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서촌에서의 환경不정의: 관트리피케이션
2017년 6월 27일 / 참여소통

2017년 6월 24일(토), 드디어 ‘발자국으로 따라가는 환경부정의 투어’가 서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경복궁역 앞에서 약 20명의 참가자분들을 만났습니다.  투어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해설가인 김한울씨에게서 환경부정의 투어의 의미, 취지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내용은 서울의 도시 개발로 인한 문제와 해법을 시민들과 함께 현장에서 찾아보고 그 개선 방향을 토대로 서울의 도시재생 방향을 환경정의적 관점으로 제안하기 위함입니다. 


이번 투어의 핵심 주제는 관 주도의 젠트리피케이션을 통해 본 환경부정의였습니다.
세부 소재도 있었는데요, 잠시 한번 짚어보고 가겠습니다.

#상업 젠트리피케이션 #commercial gentrification
: 상업화 과정에서 기존 상인이 쫓겨나고 새로운 상인이 그 자리에 들어오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상업화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은 대개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을 지칭하게 되었습니다.

#투어리피케이션 #tourification
: 젠트리의 이주가 아닌 관광객의 유입으로 지역의 구성이 변화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관광객들이 보기 좋게 꾸미기 위해 원래의 모습을 변형시키는 것을 포함합니다.

#관트리피케이션
: ‘관+젠트리피케이션’의 합성어입니다.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이 주목받는 사이, 젠트리피케이션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잘 다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공공성을 담보해야 하는 정부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결국 젠트리피케이션에 깊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서촌은 평소에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또는 혼자서 걸으며 작은 상점들을 구경하며 차도 한잔하며 걷다가 이젠 조금 지친다는 느낌이 들 때면 옥인길의 끝에 수성동 계곡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알려진 삼청동, 북촌보다는 아직은 골목길 특유의 정취가 남아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서촌이 다른 명칭으로도 불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경복궁역 역사 안에 ‘세종마을’이라는 지도가 붙어있고 그 지도 안에는 서촌도 있고 효자동, 통인동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세종대왕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어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하지만 본래의 이름을 지우고 이 지역을 브랜딩 해서 사람들의 유입을 불러일으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서촌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환경 부정의(Environmental Injustice) 투어의 여정을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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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교시장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
김한울 해설가가 참가하신 분들을 위해서 조금은 느린 걸음으로 금천교시장으로 첫 발걸음을 향했는데요, 금천교시장 또한 원래의 이름이 아닌 종로구청의 주도로 2013년부터 갑작스럽게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라고 불리고 있었습니다. 이 시장은 일제 때 공설시장으로 시작된 통인시장과 달리 궁에  식재료를 들이는 내자시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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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부동성결교회
골목 사이를 따라가다가 만난 건물, ‘아니, 서촌에 이런 서양식의 교회가 있었어?’ 이 교회는 현재 서울시에서 매입한 상태인데요, 매각 이전부터 지역 아동을 위한 도서관 등의 공간으로 활용되기를 바라는 지역주민들의 희망과 노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주민들의 노력 덕분에 지난해 매입을 마친 서울시는 이곳을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을 마쳤고, 리모델링 후 ‘체부동 생활문화센터’로 문을 열 계획이며 본당은 생활 오케스트라의 공연 연습실로 이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서촌 보도블럭
이전까지는 한 번도 이곳의 보도블록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김한울씨의 해설을 들으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골목길을 찾는 방문객들의 늘면서 종로구청은 서촌의 골목길 재포장에 나섰다고 해요. 고급 소재를 사용하며 골목 안에 남아있던 옛 우물터는 공사 과정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여기서 고유성을 지키기보다는 관광객들의 눈에 보기 좋게 만드는 #투어리피케이션 의 전형을 볼 수 있습니다.

#홍건익 가옥
주민들로부터 오성 이항복의 집으로 불리며 여러 가구가 살고 있던 큰 한옥을 서울시가 매입하면서 문화재로 지정했습니다. 관광객 대상의 체험 관광 상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용도가 검토되기도 했으나 부정적인 의견으로 현실화되지 않았습니다.
체부동 성결교회에 자리하게 될 체부동 생활문화센터와 6월 21일 문을 연 상촌재와 더불어 관에서 기존의 공간을 대체한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볼 수 있는 사례가 됩니다.

#필운대로카이먼빌딩
2010년 경복궁 서측 지구단위계획이 발표되면서 서촌은 본격적인 한옥 보존 정책의 적용 대상이 됐습니다. 이와 함께 가로변의 건물 층고와 용도를 완화해서 적용하는 계획도 포함되었습니다. 이때를 전후해서 신축된 건물 중 하나가 카이먼 빌딩으로, 1층 주차장은 주류창고로 불법 전용되고 있습니다. 20m 고도 규제에 따라 지어진 이 건물은 필운대로와 그 주변 경관에 미치는 악영향에 있어서 첫 손가락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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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개발을 우선하는 도시계획과 금지를 최소화하는 규제 방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주는 뼈아픈 교훈이 되고 있습니다.

#청전 이상범 가옥
두 번째로 시민들에게 개방돼 있는 한옥에 들어왔습니다. 이곳은 금메달을 목에 건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웠던 청전 이상범의 가옥입니다. 서울시와 종로구의 관심이 있기 이전에 문화재청에서 보수하고 보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투어의 주제 ‘관트리피케이션’와 연관 지어 김한울씨의 해설을 잠시 인용해 보겠습니다.
“문화재가 살아있는 공간이 아니라 아무도 없이 비워진 채 단지 지켜지는 건물에 머무는 것도 반성 없는 관행적 행정의 한 예가 될 것이다. 결국 지역사회와 호흡하지 못하고 관광지화의 기반만 조성하고 있는 셈이 되어 관트리피케이션의 한 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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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하동 한옥골목
숨어있는 옛길을 만났을 때의 느낌, 오래된 벽돌 담장 그 위로 얹혀 있는 기와, 그리고 고개를 들면 나무 본연의 색과 결이 그대로 드러난 기와집. 한옥골목에서는 사람 냄새, 담장에 너머로 뻗어있는 나무 향기, 높지 않아 아름다운 하늘도 함께 어우러져 보입니다. 누하동 한옥골목은 2011년부터 서울시 한옥 보존의 서촌 모델이 된 골목입니다.
하지만 원래 있던 한옥과 아무 관련이 없는 새로운 한옥을 짓고  실제 한옥의 형태와 그 안에서 살아온 이들의 삶은 중요하지 않다는 태도로 ‘한옥 보존’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한옥은 실제 거주하기에는 너무 비싼 집이 되어버려 주거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게스트하우스나 식당을 운영해야 겨우 유지할 수 있는 경제성 있는 일종의 사치품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가는 올라 토지와 건물의 소유주의 자산 가치는 높아졌지만, 유독 누하동에서는 노인 1인 가구가 급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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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정
서촌을 가보셨던 분들은 이 정자를 보셨을 수도 있을 텐데요, 여기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정자가 있기 이전에 이곳에는 파고라와 벤치가 있었는데 동네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께서 햇볕을 피해 잠시 쉬거나 담소를 나누는 소박한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종로구청은 서울시의 통인시장 활성화 사업의 예산으로 갑작스럽게 파고라와 벤치를 철거하고 ‘경복궁 옆이니 궁궐식 정자가 어울린다.’는 논리로 지금의 정자를 세우는 계획을 추진했습니다. 완공 후 정자에 이름을 붙이기 위해 주민 공모를 해서 ‘통인정’이 선정되었지만 구청이 원하던 이름인 ‘세종마루’가 탈락하자 정자에 이름을 붙이는 일 자체가 없던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진정 주민들의 의견을 묻고자 했던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정점에 달하는 장소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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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촌재
몇 일전 개관을 한 깨끗한 신축 한옥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곳은 ‘상촌재’! 라는 이름의 한옥문화센터였습니다. 1차 투어를 진행하기 전 서촌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주민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그때 어머니로 아버지로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 놀 공간이 형편 없이 부족하다고 의견을 모아주셨습니다. 서촌에는 놀이터, 근린공원, 노인정 등 주민의 실생활에 필요한 공간이 부족하고, 이에 대한 필요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새로 조성되는 공간은 거의 대부분이 외래 관광객을 위한 공간입니다.

#옥인길 #박노수미술관
이번 투어의 주제와 관계없이 서촌하면 ‘옥인길’을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이곳에는 예쁜 카페와 작은 소품집들이 주로 건물의 1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촌에서 가장 변화가 심한 곳이지요. 보일러 수리점, 우유 보급소, 신문 보급소, 세탁소, 학원 등이 전부였던 길이 불과 2~3년 사이 카페와 식당, 소품 가게로 완전히 변신했습니다. 전형적인 상업 젠트리피케이션입니다. 그 요인으로 볼 수 있는 것이 통인시장이 서울시 시장 활성화 사업 과정에서 개발한 ‘도시락 카페’와 기름 떡볶이가 유명해지면서 연쇄효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기름 떡볶이를 맛보러 갔던 시장의 활성화가 지역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볼 부분이 것 같습니다.

#윤동주하숙집터
종로구는 가장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윤동주 시인을 선택했습니다. 청운아파트를 철거한 곳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아파트 수도 가압장 건물에는 ‘윤동주 문학관’을 열었습니다. 어쩌면 윤동주 시인이 그곳에 올라 산책을 했을 수도 있다는 다소 무리한 ‘상상’은 어느새 윤동주 시인이 그곳에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지었다는 ‘사실’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수성동계곡
제 개인적으로 수성동계곡을 서촌의 오아시스, 서촌의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인들과 서촌 나들이를 할 때면 꼭 이곳을 한 바퀴 산책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김한울 해설가에게 들은 엄청나게 경악했던 사실~!!! 수성동계곡이 있던 곳에 아파트가 있었고, 이 계곡은 정선의 그림을 바탕으로 비슷한 식물 종들을 심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계곡이라는 것입니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청계천 복원이 전시 행정으로 비판 받으며 청계천 상류의 복원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옥인시범아파트는 철거의 운명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아파트가 철거되면서 신축을 위해 잘려나가고 파인 바위들이 드러났고, 겸재 정선의 그림 ‘수성동’에 따라 나무를 심으면서 인위적인 풍경이 아파트를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김한울 해설가가 “과연 아파트를 꼭 철거했어야 했는가?”,”복원 과정이 좀 더 자연스러울 수 없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서촌이 주목 받기 시작한 이후 한꺼번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라진 현장이 지금의 수성동계곡이라고 했습니다. 관에서 어떤 일을 진행하기 위해 기존에 살고 있던 주민들의 터전을 쉽게 앗아가 버렸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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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자락길
2015년에 인왕 스카이웨이 옆의 오솔길을 인왕산자락길로 조성했습니다. 능선과 계곡을 굽이굽이 돌면서 길 밖을 살펴보면 무리하게 인왕산이라는 자연이 인간에 의해 학대받은 상처들을 곳곳에서 확인하게 됩니다. 

새로운 시선으로 무언가를 다시 바라볼 때에는 그 무엇은 또 다른 존재가 되어 다가옵니다. 옛 한옥 속에 녹아있던 이야기,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는 더 이상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속에 함께 살아있습니다.
일방적인 개발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상인, 지역 자치구 그 외 관계되는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조율해야 합니다. 깊이 있는 소통 없이는 그 누구도 진정 행복하다 말 할 수 없지 않을까요?
오늘의 투어를 혼신의 힘으로 즐겁게 열정적으로 진행해 주신 김한울 해설가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참여해 주신 시민분과 환경정의 회원님들도 진지한 자세로 임해주셨습니다. 그 모습들이 참 좋았습니다^-^

※ 두 번째 여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때는 꼭! 함께 해요 😀
※ 위 글은 해설가 김한울님의 자료를 많은 부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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