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이 바뀌지 않는데 간판 바꾼다고 음식맛이 달라질까?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후반기 청와대 시스템을 개편했다. 발표한 개편안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 결과에서 드러난 소통 부족을 보강하기 위해 ‘사회통합수석실’도 만들고 집권 후반기 정부정책의 꼼꼼한 관리와 추진을 위해 시스템을 개선한다고 한다.

 

 

국민들과 소통을 잘하기 위해 ‘사회통합수석실’을 만든다고 하니 좋기는 한데, 그런데 생각하면 할수록 우롱당하는 기분이다. 단순한 기분의 문제나 이명박 정부가 뭘 하든 색안경을 쓰고 보게 되는 감정적 거부감 때문만은 아니다. 정부에서 말하는 것처럼 국민들과의 소통의 문제가 사회통합수석실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닌데 진짜 소통 문제의 핵심은 빠진 채 기구 하나를 만드는 것으로 풀겠다고 하는데 불편함이 있다.

 

 

정부가 국민과 소통을 하고 싶은데 그런 역할을 하는 기구가 없어서 제대로 못했고 그래서 애로점이 있었다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고 제대로 운영하면 어느 정도는 해소될 문제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모습을 보면 국민과 소통을 못하고 시민사회, 종교계와 소통을 하지 못한 게 그런 소통 기구가 없었던데 원인이 있는 게 아니다. 귀가 없어서 듣지를 못한게 아니라 듣고 싶지 않은 소리에 귀를 닫는데 문제가 있다. 좀 더 정직하게 말하면 국민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껄끄러운 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대통령에게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

 

 

언제는 청와대 뒷산에 올라 반성했다 하더니 2년이 지나서는 오히려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 보고 반성하지 못한다고 훈계하는 대통령, 국민과 충청도민들은 세종시 수정안 반대한다고 저항하고 표로 분명하게 말을 해도 국토해양위에서조차 부결된 수정안을 국회 본회의까지 밀어붙이는 대통령, 수많은 전문가들과 종교인들이 나서서 한목소리로 재검토를 요구하고, 목숨을 불사르면서까지 사업 중단과 재검토를 요구해도 끝까지 무시하는 대통령, 소통의 문제는 바로 이러한 천상천하 유아독존식의 이명박 대통령의 태도에 있다.

 

 

소통을 위해 기구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뭔가 이전과 달라지겠다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기는 한데 진정성이 의심스러운건 어쩔수 없다. 마치 누가 성격 더러운 사람보고 성격 고쳐야 된다고 하도 지적하니까 자기 자신을 반성하고 바꿀 생각은 않고 뭔가 다른 새 옷으로 갈아입고 사람 바뀌었다는 소리를 들으려는 것 같다.

 

 

사회통합수석실 만드는 거야 나쁠 거 없지만 사회통합수석실 수십개를 만든들 국민들 생각 받아들이고 스스로 바뀔 수 있는 여지를 갖지 않는 한 사회통합수석실이라는게 말이 좋아 사회통합수석실이지 국민과 시민사회를 향해 또 다른 홍보 스피커하나 더 만들어 놓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주인이 바뀌지 않는 한 간판 바꾼다고 음식 맛이 달라지진 않는다.  국민과의 소통의 진정성이 있다면 대통령의 반성이 먼저다.

 

 

2010. 7. 7