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아무도 모르는 치약 원료, 기업이 모르면 누가 아나

아무도 모르는 치약 원료, 기업이 모르면 누가 아나

 

지난 26일 국감을 통해 아모레퍼시픽 치약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뒤늦게 식약처는 아모레퍼시픽에서 해당성분이 함유된 것을 확인하고 시중에 유통 중인 11종의 치약에 대해 회수를 실시한다고 발표했지만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인해 놀란 소비자의 불안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치약은 식약처에서 관리하는 의약외품으로 성분표기에 대한 의무가 주요성분에 한하기 때문에 소량으로 사용되는 방부제 등은 표기에서 제외될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식약처와 기업의 안전 관리감독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제조사인 기업은 수년간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 들어가 있는 원료를 사용하면서도 실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결국 몰랐다고 답변하고 있다. 기업이 자신이 만들어 낸 제품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은 안전을 판단할 최소한의 정보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EU의 화학물질 등록․평가제도(REACH), 한국의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 등 화학물질 관리에 대한 세계적 흐름은 화학물질에 대한 안전 입증 책임을 기업에 두고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제품의 시장 진입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기업은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화학물질 관리 제도에 대한 보완이 아닌 사건 덮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식약처는 ‘씻어내는 제품’에 한하여 해당성분을 허용하면서도 치약은 예외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 사건에 대해 물로 씻어내는 제품의 특성을 들어 인체에 유해성은 없다고 규정과 모순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또한 기업은 이런 식약처의 입장을 등에 업고 리콜과 환불로 면죄부만 받으려하고 있다. 이는 이미 옥시를 비롯한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서 가해기업이, 정부가 보여줬던 무책임한 행태의 되풀이일 뿐이다.

기업은 스스로 만들고 있는 제품의 성분과 안전성 파악을 못하고 있고, 지난 옥시 사건을 통해 안전 정보를 조작하는 기업의 행태를 본 소비자는 그 누구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다. 현 상황을 단지 소비자의 과민한 반응과 언론 호도로 보아서는 안 된다. 화학물질에 대한 불안은 소비자의 괜한 우려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정부의 불성실한 태도와 부실한 관리가 누적된 결과이다. 소비자의 불안을 잠재우고 기업과 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영업비밀보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기업의 이익보다는 소비자의 피해예방에 정부가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끝>

2016년 9월 28일

환경정의

20160928논평제조-기업도-모르는-치약-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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