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나쁜 공기를 마시며 일하는 사람이 없도록

대형마트 노동자는 어떤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을까요?

실내 공간을 오염시키는 유해물질로는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라돈과 그 밖의 상품들이 뿜어내는 화학물질 등이 있습니다.

지하철 노동자, 청소 노동자 많은 분들이 다양한 공간에서 근무하면서 유해물질 노출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는데요. 대형마트에 대한 조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누구도 해보지 않았던 대형마트 노동 현황! 과연 어떨까요?

대형마트 실내 공기질 조사 자료 요청을 해 봤더니

3대 대형 마트의 경우는 실내 공기 질 관리법에 의해 실내공기질 측정이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적어도 이런 자료가 대형마트 노동자가 근무하는 공간이 안전한지 알 수 있는 기초로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마트 노동조합과 함께 이 자료를 공문으로 요청해보았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3대 대형 마트 모두 측정 자료의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내가 어떤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지, 어떤 환경에서 쇼핑하는지 알기 위한 요청이 공개의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한 것인데요. 내가 일하는 환경을 알고 싶다는 권리마저 쉽게 행사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눈이 따갑고, 머리가 아프고, 이유를 알고 싶어요!

그래도 이렇게 포기할 수 없겠지요? 대형마트 노동자분들과 함께 실내 공기 질 측정을 직접 해보기로 하고 기획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노동자분들은 특정한 작업을 하면서 이미 건강의 이상을 조금씩 느끼고 계셨습니다.

신제품이 들어오는 시기나 상품의 진열 작업시 눈이 따갑거나 두통을 느끼고, 특히 식품 매장의 경우에 이런 호소가 더 많았는데요. 여러분도 시식 행사를 하는 식품매장에서 비슷한 경험을 하셨을지 모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식품매장과 창고, 생활용품 매장의 실내 공기 질을 측정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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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조리장, 그 피해는 식품 조리 노동자에게

일부 조리 공간에서 미세먼지 유지기준을 넘은 경우가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미세먼지 측정 수치는 실내 공기 질 유지기준을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다행이지요. 하지만 휘발성 유기화합물 VOC의 경우는 모든 조리장에서 높게 나타나면서 작업환경에 따른 노동자의 건강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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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과정에서 확인한 또 다른 특징은 매장별 차이가 현저하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측정 장소의 수가 많지 않아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비슷한 조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이런 매장별 편차는 매장의 환경 관리 수준이나 환기 설비의 상태 등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측정 장소별로 나타나는 측정 수치의 큰 편차는 결국 매장의 특징에 맞는 관리를 통해 충분히 현 수준보다 실내 공기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노동자와 함께 만드는 대안

두통이나 눈 따가움 등 노동자가 불편을 느꼈던 작업 공간의 실내 공기 질 오염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초 자료로 노동 환경의 관리와 작업 현장의 정밀한 조사 필요성 등을 제기할 수 있는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조리 작업 현황에 대한 조사나 유해인자의 노출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안을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런 전문적인 조사 연구 자체도 시간과 비용이 투여되어야 하는 상황이며, 이런 조사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노동자의 건강 피해는 계속될 수 있어 사전적인 조치가 먼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노동자분들의 의견이 중요합니다. 당사자의 의견을 통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대형마트 노동자와 함께 진행된 측정 자료를 공유하고 작업 현장의 의견을 통해 현실에 맞는 대안을 우선 고민하였습니다. 어떤 대안이 있었을까요?

조리 노동자 건강조사가 필요합니다

조리 노동자의 작업 환경에 따른 건강 영향에 대한 문제는 최근 학교 급식 시설 노동자 중심으로 논란이 되고 있었습니다. 학교 비정규직노동조합은 2018년 4월 경기도 한 중학교에서 급식실의 공조기와 후드 관리 부실로 인해 급식실에 종사하는 4명의 조리실무사가 건강 이상을 호소하였고, 그중 1명은 폐암으로 끝내 사망하였다며 관리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대형 마트의 조리 노동자도 비슷한 관리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실제 조리 노동자의 작업에 대한 관리 기준은 위생을 위한 청소에 집중되어 있으며, 후드 등 국소 배기 장치의 관리에 대한 부분은 관리팀의 업무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국소배기장치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지속적인 개선 요구가 이미 있었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내부 기준이 잘 시켜지고 있는지 작업 환경의 문제나 개선 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호흡기 증상 등 동일한 건강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리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 조사를 통해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순환 근무제도 도입

조리 노동에도 다양한 직무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런 직무가 한 번 정해지면 변하지 않고 계속 동일 업무에 투입되는 것도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환경 보건 문제는 유해 물질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 노출 양과 시간도 건강 문제의 발생에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감자나 빵처럼 탄수화물이 많은 식품을 고온에서 튀기거나 구울 때 발생하는 아크릴아마이드는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고기류의 조리에서 발생하는 벤조피렌 등과 같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도 발암성 물질로 분류되고 연기 속의 아세트알데히드, 일산화탄소 등의 유해물질도 건강의 이상을 가지고 옵니다.

이렇게 특정 작업에서 유해인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어류나 육류를 분해하여 판매하는 기술 업무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조리 파트의 업무를 일정 기간마다 순환하여 구이나 튀김류의 조리 작업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의 노출 시간이나 양을 조절하는 것도 특정 작업 지속하면서 생기는 건강 피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입니다.

조리 노동자의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가이드

모든 노동자나 매장이 함께 참여한 의견이 아닌 만큼 이번 조사 측정의 한계와 마찬가지로 쉽게 일반화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일부 매장의 관리 문제와 근본적인 제도적 관리 사각이 확인된 것은 분명합니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적절한 추가 조사와 논의 사안을 제안하여 지속적인 문제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한 추가 활동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단기간에 끝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조리 노동자의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다면 대형마트 조리 노동자뿐 아니라 프랜차이즈나 대형 식당 등 요식업 노동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기반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꼭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