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올해의 환경책] 지구와 바꾼 휴대폰

지구와바꾼휴대폰_애플북스

지구와 바꾼 휴대폰: 환경을 위협하는 기업들의 음모와 지구를 살리기 위한 우리들의 선택

위르겐 로이스, 코지마 다노리처 지음 / 류등수 옮김 / 애플북스 / 2015년 3월

 

음모론은 생각만 해도 흥미진진하다. 스토리텔링의 완벽한 구조를 돋보이게 하는 악당의 캐릭터가 분명하고 무엇보다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 절대로 헷갈리지 않는다. ‘환경을 위협하는 기업들의 음모와 지구를 살리기 위한 우리들의 선택’이라는 긴 부제가 달린 책 < 지구와 바꾼 휴대폰>에 등장하는 악당은 기업이며 펼쳐지는 음모론은 ‘쓰레기와의 한판 승부’ 쯤 된다. 산업사회 이후 지구의 골칫거리는 늘 ‘쓰레기’였다. 자연은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이 생명을 다하면 분해되어 다시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나는 순환구조를 가졌다. 엄밀히 말하자면 자연에 있어 쓰레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어떠한가? 산업사회 이후 인간이 사용하는 물건들은 쓰임새가 다 하기도 전에 ‘쓰레기’로 전락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되도록 조작’한 누군가의 ‘음모’ 라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현대사회를 규정하는 거대한 두 수레바퀴인 ‘생산’과 ‘소비’가 결국은 ‘어떻게 하면 쓰레기를 많이 만들 수 있을까?’를 두고 골몰하는 꼴이 되어 버린 현실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환경에 대해 한번쯤 걱정을 해 본 사람이라면 생각의 지평을 조금 더 넓힐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쓰레기’ 이야기라면 더 들어볼 필요 없이 ‘쓰레기 취급’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쓰레기 속에서 금반지 찾는 기분’으로 일독하기를 권한다.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전 세계인들과 공감을 나눈 이야기들인 만큼 쪼그라드는 교양을 제법 두툼하게 채워줄 수도 있을 것이다. 영상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들이 책으로 엮어진 경우 영상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강렬한 이미지의 설득작용은 일어나지 않지만 풍부한 배경설명과 맥락의 전개로 촘촘한 생각의 지도를 그려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쓰레기에 눈을 뜨는 순간 나와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를 위해 나도 뭔가를 해 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나는 건 이 책의 ‘부록’이다.

고혜미_ 방송, 다큐멘터리 작가(SBS 독성가족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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