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①기후위기X과학] 기후위기의 과학적 진실

‘기하급수적 성장’이 함의하는 것

1950년을 기준으로 25억이었던 인구가 2000년대 들어서면 78억 세 배 이상 증가하고, GDP는 10배 이상, 비료 사용량, 에너지사용량, 물 사용량이 늘고, 교통량, 통신량이 엄청나게 늘었다. 이 기하급수적인 팽창과 고도의 성장을 우리는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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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에 영양분을 넣고 미생물 한 마리를 빠뜨려보자. 미생물이 영양을 획득하면서 증식을 시작하면 한 마리가 두 마리가 되고, 두 마리가 네 마리, 네 마리가 여덟 마리, 열여섯 마리가 된다. 절반을 채울 때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리는데 그러다가 접시 절반을 채우고, 세대가 한 번 더 증가하고 나면, 영양분을 모두 쓰고 전멸한다. 한정된 공간과 자원에서 무한정 배양은 불가능하며, ‘기하급수적’이라는 의미는 결국 한계치를 넘으면 붕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넘은 우리는 그 한계지점에 서 있는 것이다.

그깟 0.01% 때문에

지금의 기하급수적인 팽창과 고도의 성장은 지구로부터 엄청난 에너지와 자원을 갖다 쓰고, 온갖 쓰레기를 갖다 부은 덕택에 가능했다. 그러나 그 반작용으로 지구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성층권 오존이 파괴되고, 해양이 산성화되고, 연안의 질소의 양이 늘고, 생물다양성이 파괴되었다. 결정적 위기는 산업혁명 이후, 온실가스가 0.01% 증가하면서 시작되었다.

산업혁명 이전 자연 상태의 지구에는 0.03% 정도의 온실가스가 있었고, 지구 평균온도는 14도였다. 만약 지구상에 온실가스가 전혀 없다고 가정하면 지구의 평균 기온은 영하 19도가 되기 때문에 0.03%의 온실가스가 지구 평균기온을 33도나 높인 것이다. 이처럼 온실가스는 아주 적은 양으로도 열을 잡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기 때문에 소량만 증가해도 지구에 커다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난 2만 년 동안 기온이 변화 모습을 보면, 빙하기와 간빙기의 평균 온도 차이는 겨우 4도에 불과하다. 10,000년에 걸쳐 4도. 그런데 지난 100년 동안에 인간은 지구 온도를 1도를 변화시켰다. 자연 상태보다도 25배나 빠르게 기온을 상승하면서 고산식물, 양서류 등 약한 생명체들은 변화의 속도를 쫓아가지 못해 멸종했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인간은 지구 온도 1도 상승을 체감하지 못한다. 저기 먼 나라에서 산불이 몇 개월째 지속되는데 그 원인이 기후 때문이라든지, 여름철에 폭염 기간이 유난히 길다든지 하는 정도로 간헐적으로, 때로 간접적으로 그 위험을 감지할 뿐이다. 그런데 여기서 1도가 더 올라 2도 이상 상승을 하게 되면 어떨까? 그렇게 되면 인류는 기후위기를 늘 상시로 체감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며, 이렇게 되면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말기 암 환자처럼 우리 자력으론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1.5도가 임계점

북극은 북극해라는 바다로 되어있고, 바다 위에는 빙하가 있다. 빙하는 햇빛을 반사해 우주로 보낸다, 그런데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 그 아래 시커먼 바다가 드러나고, 햇빛을 더 많이 흡수하게 된다. 이로 인해 지구는 더 따뜻해지고, 북극의 빙하는 더 많이 녹는다. 시베리아는 탄소의 덩어리라고 볼 수 있는 동토지대다. 지구온난화로 이 동토지대가 녹기 시작하면, 이산화탄소보다 30배 더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배출된다. 그러면 온도가 더 높아지고, 그러면 동토지대가 더 녹고,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북극의 빙하와 시베리아의 동토지대가 녹는 그 어떤 시점에 들어서면 악순환의 되먹임 과정을 통해 자기 증폭 과정을 겪는다. 이쯤 되면 인류는 무슨 수를 써도 우리 힘으로 더 이상 상황을 반전시킬 수 없게 된다. 이 임계값이 바로 지구 평균 온도 1.5도이며, 우리에게 남은 온도는 0.5도뿐이다.

기온이 상승하면 어떤 피해가 발생할까

지금보다 0.5도가 올라가서 1.5도가 상승하게 되면 곡물 생산의 변화로 고통을 받게 되는 사람이 3천5백만 명이 된다. 2도까지 올라가면 3억6천만 명이, 3도까지 올라가면 18억 명이 배고픔에 시달린다. 지구상에 이렇게 배고픈 사람이 많이 생기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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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도 러시아에 굉장히 가뭄이 들면서 곡물 생산량이 20% 감소했다. 이로 인해 밀 수출이 중단되고, 투기 자본이 달려들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가난한 나라, 가난한 사람들은 수입의 대부분을 식량 구매에 쓰는데, 몇 달 사이에 밀 가격이 두 배가 상승하면서 여러 나라에서 대규모 폭력 시위가 일어났다. 식량 가격의 폭등이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다. 결국, 러시아의 가뭄과 밀가루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예멘 등 모든 아랍국가가 ‘아랍의 봄’을 겪게 되었다. 2005년부터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었던 시리아는 사정이 더 안 좋았다. 결국 내전이 발발하게 되고, IS라는 극렬분자가 준동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리아 국민들은 자기 땅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유럽 전체, 전 세계적으로 난민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대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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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 5백만 명 아니 3억6천만 명, 그걸 넘어서 18억 명이 배를 곯게 되면 전 세계는 어떤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 사회 불안정과 갈등이 만연하고, 전쟁이 발발하게 될 것이다. 결국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한다는 것은 폭염이 며칠 느는 수준으로 체감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붕괴와 사회불안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대전환과 대멸종의 갈림길에 서서

2018년 인천에서 개최한 제48회 IPCC 총회는 우리가 지금과 같은 사회경제를 유지하게 되면 온실가스 고배출사회가 되어서 종국에는 대멸망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반면, 1.5도를 사수하고, 저탄소시대로 나아가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달성하면 지구 온난화가 제한되면서 지속가능하고 공정하고,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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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든 싫든 더 이상 지금과 같은 사회를 유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제성장을 목표로 자연을 착취하고, 무한경쟁 속에 시장 논리가 모든 것을 지배했던 시대는 끝났다. 무한성장이라는 기대를 안고 무한질주하던 우리는 기후위기와 인류재앙의 위험을 마주하게 되었고, 생존을 위해 브레이크를 밟고, 거꾸로 돌아 다른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우리의 삶 자체도 바꿔버리는 Great Transformation 상태에서만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고, 생존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문명화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자는 의미가 아니며, ‘돈’이 아닌 ‘안전과 공정성’이 최우선되는 사회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돈보다는 안전, 불평등을 넘은 공정한 사회로의 지향이 기후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길이자 방향이다.

위 자료는 기후위기비상행동에서 개최한 기후행동학교 워크숍(‘20.1.21~22)에 다녀온 후 작성되었으며 조천호 박사의 [기후위기의 과학적 설명] 강의를 재구성하였습니다.

정책팀 전세이라 활동가
gruzam@eco.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