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사람과 노동을 외면하면서 좋은 음식을 바라면 안 된다

사람과 노동을 외면하면서 좋은 음식을 바라면 안 된다

 

어제 막판협상이 결렬되면서 7월3일부터 학교급식 조리실무사들은 총파업에 들어갔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조리실무사들은 공정임금제 실현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간 우리사회는 안전한 식재료에만 관심을 두었지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과정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의 권리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이제 우리사회가 먹거리 관련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학비노조(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에 따르면, 94%의 학교급식 조리실무사는 높은 강도의 노동으로 지속적인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한다고 한다. 매일 우리의 아이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그들은 뜨거운 불과 매캐한 유독가스에 노출된 채 몇 백 명의 급식을 만드는 것은 물론 학교 상황에 따라 교실까지 배달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음식을 책임지지만, 정작 그들을 급식실의 열악한 작업환경과 처우에서 건강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평균 임균은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60-70%에 불과하고, 1년차 학교급식 조리실무사의 월급은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학교급식 조리실무사들은 누구인가? 학생, 교사를 포함한 학교공동체 구성원들의 하루하루의 생명을 책임지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단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학교 공동체 안에서 임금으로 차별받고 자신들의 건강을 담보 잡힌 채 일을 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배우고 자라겠는가? 오늘과 같은 급식대란을 학교급식 조리실무사들의 임금인상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는 그들에게 건강한 밥상을 준비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그들의 노동조건과 건강에 대해서는 외면해왔다.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고 맛있는 식사를 먹기 원한다면 이제 우리 사회가 매일 전쟁을 치르듯이 밥상을 차려내는 그들의 노동에 감사하고 이에 상응하는 임금과 노동환경을 보장해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이 빵으로 점심을 때우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식사를 위해 학교급식 조리실무사들의 건강이 담보가 되어서도 안 된다. 정부는 급식, 돌봄 대란을 학교급식 조리실무사들의 책임으로 돌리지 말고, 노동 존중의 관점에서 부당한 대우와 차별을 개선하려는 책임을 보여야 한다.

 

2019년 7월 3일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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