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올해의 환경책]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잘있어_생선은고마웠어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야생방사 프로젝트

남종영 지음 / 한겨레출판사 / 2017년 5월

“동물원에서 우리는 동물을 ‘종’으로만 부를 뿐(이를테면 호링이, 코끼리, 사자 그리고 남방큰돌고래) 각각의 그들 이름과 개개의 구체적인 삶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남방큰돌고래 사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사건을 둘러싼 여러 관계자들(수족관 운영업자, 경찰, 검사 등)에게 듣는 사실과 이야기는 ‘집단적 종’의 이름으로 축소되었으며 한 마리 한 마리의 구체적이고 다양한 삶과 사건은 호명되지 않았다.”

– 위의 책, p. 128-

동물에게 자유를 허하라

제돌이를 아시는가?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는? 이들은 모두 돌고래다. 불법으로 잡혀와 수족관에 갇힌 채 돌고래 쇼에 동원되다가 고향인 제주 바다로 다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들이다. 이 책은 이들 돌고래 야생방사 프로젝트의 전모를 생생하고도 입체적으로 그려낸 색다른 ‘동물 해방 투쟁기’다. 우리는 대개 동물을 집합적인 하나의 생물종으로 뭉뚱그려 생각한다. 이 책은 다르다. 고유한 개별적 개체로서의 동물에 초점을 맞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돌고래들은 생김새뿐만 아니라 감정, 의지, 성격, 태도, 행태 등이 제각각 다르다. 모두가 저마다 자기 삶의 주체이자 독자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이것은 이 책의 중요한 특성이다. 동물을 보는 새로운 눈을 제공해준다.

야생방사를 앞두고 우려가 높았다. 오랜 시간 수족관에 갇혀 인간의 방식에 길든 돌고래가 과연 야생의 바다에서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기우였다. 돌고래들은 야생에 잘 적응했다. 그들은 언제나 인간의 판단과 과학의 예측을 넘어섰다. 각자 자기 의지와 자기들만의 방식에 따라 움직였다. 이 책은 동물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작동하는 이른바 ‘생명정치’의 맥락도 놓치지 않는다. 거기엔 갈등과 이해관계의 충돌, 권력과 정치의 메커니즘, 과학기술의 한계와 함정 등이 두루 얽혀 있다. 그렇다. 돌고래는 인간의 ‘거울’이며, 돌고래 이야기는 곧 인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물알로. 물알로.” ‘물 아래로’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다. 옛적부터 제주 해녀들은 돌고래가 오면 ‘물알로, 물알로’를 외치며 길을 내주었다. 그러면 돌고래는 해녀 주변을 맴돌다 그냥 떠났다. 그들은 서로 무관심했다. 이런 자연의 규칙 속에서 인간과 동물은 평화롭게 공존했다. “우리의 미래가 여기에 있다.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고 이윤의 수단으로 삼는 게 아니라 서로 갈 길을 가도록 무심하게 놔두는 것 말이다.” 지은이는 현직 신문기자다. 앞으로 생태환경 작가로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건투를 빈다.

장성익
환경과생명연구소 소장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동물에 대한 예의 : 우리를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그들을 위하여> / 잔 카제즈 지음, 윤은진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5월 출간

* 함께 보면 좋은 영화

– <더 코브 : 슬픈 돌고래의 진실> / 루이 시호요스 감독 / 2009년 작

Leave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You may use these HTML tags and attributes: <a href="" title=""> <abbr title=""> <acronym title=""> <b> <blockquote cite=""> <cite> <code> <del datetime=""> <em> <i> <q cite=""> <s> <strike> <strong>

clear formSubm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