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위험] 국민환경권 훼손한 구미시 불산 가스 사고

국민 환경권을 심각하게 훼손한 구미시 불산가스 사고
-국민을 위험으로 내몬 화학공단 관리시스템과 2차 피해 방조하는 국가의 위험대응 체계

경북 구미4공단 내 휴브글로벌 공장에서 지난 9월27일 불산이 유출돼 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하지만 사태가 진정되고 수습되는 것이 아니라 피해규모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고 지점에서 600m 반경 내 두통과 호흡곤란을 이유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800여명에 이르고 갈수록 피해 주민 수는 늘어나고 있다. 거기에 더해 환경부의 초기 관리가 미흡했다는 정황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번 구미시의 불산가스 누출사고는 초기관리의 실패, 수습 과정에서도 드러난 대응 체계의 실패 등 책임 소재가 분명한 인재다.

 
불산(Hydrofluoric Acid)은 비인화성으로 냄새가 매우 독하고 강한 부식성의 무기산이다. 수용성이 높아 누출사고가 발생하면 그 전파 속도가 상당히 높다. 또한 불산은 노출 경로가 피부(흡수), 눈, 폐(흡입), 입(섭취) 등 전 방위적이며 표면적 2.5%의 작은 노출로도 사망이 보고될 만큼 급성 독성물질 중 가장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로 분류된다. 그런데 이런 불산을 다량
으로 취급하는 위험 시설이 어떻게 주민 거주 지역에 버젓이 들어서게 됐는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더군다나 주민은 물론 지역구의 시의원까지도 누출사고가 일어난 후에야 그런 시설이 있었다는 걸 알았다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 처음부터 환경 정의적 관점에서 주민의 환경권은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다.

 
그리고 사고가 일어난 이후 정부가 취한 태도도 그냥 넘어가기 어려울 만큼 체계적이지 못했다. 아니 무능에 가깝다. 우선 화학물질관리법 시행규칙 제40조는 화학물질 사고의 대비 및대응을 위하여 화학물질 정보제공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사고가 일어나고 방제 작업에 참여한 600여명의 작업인원들이 불산의 위험성을 알지 못하고 투입됐다고 한다. 또한 사고 발생초기에 어디에서도 불산의 위험성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것도 사고 대응 시스템 자체의 결함으로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또한 심상정의원실에 따르면 환경부는 현장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화학물질사고 ‘심각’단계를 해제했다. 환경부는 폭발사고가 발생하고 9시간이경과한 9월28일 0시30분경에 현장조사를 착수해 당일 14시40분경 총 4차례의 사고지점, 주변지역 측정 등 총 8차례에 걸친 측정을 실시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새벽 3시30분경에 ‘심각’ 단계를 해제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환경부의 현장조사는 대기질 오염만을 측정해 잔류오염 등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는 점도 심각한 사안이다. 강한 바람으로 대기에서 불산 검출이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기질 오염 측정만 했다는 것은 몰상식에 극치다.

 

이 외에도 2차 피해가 충분히 예상되는 사고지점 500m 이내에 대한 측정 없이 500m에서1.3km 떨어진 지역에 대해서만 측정하는 등 현장조사 지점 선택의 오류도 따져봐야 할 문제다. 그리고 설령 환경부가 ‘심각’ 단계를 해제했다하더라도 여전히 ‘경계’ 단계에서 구미시의성급한 주민대피령 해제도 피해를 가중시킨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사고가 난 마을의 주변 식물들은 누렇게 말라가고 있다. 사고지점인 봉산리를 비롯해인근 임천리 등에서도 농작물 91.2㏊가 고사했고, 가축 1313마리가 기침과 콧물증세를 보이고 있다. 2차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피해지역 주민들에게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는 일이 발생했다. 자신들의 이해와 상관없이 자신들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불산이라는 독성물질에 의한 환경피해를 당한 것이다. 구미시는 행정안전부에 해당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건의했다고 한다. 환경 정의적 측면에서도 특별재난지역 지정은 시급하다. 그래서 피해 주민들에 대한 보상을 100%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또한 피해 확산을막기 위한 면밀한 역학조사와 모니터링, 해당 지역의 농축산물 폐기 방안 등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비단 이번 사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정부의 화학물질 관리, 사고 대응 등 시스템 자체에 대한 오류를 점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국민의 환경권을 도외시하는 현행 관리체계로는 비슷한 사건사고가 재발할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21세기 한국에서개발시대의 화학공단 관리 행태가 지속되는 한 국민의 환경권은 언제라도 무시되고 훼손될 수
밖에 없다.

 

2012년 10월 5일
환 경 정 의

20121005_성명_국민환경권훼손한구미시불산가스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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