로 최근 국제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금융거래세를 도입하는 방안이 이번 Rio+20를 통해 구체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으며, 원조가 기업의 사적인 이윤추구의 수단으로 전락해버리지 않도록 민간 기업이 준수해야 할 국제적 원칙과 기준이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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