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온실가스배출량과 에너지수요전망 밀실에서 졸속으로 정하지 말아야

에너지시민회의 성명서

 

박근혜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 포기할 것인가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수요전망 밀실에서 졸속으로 정하지 말아야

기존 정책에 대한 평가와 사회적, 과학적 검증이 우선

 

장하나 의원실의 10월 14일자 보도자료 ‘환경부, “자체전력수요전망 폐기하고, 산통부 전력 수요 부풀리기에 굴복”’에 따르면 환경부가 산업부의 에너지수요 부풀리기와 그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수요 부풀리기에 동의했다는 내용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포기한다는 의미로 평가할 수 있으며 특정 산업 업종, 특정 업체의 이익에 정부 정책이 종속되었음을 자인한 셈이다. 나아가서 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큰 방향인 ‘수요관리 중심의 정책전환’을 스스로 부정한 것이다.

지난 10월 4일자 에너지시민회의 기자회견에서도 밝혔듯이 에너지수요를 도출하는 4개 요소 중에 3개 요소가 에너지수요 전망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부의 에너지수요 전망, 전력수요 전망안은 더 높게 나왔다. 이는 과거 실적치에 기반한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수요전망 모델 프로그램의 한계이자 약점이 확인된 것이다. 비정상적으로 급증한 2010년 에너지수요와 전력수요를 평가 없이 단순 반영하게 되면 왜곡된 전력수요 전망치가 나올 수밖에 없다. 지금도 경제규모 대비 1인당 에너지소비와 전력소비가 높은 상황에서 앞으로도 수요가 계속 비정상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현재의 미국보다도 높게 예측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더구나 비효율적인 전력을 최종에너지에서 현재의 19%인 것을28%까지 높인다는 계획은 비효율적인 에너지수급구조를 더 강화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려있으며 싼 전기요금을 경쟁력으로 하는 전기다소비 업종과 업체의 이익을 계속 보장해주겠다는 의미다.

애초 이런 수요전망 부풀리기 시도는 2008년 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이 작성되고 그에 따라 2009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후에 2010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할 때는 별 말 없다가 1년이 지난 2010년 5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공청회에 갑자기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상 에너지수요전망을 다시 하겠다고 하면서 2020년 에너지수요 전망치를 기존보다 10%가 더 높게 제시했다. 이 결과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5년 대비 5% 감축이 아니라 오히려 5%가 증가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지식경제부가 숫자조정으로 꼼수를 부리는 것에 사회적인 비난이 쏟아지자 2차 공청회를 예고해놓고는 없던 일로 해버렸다. 그러고는 지난 정부 말, 올 2월에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세우면서 정권 말기 권력의 공백기를 틈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부정하더니 박근혜 정부 들어서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 재산정 작업에 들어가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 불가능을 기정사실화 한 것이다.

이런 산업부의 노골적인 행위에 대해서 환경부는 맥없이 굴복하고 만 것이다. 지난 4월 4일 환경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치(BAU)’를 8월경까지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월에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지킬 수 없다고 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환경부는 산업부의 배출량 전망치 부풀리기 꼼수에 동조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재산정 작업에 들어간 자체가 이런 상황을 노정한 것이다. 6개월이 지난 지금 환경부는 산업부에 굴복한 것이다. 그리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지키겠다고 공약한 박근혜 정부는 또 하나의 空約을 만들어 낸 셈이 된 것이다.

비정상적으로 급증한 에너지수요와 전력수요에 대해서는 관련 정책을 평가하는 것이 먼저다. 지난 9월 21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도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0%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 배출량이 2015년부터는 감소추세로 전환돼야 하지만, 2010년 국가배출량은 이상기후에 따른 냉난방 수요증가 및 제철시설 증설 등으로 전년 대비 9.8% 가량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배출량 전망치 부풀리기 꼼수라고 비판하는 것은 다소 성급한 측면이 있으며,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총괄하는 환경부는 장관의 이 언급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시민환경단체들은 그동안 수차례 산업부와 환경부의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재산정 작업을 공개하고 사회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하지만 산업부와 환경부는 밀실 논의를 고집했고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조차 제대로 된 논의없이 무슨 기밀자료나 되는 듯 비공개를 고집했다.

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장기 에너지수요전망, 전력수요전망과 그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제 겨우 산업부, 환경부 논쟁에서 산업부의 목소리가 반영된 정도다. 앞으로 2차 에너지기본계획과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작성에서 수요 전망치는 사회적, 과학적인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에너지정책은 국민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핵발전소, 화력발전소, 송전탑과 에너지산업의 일자리 창출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정책을 정부 기관 몇몇이 모여 밀실에서 정하는 시대는 끝났음을 정부 당국도 인식해야 한다.

2013. 10. 16

에너지시민회의

기독교환경연대, 녹색교통, 녹색연합, 부안시민발전소, 불교환경연대, 생태지평, 여성환경연대, (사)에너지나눔과평화, 에너지전환, 에너지정의행동, 한국YMCA전국연맹, 한 살 림, 환경과공해연구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20131016_공동성명_온실가스배출량과에너지수요전망밀실에서졸속으로정하지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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