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올해의 환경책]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앉다

숲에서자본주의를껴안다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앉다

모타니 고스케, NHK히로시마 취재팀 지음 / 김영주 옮김 / 동아시아 / 2015년 7월

 

책장을 바삐 넘기다가, ‘산촌자본주의’는 자연과 인간들의 연대로 만들어내는 ‘연대 경제’라는 대목에서 시선이 멈췄다. 책에는 버려진 땅을 다시 활용하고 숲 속에서 깊은 잠을 자고 있는 휴면자산을 이용한다는 온고지신의 지혜가 담겨있다. 낙후된 산촌을 불도저로 개발한다는 일반 자본주의 접근법과 확연히 구별되는 점이다. 속도감 있는 산촌 개발을 강조하면, 몇 십년 된 나무도 농사와 교통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여지없이 잘려나간다. 반면 산림은 관리하면서 기른다면 무제한으로 얻을 수 있는 자원이라는 ‘산촌 자본주의적’사고에서는 순환형 경제의 싹이 움트고 자라난다.

일본의 지역경제학자 모타니 고스케와 NHK 히로시마 취재팀으로 이뤄진 저자들은 화폐로 살 수 없는 물물 교환 가치와 경쟁·효율보다는 사람들간 공통된 정감의 아름다움을 존중하는 대안 경제를 ‘마초 경제’의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원가 0엔으로 시작하는 경제 재생과 지역 부활을 솜씨 있게 일궈가는 주고쿠 산지야말로 세계 경제의 최첨단이라고 주장한다. 산을 중심으로 돈이 다시 회전하는 일본의 다양한 산촌자본주의 현장과 유로 위기를 피한 오스트리아의 비결이 임업을 최첨단 산업으로 탈바꿈시킨 데 있었다는 점 등을 날카로운 안목으로 촘촘하게 취재했다. 이 때문에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가치관 정립을 위한 논리 기둥은 튼튼하다. 돈을 매개로 복잡한 분업을 시행하는 경제 사회에 완전히 등을 돌리자는 것은 아니다. “돈이 부족해져도, 물과 식량과 연료를 계속해서 손에 넣을 수 있는 안심과 안전의 네트워크를 미리 준비해두기 위한 실천에서 시골이 시대를 앞서가고 있다”는 저자들의 생각이야말로 진정한 혁명이다.

예진수_ 출판평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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