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마지막까지 참 나쁜 대통령

촛불-천주교303
(사진출처 : 최병성의 생명편지. http://blog.daum.net/cbs5012/11996148)

이명박 대통령 퇴임 연설에 부쳐

○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19일) 청와대에서 퇴임 연설을 했다. 지난 2007년 12월 이후, 어떻게 5년을 견뎌야 할지 막막했던 시간들이 지나고 어느새 퇴임을 코앞에 두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다고 해야 할까, 만감이 교차한다고 해야 할까. 대선 후보 시절부터 대대적인 공약으로 경부운하를 들고 나와 취임 직후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고, 거센 반대에 부딪치자 4대강 살리기로 이름만 바꿔 대규모 하천개발 사업을 밀어붙인 이명박 대통령과의 지난 5년은 싸움의 연속일 수밖에 없는 시간들이었다. 역사에 길이 남을 환경파괴를 자행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지난 5년이 가장 보람되고 영광된 시간이었던 만큼 환경단체들은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지난 5년 국정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생각을 달리하고 불편했던’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는 이명박 대통령처럼 마지막 가는 길 박수는 못 칠지언정 딴죽은 걸고 싶지 않지만, 국정의 책임을 내려놓는 이 시점에까지 거짓과 기만으로 일관하는 그를 보니 ‘마지막까지 참 나쁜 대통령’이란 타이틀을 선사하지 않을 수 없다.

○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마지막 연설에서까지 4대강 사업과 원전 확대로 대표되는 ‘녹색성장’을 이제 세계 공통 용어가 되어 많은 나라가 함께 하고 있다고 포장하며 그의 치적으로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 해 리우+20회의의 2가지 의제 중 하나였던 ‘녹색경제’와 ‘녹색성장’은 엄연히 다른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교묘하게 혼용하고,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반쪽짜리 녹색성장 결의문을 통과시킨 것이 그가 말한 글로벌코리아의 비전 제시이자 세계 질서를 만들어나가는 것의 일환이었을까.

○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큰 과오로 남을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과 대규모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시행했으며 그 취지를 계속 살려나가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그간 환경단체들이 제기했던 수많은 문제점들이 사실로 밝혀지고, 명비어천가를 부르짖던 보수 언론도 앞 다퉈 비판하는 지금에 와서도 여전히 그러한 것들은 국내 일부의 논란일 뿐 해외 전문가 그룹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자위하는 그의 여유가 놀랍다 못해 꿋꿋하다.

○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문제를 ‘우리나라만 잘사는 길이 아니라 세계가 함께 잘사는 길을 우리가 앞장 서 제시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해외에까지 수출하려 한다는 점이다. 성공적인 4대강 사업 덕분에 태국 물 관리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담합 비리 등 문제의 소지가 여전한 소위 ‘4대강 드림팀’건설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안겨 주려 애쓰고 있다. 이런 와중에 늘 그래왔듯 입바른 소리를 하는 환경단체들을 반애국적이고 반국가적이라며 매도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불통과 독단으로 국민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었던 것도 모자라, 이제는 타국민의 삶까지 짓밟으며 산하를 헤쳐 놓겠다는데 그 책임은 다 누구의 몫이 되겠는가. 본인이 고스란히 짊어질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 결국 대한민국이 져야 될 것들이다. 이를 막기 위한 노력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사전에는 ‘반애국’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똑같은 실수가 국경을 넘어 두 번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이명박 대통령이 벌려놓은 수많은 문제점들이 여전히 산재해있는 지금, 과연 그가 소망하는 것처럼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4대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우리 강산을 한 번 둘러보는 날이 올수 있을지 의문이다. 진정 나라를 위한다면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서 물러나 겸허하게 그간의 문제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길 바란다. 진실을 왜곡하고 민심을 호도해가며 문제를 더욱 크게 만드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그것이 현재 국민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더는 일이고 이명박 대통령이 그토록 원하는 대한민국을 선진화하는 길이다.

 2013년 2월 19일

 환경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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