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에 땅이라도 구하셨나요?" 리마총회(COP20)에서 파리총회(COP21)로 가는 길.

“달나라에 땅이라도 구하셨나요?”

리마총회(COP20)에서 파리총회(COP21)로 가는 길.

출처 : newclimate.org

리마총회장 사진, <출처 : newclimate.org>

“Lima call for climate action(기후행동을 위한 리마 선언)“과 함께 제20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가 폐막하였다. 예정보다 이틀 연장된 이번 리마총회(COP20)는 ‘신 기후체제 협상 초안 주요내용’ 결정과 ‘INDCs(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각 국이 정하는 자발적 감축량)의 범위, 제출시기 등 신 기후체제(POST-2020)로 가기 위한 주요 내용을 결정해야 하는 회의였다. 신 기후체제를 결정짓는 파리총회(COP21)에 모든 관심이 집중돼 비교적 관심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앞선 설명처럼 주요 내용의 세부범위를 결정해야 하는 회의이다.

이번 리마총회(COP20)는 최근 총회 경향처럼 당연한 듯 늦게 마무리 되었다. 이틀이나. 그리고 이틀 늦게 끝난 총회를 돌아보니 이렇다. 이번 리마총회를 지켜보며 내 머릿속에는 딱 한 단어가 박혀버렸다. 바로 ‘자발적’. 바르샤바총회(COP19)에서 INDCs(자발적인 감축량 제출) 결정 이후 세계는 기후변화 대응을 자발적이라는 아름다운 미사여구 아래 방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제발 내 느낌이 틀리길 바라지만…) 일례로 이번 총회에서 INDCs의 제출시기에 관해 이렇게 결정됐다. ’주요 경제국은 3월 제출, 나머지 국가는 Well in advance COP21(COP21 충분히 전에)‘ “다들 알아서 잘하자…먼저 제출할 수 있는 나라는 3월에 내고, 나머지 국가는…음…아무리 그래도 Well in advance COP21(COP21 충분히 전에) 자발적으로 제출해라. 이 정도는 자.발.적.으.로 잘할 수 있지?”

‘자발적’을 엄청 좋아하게 된 UNFCCC는 이제 자발적도 넘어 곧 있으면 ‘나만 아니면 돼‘라고 외치며 기후변화 대응은 뒷전으로 밀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가뜩이나 내년 INDCs의 제출양이 세계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마지노선 (2050년까지 산업화 이전 2도 이내 상승)을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인데, 사전 검토의 시간은 당연히 없고 9월까지 제출만 하면 12월 총회에서 감축목표와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한다. 당사국들은 다 달나라에 땅이라도 준비했거나 아니면 지구가 이제 ’자발적‘으로 잘할 거라 믿는 것 같다.

출처 : 로이터

2013년 필리핀 태풍 피해, <출처 : 로이터>

아, 이제 달나라에 땅을 준비했든, 안했든 내년 파리총회(COP21)에서 신 기후체제의 타결을 앞두고 본격적인 눈치 싸움은 시작됐다. 첫 번째 눈치싸움은 ‘누가 먼저 INDCs를 제출할 것인가?’ 그리고 ‘누가 얼마나 어떤 계획을 제출할 것인가?’가 아닐까 싶다. 남이 나보다 잘되면 배알이 꼬인다고 하지 않는가? 또 사돈이 땅 사면 배 아프다는데, 자국과 비슷한 나라가 나보다 덜 감축하고 계획하면 얼마나 배 아프겠는가? 자, 이제 눈치싸움은 시작됐다. 부디 내 예상이 틀려 모든 나라가 선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적극적 활동을 펼치길 바라지만 왜 슬픈 예감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는지, 이번에도 불안하다.

계속 남 얘기하듯 중얼중얼했는데, 우리나라도 INDCs 제출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입장인지 찾아보니 환경부는 이런 입장이다. “내년 9월을 목표로 2020년 이후 신기후체제 감축 계획을 준비 중”이라며, 감축 목표는 국제사회 시선과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경제국은 내년 3월까지 INDCs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럴 땐 선진국이고 뭐고 간에 영원한 개발도상국이고 싶은가보다. 이제 슬슬 국제사회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야 할텐데, 심지어 우린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다 배출 국가인데, 분명 신문 보면 우리나라도 선진국 수준이라는데, 이럴 땐 경제대국도 포기하고 타의 모범이 되길 싫나 보다. 올 해 INDCs제출에서는 모범을 보이기 힘들 것 같다. 다시 한 번, 왜 슬픈 예감은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는지…

COP21

<COP21 logo>

자, 올 해도 당사국총회는 열린다. 파리총회(COP21)가. 신 기후체제(POST2020)으로 넘어가는 아주 중요한 파리총회가. 12월 열리는 당사국총회도 당연히 집중해야 하지만 지금은 각 국가 별로 얼마나 잘 INDCs작업을 진행하는지 지켜보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부터 INDCs작업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 어느 과정을 통해 수립할 것이고, 어느 내용을 담을 것이고, 어느 시기에 제출 할 것인지 등을 잘 지켜봐야 한다.

나는 지구의 미래와 내가 사는 땅의 미래를 ‘자발적’이란 미사여구 아래 맡겨둘 수 없다. 작년 뉴욕의 기후정상회담에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말처럼 ‘이제 기후변화는 논쟁의 가치가 없다. 왜냐면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말 기후변화는 우리의 문제지, 남의 문제가 아니다. 부디 한국 정부는 ”남“이 잘 할 거라 생각하지 말고 ”내가“먼저 ”우리“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한다는 생각으로 기후변화문제에 대응해주길 바란다. 이번만큼은 슬픈 예감이 꼭 틀리길 바란다.

리마총회 행진 모습

리마총회 행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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