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청소년 환경책] 비숲

비숲- 긴팔원숭이 박사의 밀림 모험기

 

비숲 – 긴팔원숭이 박사의 밀림 모험기

김산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5월

 

며칠 전 궁궐 숲에 갔을 땐 비가 왔었다. 함께 했던 분이 궁궐 뒤에 빗속에서 구름을 드리운 아름다움을 뽐내던 인왕산의 저 모습을 만든 것이 바로 이 ‘비’라는 말을 해 주었을 때, 모두들 아! 했다. 비가 있어 모든 게 가능했다. 사계절의 이 땅을 만든 것도 비이고.

비로 가득 찬, 비를 빼곤 존재하는 그곳, 그래서 우림이라 불리는 그곳의 이야기, 우림을 ‘비숲’이라 부르는 사람의 이야기, 그곳에서만 사는 자바긴팔원숭이의 이야기가 바로 이 책 『비숲』의 이야기다.

국토의 60%가 산지라는 것을 축복으로 여기지 못하고 마치 비운의 땅인 듯, 그 60%를 어떻게든 개발하고야 말겠다는 나라 일을 하고 있는 땅에서, 저 멀리 열대우림에 살아가는 유인원을 좇는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하지만 어린이책을 들춰 보라. 숲 속의 호랑이가 어흥 포효한다. 예쁜 색깔의 음료수를 골라 보라. 열대의 태양 아래 영근 과일이 상큼하다. 영화관에 가서 앉아 보라. 울창한 정글에 사는 종족이 등장한다. 카페에서 케피를 살펴보라. 열대산 원두의 포장지에 앵무새가 날개를 편다. 가구점에서 원목을 두들겨 보라. 보르네오 한가운데에 섰던 나무일지 모른다. 그냥 리모컨을 눌러 보라. 악어와 아나콘다가 아마존에서 씨름판을 벌인다. 그리고 숨을 깊이 들이켜 보라. 지구의 허파에서 내뿜은 산소의 맛을 보라’

지은이 김산하 님은 우리나라 최초의 야생영장류 학자이다. 인도네시아 할리문 국립공원에서 자바원숭이를 연구하며 보낸 몇 년의 이야기의 묶음 『비숲』.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친구들이 갑자기 어른의 얼굴을 하고 진로를 고민할 때, 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을 진로를 삼고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동물’에 대한 관심을 좋아 동물학자가 되어 열대우림에까지 가는지, 야생의 삶과 시간이 문명 속의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짜 숲, 진짜 야생동물을 우리 삶 속에 들여놓으면 무엇을 잃고 대신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도시 한 가운데에서 문명의 빛과 그늘을 모조리 감당하며 사는 삶 아닌 다른 삶도 가능하다는 것, 비록 짧은 순간이더라도 그런 삶을 맛보면 그 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걸 담담히 일러준다.

 정명희_ 녹색연합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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