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정의]규제완화가 불러 온 김포시의 환경재난

규제완화가 불러 온 김포시의 환경재난

환경정의 김홍철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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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거물대리, 초원지리 일대 공장들에 대한 환경부의 집중 단속(2015.2)과 주민피해의 실체를 밝히는 환경역학조사 중간보고(2015.3)가 있은 후 김포 난개발과 환경피해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환경부의 집중단속과 역학조사 결과 확인된 문제의 심각성이 워낙 크고 심각하기 때문이다.

인포그래픽[김포 공장 난개발과 환경피해의 원인]

인포그래픽[김포 공장 난개발과 환경피해의 원인]

김포지역 공장 난개발과 환경피해는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완화에 그 원인이 있다. 지난 96년 정부는 공장을 지을 경우 설립승인의 대상 기준을 200제곱미터이상에서 500제곱미터이상으로 완화하였다. 즉 예전에는 200제곱미터 이상공장일 때 행정기관의 설립승인을 받아야 했으나 규제완화가 되면서는 500제곱미터 미만 공장은 행정기관의 설립승인 없이도 공장을 짓고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다 2008년에는 수도권정비계획법상의 수도권 공장총량제 적용대상도 200제곱미터 이상에서 500제곱미터 이상으로 완화했다. 500제곱미터 미만의 공장은 아무리 공장을 많이 지어도 수도권 공장총량제 적용을 받지 않고 얼마든지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계획관리지역’에 대한 입지규제완화도 추진되었다. 계획관리지역은 자연적인 환경을 고려하여 제한적인 이용이나 개발을 해야 하는 지역으로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곳이다. 2008년 이전에는 이 계획관리지역에 주물공장등 제1차 금속제조업 등 업종등은 들어올 수 없었다. 그러나 2008년 공장입지에 대한 규제가 완화 되면서 이후에는 업종에 대한 입지제한을 풀고 사전환경성검토대상도 완화하였다. 주물공장이나 유해물질 배출공장도 업종에 제한을 두지 않고 들어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 기업의 편의를 위해 주택에 인접해서도 공장이 들어설 수 있게 허용되었다.

인포그래픽[김포내 공장 현황]

인포그래픽[김포내 공장 현황]

이러한 규제완화의 결과 만들어진 모습이 지금의 김포이다. 물론 공장난개발이 김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유독 소규모 고장, 주물공장과 같은 유해물질 배출공장이 많다. 현재 김포에는 등록된 공장만 6천 여개가 된다. 등록되지 않은 소규모 공장까지 합하면 1만여 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김포시 공무원조차 김포에 몇 개의 공장이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한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1만 여개의 공장 중 양촌산단, 학운산단등 계획입지공장은 800여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90% 넘는 공장이 논과 밭, 집 주변 등에 산재해있다. 이러다 보니 환경문제가 없을 수가 없다.

인포그래픽[환경부 집중단속 결과 2015.02]

인포그래픽[환경부 집중단속 결과 2015.02]

김포 지역 환경문제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환경부는 지난 2월초 집중단속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단속대상 총 86개 사업장 중에서 72%인 62개 공장이 환경관련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상적인 악취와 분진 때문에 지역 내 민원대상 이었던 주물공장의 경우 단속대상이었던 10개 업체 모두가 특정대기유해물질 배출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외에도 대기배출시설, 폐수배출시설, 소음·진동 배출시설 등을 신고 없이 설치 가동한 경우, 집진기등 대기방지시설이 있으나 이를 가동하지 않는 경우, 폐기물 유출등 그 위반 형태도 여러 가지다. 사실 지역주민들 입장에서는 단속 결과가 그리 새로울 건 없다. 방지시설이 없거나 있어도 방지시설을 가동하지 않아 공장 분진 때문에서 김포시에다 공장에다 하소연한 게 수백 번이고 공장 폐수가 논으로 들어오고 악취 때문에 살 수 없으니 단속 좀 해달라고 민원을 넣은 게 수백 번이다. 김포 거물대리에서만 12년 2월부터 발생한 민원이 680건 정도였다고 한다.

지역의 상황이 이런데 환경피해가 없고 주민들의 건강피해가 없을 리 없다. 지난 3월 보고된 김포 거물대리 초원지리 일원의 환경역학조사(연구책임자 임종한(인하대), 2014.5~2015.5) 중간보고에서 발표된 내용을 보면 2004-2013년 동안의 이 지역의 표준화 사망비가 1.83, 암 사망비는 2.50, 소화기암 사망비는 무려 4.09로 전체적으로 사망률이 전국보다 높다. 국립암센터 암발생 자료를 근거로 한 표준화 암 발생비는 전국 암 발생률 대비 전체 암은 2.33배, 폐암 발생비는 5.12로 높게 나타났다. 주민들 스스로 유독 아픈 사람이 많고 암으로 죽은 사람이 많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사실이었던 것이다. 인체 유해물질 노출평가에서는 비소, 니켈의 농도가 높게 나타났고 비소의 경우 국민환경보건기초조사의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지역으로 의심되는 22군데의 밭에서 작물 33개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일부작물에서 납과 카드뮴의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시가 이렇게 까지 된 데에는 정부의 규제완화가 주된 원인이지만 김포시의 무책임한 행정의 책임도 크다. 김포의 공장난개발 문제와 환경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한지 오래되었지만 김포시는 법·제도 탓과 정부 핑계만 될 뿐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1단계 역학조사(2014) 결과가 나오고 실제 피해가 있음이 확인되었을 때도 ‘별로 심각하지 않다’는게 공무원의 반응이었고 ‘언론에서 보도되는 내용은 과장됐다’고 하는게 김포시장의 모습이었다. 환경오염물질다량 배출 업종은 주택 옆에 인허가를 내주지 않겠다고 지침을 만들어 놓고도 확인 결과 주택 옆에 주물공장을 허가해주기도 했다. 오히려 문제를 알려서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 3월말 뒤늦게야 김포시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나섰다.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동안 이미 많은 것들을 잃었다. 지역주민들은 건강피해를 호소하고 있고 김포시는 난개발과 환경파괴의 온상이 되었으며 지역농산물은 다시 반품이 되거나 팔리지 않고 있다.

계획관리지역의 난개발, 환경피해 문제는 김포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도 많은 지자체의 문제이고 전국의 문제이다. 더불어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의지도 필요하지만 법·제도 개선과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 비싼 대가와 희생을 치르고 있지만 문제해결을 위해서 지금이라도 김포시와 정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고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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